최태원 "성장 중심 정책 전환해야···한·일판 솅겐조약 체결하면 경제효과 3조"
2026.01.18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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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034730)그룹 회장이 한국 경제가 구조적으로 둔화되고 있다고 진단하면서 성장할수록 불리해지는 제도를 개선하는 등 성장 중심의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본과 유럽연합(EU)의 솅겐 조약을 체결할 경우 3조 원의 부가가치가 생겨 성장의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최 회장은 18일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성장이 멈춘 경제는 브레이크가 걸린 자전거처럼 다시 출발하려면 훨씬 더 힘이 들는데, 한국 경제는 이미 성장의 불씨가 약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5년마다 1.2%씩 지속적으로 하락해왔다”며 “현재 잠재성장률은 약 1.9%로 낮아졌고 실질성장률은 이보다 더 낮은 1% 안팎에 머물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최 회장은 “이는 성장 잠재력이 있었지만 정책과 행동이 실제 결과로 충분히 연결되지 않았다는 뜻”이라며 “요인이 너무 많아서 마치 사람으로 보면 ‘왜 건강이 나빠졌을까’하고 묻는 것과 비슷한 이야기”라고 부연했다.
최 회장은 성장 둔화가 장기화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사회 문제도 우려했다. 그는 “경제 성장은 청년 세대에게 ‘이 나라에서 계속 살아도 되는가’라는 미래의 희망과 직결되는데, 성장이 멈추면 희망이 없는 곳으로 느껴져 청년들의 불만과 일탈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민주주의와 관련해서도 “한국은 경제 성장과 민주화를 동시에 이룬 거의 유일한 국가”라며 “성장이 멈추면 분배 자원이 줄고 사회 갈등이 확대돼 민주주의의 지속 가능성도 위협받게 된다”고 짚었다.
최 회장은 한국 경제와 기업의 발전을 촉진하기 위해 성장할수록 불리해지는 제도 환경을 개선하는 등 정책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기업이 성장하면 혜택이 늘어나야 하지만 현실에서는 자산 규모가 커질수록 규제와 의무가 급격히 증가한다”며 “이로 인해 많은 기업들은 현상 유지를 선택하게 되는데 이 구조에서는 기업의 성장이 국가 성장으로 이어질 수 없다”고 지적했다.
최 회장은 특히 대만의 사례를 들면서 “대만은 사이즈별 규제 대신 타깃산업에 집중해 국부펀드를 통한 전략적인 투자로 현재의 TSMC를 만들었다”며 “경쟁이 없으면 대기업이 고착화되고 많은 대기업이 들어와서 경쟁을 해야 성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 회장은 경제형벌의 문제점도 거론했다. 한국은 경제 관련 법안에 형사 처벌 조항이 과도하게 많아 기업 투자를 위축시킨다는 지적이다.
최 회장은 “기업은 투자를 결정할 때 수익과 리스크를 계산해 결정하는데 형사처벌은 기업이 감당하거나 계산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난 리스크”라며 “계산 가능한 환경이 조성돼야 기업인들이 부담을 덜고 성장을 위한 과감한 투자를 결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인공지능(AI) 산업에 대한 제언도 이어갔다. 최 회장은 “AI는 단순한 기술 진보가 아니라 석기시대에서 철기시대로 넘어가는 수준의 문명적 변화"라며 ”△글로벌 수준의 AI 인프라 구축 △AI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 △상품 테스트(PoC·Proof of Concept) 지원체계 구축을 핵심 과제로 이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 안에서만 쓰는 AI 인프라로는 한계가 있다"며 "전 세계가 활용할 수 있는 글로벌 인프라를 목표로 해야 AI 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투자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최 회장은 일본과의 협력도 새로운 성장 해법으로 제시했다. 그는 "한일 양국이 유럽연합(EU)의 솅겐 조약 같은 단일 비자 체계만 도입해도 약 3조 원의 부가가치가 생긴다"며 "양국을 하나의 경제 공동체로 바라보면 다양한 상품과 시너지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대한민국은 새로운 성장과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는 충분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며 "이제는 K-컬처로 대표되는 다양한 문화 자산과 AI 기술, 소프트 역량을 결합해 새로운 국가 모델과 경제 서사를 만들어 갈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성장을 위한 리스크를 감수하는 민간의 도전이 필요하고, 그 리스크가 과도한 부담이나 위기로 전환되지 않도록 정책이 뒷받침된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여전히 밝을 것"이라며 대담을 마무리했다.
심기문 기자 door@sedaily.com[서울경제 관련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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