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운 건 IP]④ 황혼 맞은 '뮤'...웹젠, '드래곤소드'로 돌파구
2026.01.17 07:00
게임사의 생존을 좌우할 핵심 신작이 어떤 전략과 리스크를 안고 있는지 분석합니다.
지난 20년 동안 웹젠의 든든한 캐시카우(현금창출원)였던 '뮤(MU)' 지식재산권(IP)이 둔화 국면에 들어섰다. 여전히 전체 매출의 67%를 책임지는 핵심 IP지만 하락세가 뚜렷하다.
캐시카우 둔화와 본업 현금창출력 약화, 소송 리스크가 한꺼번에 겹치면서 웹젠에는 새로운 성장축이 절실하다. 웹젠은 이달 21일 오픈월드 액션 역할수행게임(RPG) '드래곤소드'를 출시하며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선다.
'양날의 검'이 된 효자 IP '뮤'
웹젠의 매출은 여전히 뮤 IP가 떠받치고 있다.지난해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웹젠이 공식적으로 서비스하는 게임은 총 13개로, 이 가운데 8개가 뮤 IP 기반이다. 전체 라인업의 62%가 단일 IP에 집중된 구조다. 단일 IP 비중이 높다는 점은 안정성을 주는 동시에 둔화 국면에서는 실적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 된다.웹젠의 매출 대부분도 뮤 IP에서 나온다. 2025년 3분기 누적 기준 뮤 IP 매출은 약 827억원으로, 같은 기간 웹젠 전체 매출 약 1245억원의 67%를 차지했다.
하지만 뮤 IP의 장기 흐름은 이미 하향세다. 뮤 IP 매출은 2021년 1921억원에서 2024년 1509억원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분기별 매출은 △1분기 약 296억원 △2분기 약 260억원 △3분기 약 271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 누적 기준으로 보면 연간 매출은 전년 실적을 밑돌 가능성이 크다.
이 같은 둔화는 회사 전체 실적으로 연결됐다. 웹젠의 2025년 3분기 누적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21.5% 감소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웹젠의 2025년 연간 매출은 1708억원, 영업이익은 298억원으로 전망된다. 각각 전년 대비 20.4%, 45.3% 감소한 수치다. 뮤 IP의 둔화가 단일 사업의 문제가 아니라 전사 실적 변동성으로 전이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뮤가 지탱한 구조'에서 '뮤가 흔들리면 전체가 흔들리는 구조'로 축이 넘어온 사실을 보여준다. 과거 최대 실적을 견인했던 효자 IP가 시간이 흐르며 실적 변동성을 키우는 '양날의 검'이 된 셈이다.
이익이 나도 현금은 마른다
뮤 IP의 둔화는 개별 타이틀의 경쟁력 문제를 넘어 시장 구조 변화와 맞물려 있다. 국내 다중접속역할게임(MMORPG) 시장은 상위 장기 흥행작 중심으로 이용자 체류시간과 과금이 집중되는 구조가 강화됐다. 이로 인해 신작은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기보다 기존 이용자의 이동을 유도하는 양상이 두드러지고 있다.이 같은 구조에서는 기존 공식을 반복하는 IP 확장의 효율이 점차 떨어질 수밖에 없다. 라이브 서비스 비용은 늘어나고 매출 유지 기간은 짧아지며 성장 곡선은 완만해진다. 뮤 시리즈 역시 여러 차례 반등을 만들어냈지만, 장기적으로는 유지 이상의 성장을 만들기 어려운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금흐름도 경고음을 보내고 있다. 영업활동현금흐름(OCF)은 2024년 연간 724억원에서 2025년 3분기 누적 13억원으로 급감했다. 특히 2분기에는 약 164억원이 순유출됐다. 운전자본 항목에서만 약 250억원이 빠져나가면서 이익이 나도 현금이 쌓이지 않는 구조가 나타났다.
여기에 소송 리스크까지 더해졌다. 웹젠은 R2M 저작권·부정경쟁행위 소송 2심에서 패소하며 약 169억원의 배상과 서비스 중단 명령을 받았다. 현재 상고와 함께 강제집행정지를 신청한 상태지만 2025년 3분기 말 기준 유동충당부채는 203억원으로 늘었다. 이 가운데 124억원은 해당 소송 리스크를 선반영한 금액이다. IP 의존도가 높은 구조에서 법적 불확실성은 곧바로 재무 변수로 작용한다.
즉 웹젠은 캐시카우 둔화와 본업 현금창출력 약화, 소송 리스크가 한꺼번에 겹친 상황이다. 새로운 캐시카우와 다각화된 포트폴리오가 절실한 이유다.
'탈(脫) 뮤'의 시험대
웹젠이 이달 21일 출시하는 신작 드래곤소드의 어깨가 무겁다. 드래곤소드는 액션 RPG에 강점이 있는 하운드13이 개발한 오픈월드 액션 RPG로, 전투와 탐험의 재미를 강조했다. 모바일·PC 크로스플랫폼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지난해 5월 비공개테스트(CBT) 이후 최적화·그래픽·연출을 보완했다. 메인 스토리에 국내 유명 성우진 풀더빙을 적용했다.개발진은 일정도 한 차례 미루며 '완성도'를 우선했다고 설명했다. 웹젠에 드래곤소드는 단기 실적 반등용이라기보다는 중장기 전략의 성패를 가를 IP이기 때문이다. 웹젠은 하운드13에 300억원의 투자를 단행한 바 있다. 이외에 리트레일 127억원, 던라이크 60억원을 투자하며 신규 IP 파이프라인을 넓히고 있다.
이에 드래곤소드가 뮤의 둔화를 메울 '새로운 캐시카우'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관건은 세 가지다. 먼저 오픈월드 액션 RPG 장르에서 글로벌 경쟁작들과의 콘텐츠 소모 속도 경쟁을 버텨낼 수 있는지다. 오픈월드 게임은 초기 흥행 이후에도 대규모 지역 확장, 신규 스토리, 캐릭터 추가를 지속하지 않으면 이용자 이탈이 빠르게 나타나는 구조다.
또한 라이브 서비스 비용 대비 현금 회수 속도도 중요하다. 오픈월드 타이틀은 개발 완료 이후에도 서버 운영, 인력 확장, 콘텐츠 제작 등 고정비 부담이 크다. 초기 매출이 곧바로 영업현금흐름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을 경우 재무 부담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마지막으로 초기 흥행이 일회성 매출에 그치지 않고 중장기 IP로 확장될 수 있는지다. 드래곤소드가 웹젠의 기존 MMORPG 이용자층을 넘어 신규 장르 수요를 흡수하고 업데이트를 통해 매출 유지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가 '뮤 이후'를 가를 핵심 변수로 꼽힌다.
웹젠 관계자는 "중장기 사업전략으로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다양한 유형의 내외부 투자를 지속하고 있으며 자체 개발과 퍼블리싱 방식을 혼합해 오픈월드부터 인디게임까지 사업 범위를 확장하는 중"이라며 "드래곤소드가 국산 오픈월드 게임의 대표작으로 자리잡아 다각화 전략의 성공 사례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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