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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남도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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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박준현 학폭 최초보도 기자 "확인된 피해자만 3명"

2026.01.15 22:17

[인터뷰] 북일고 학폭 최초보도한 장필수 한겨레21 기자
“‘학폭 아님’ 처분 뒤집혔지만, 취재 내용 10%정도만 반영”
아버지 박석민 전 선수에 “확인된 피해자만 3명이라고 말해”
“이번 사건, 개별 사건 아닌 엘리트 스포츠의 구조적 문제”
▲지난해 9월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에서 열린 2026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키움 히어로즈에 1라운드 1순위 지명을 받은 천안북일고 오른손 투수 박준현이 소감을 말하고 있다. 왼쪽은 아버지 박석민 전 프로야구 선수. ⓒ연합뉴스
장필수 한겨레21 기자는 지난해 8월 <[단독] 전학, 침묵, 학폭…가해자로 지목된 고교 에이스> 기사를 통해 천안 북일고등학교 야구부 내에 발생했던 학교폭력(학폭) 의혹을 최초 보도했다. 피해자 정현수(가명)씨를 만나 언어폭력, 따돌림 등의 행위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뤄졌는지 폭로했다.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에서 증거 불충분으로 '학폭 아님' 판정이 나왔지만 조사가 불성실하게 이뤄졌다는 게 보도의 골자였다.

가해자로 지목된 박준현씨는 지난해 9월 한국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키움 히어로즈 지명을 받았다. 유명 프로야구 선수 출신 박석민씨의 아들이기도 한 박준현씨는 이 자리에서 학폭 의혹에 대해 "떳떳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학폭 아님' 처분이 '학폭 인정'으로 바뀌었지만 박씨는 침묵을 유지 중이다. 지난 9일 서울 공덕동 한겨레 사옥에서 만난 장필수 기자는 "아무 입장을 내지 않는 건 문제가 있다"며 "프로야구 선수가 됐다는 건 그만한 사회적 책임까지 같이 지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취재 내용 다 보도한 것 아니다"
- 지난해 12월 박준현씨에 대한 '학폭 아님' 처분이 '학폭 인정'으로 뒤집혔다. 충청남도교육청행정심판위원회(충남교육청행심위)가 피해자에게 '서면 사과'(1호)할 것을 박씨에 명했다. 처음 기사를 쓸 때 처분이 뒤집힐 수 있다고 예상하셨는지.

"예상 못 했다. 사실 기사를 쓸 때는 '학폭 아님' 처분이 나왔다는 것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행정청 판단은 행정청 판단이고 언론이 의문을 제기하는 영역은 따로 있다고 생각했다. 우리의 가치 판단에 따라 보도할 만한 내용을 보도한다는 취지였다."

- '서면 사과' 처분이 나왔다는 걸 처음 들었을 때는 어땠나.

"(학폭) 인정 여부보다 행심위 결정문이 어떻게 나왔는지가 더 궁금했다. 취재하면서 확인했던 학폭 내용들이 얼마나 반영됐는지가 개인적으로 관심이 갔다."

▲ 지난 9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하고 있는 장필수 한겨레21 기자. 사진=박재령 기자
- 취재 내용이 얼마나 반영돼 있던가.

"느낌으로는 한 10분의 1정도? 저희가 취재가 된 모든 걸 보도한 게 아니다. 이 사건은 미성년자 피해자가 있기 때문에 피해자가 보도에 동의했다 하더라도 부모님의 허락을 다시 받아야 하는 과정이 있었다. 기사에 꼭 필요하다 싶은 부분은 부모가 허락하지 않더라도 당사자 동의로 쓰기는 했지만, 담기지 않은 내용들이 많다. 결정문을 보면 행심위는 (기준을) 빡빡하게 본 것 같았다."

- 실제 벌어진 학폭 행위는 더 많다는 건가.

"제2, 제3의 피해자들은 행정심판 청구 대상이 아니라 (결정문에) 아예 빠졌다. 실질적으로 행정심판에 나선 분은 한 분이셨는데, 그 한 분에 대한 내용도 제가 기사에 담았던 것보다는 많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아쉽기는 하다. 그래도 어찌 됐건 이렇게 (처분이) 뒤집히는 경우가 흔하지는 않다고 하더라."

- 피해 학생의 부모가 반대해도 '이건 넣어야겠다' 싶어서 기사에 포함한 사례가 무엇인지.

"전학을 가신 분이 있다. 그분은 부모 허락을 받지 않고 저희에게 인터뷰하러 오셨다. 그분의 어머니와 통화를 했는데 어머니는 사실 걱정되는 마음에 (보도를) 주저하셨다. 하지만 이 부분은 편집국 논의 끝에 당사자 입장을 존중하기로 했다. 가해자(박준현씨)가 찍힌 사진도 입수했는데 이것 역시 사진에 나온 학생 부모가 보도를 반대했고, 편집국 판단으로 보도하지 않았다."

- 박준현씨의 아버지가 유명 프로야구 선수 출신 박석민씨다. 취재 과정에서 박석민씨가 보도를 막으려 하지는 않았는지.

"통화도 하고 직접 만나기도 했다. 기사가 나간다는 걸 굉장히 받아들이지 못하셨다. 아들의 일이니 이해하는 측면이 있었지만 그런 말씀은 드렸다. 확인된 피해자만 3명이라고. '3명이면 아드님에게 물어보셔야 한다, 아드님의 주장을 다시 생각해보실 필요가 있다'라고 말씀을 드렸는데, 부모가 여기서 어떻게 더 물어볼 수 있겠냐고 답하시더라. 박석민 전 선수는 이해하는 편이다. 오히려 힘들었던 건 학교 측의 대응이다. 이게 흔히 말하는 '명문고'에서 할 수 있는 대응인가, 그런 생각을 많이 했다."

- 학교에서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압박을 가했나.

"이 사안을 가해자와 피해자의 구도로 보는 게 아니라 야구부와 피해자의 관계로 인식했다. 피해자가 야구부의 명성을 더럽힌다는 관점이다. 어떤 분은 학교의 상징인 주황색이 (기사에) 나와도 안 된다고 하더라. 교장은 피해자를 2차 가해하는 커뮤니티 글들을 캡처해서 밤에 제게 보냈다. 학교의 어른이 그러는 모습은 개인적으로 굉장히 큰 충격이었다."

"야구부, 문제제기 하면 그 사람 공격받는 구조"
- 이 기사를 쓰기 전에 스포츠부에서 야구를 취재한 경험이 있다. 그 경험으로 자연스럽게 이번 사건을 쓰게 된 건가.

"(스포츠부에) 1년10개월 있었고 프로야구도 2시즌 정도 취재했다. 이번 건은 부서를 옮기고 난 뒤에 고교 야구 관계자분께 들었다. 이 기사를 (피해자) 제보받고 쓴 걸로 아시는 분들이 있는데, 실제로는 제가 피해자 아버님께 먼저 전화를 드렸다. 그 아버님 첫마디가 '제 전화번호를 어떻게 아셨어요'다. 피해자가 언론플레이를 했다는 억측이 있던데 전혀 아니다."

- 제2, 제3의 피해자도 있는데 그분들이 왜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고 생각하나. 요즘 학폭 이슈가 워낙 민감해서 공론화가 충분히 가능할 것 같은데.

"(고교 선수들은) 다 프로라는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학생들이다. 이 목표를 제외한 나머지에 대해선 침묵하려는 분위기가 있다. (야구가) 팀스포츠이기 때문에 한 사람이 문제제기를 하면 그 사람이 공격받는 구조도 있다. 문제제기하는 개인을 감독이나 코치가 출전을 안 시키기도 한다. 출전을 못하면 경력이 안 쌓이고 프로에 진출할 수가 없다. 최대한 문제제기를 안 하려고 하는 게 일반적이다."

▲ 지난해 8월 한겨레21 1577호 표지이야기.
- 박준현씨는 유명 프로 야구선수 선수의 아들이기도 하지만 '전국구 에이스'이기도 하다. 에이스를 상대로 문제를 제기하는 건 더더욱 어려울 것 같다.

"야구에서 에이스는 느낌이 또 다르다. 투수 에이스가 한 경기를 책임져 줘야 많은 타자들이 자기 기량을 뽐낼 수 있다. 이기는 경기에서 활약하기가 더 좋으니까, 학부모들 입장에선 에이스가 너무 고마운 거다. 박석민씨도 전지훈련 같은 데 오셔서 아이들을 편하게 지도를 많이 해주셨다고 한다. 일반적인 학교에서 일어나는 학폭이랑은 성격이 좀 다르다."

- 지난해 8월 한겨레21 기사에서는 박준현씨와 박석민씨가 모두 익명 처리됐다. '학폭 아님' 처분이 뒤집힌 지난해 12월 기사에선 이들이 실명으로 등장했다. 박준현씨가 신인드래프트에서 프로야구 구단에 지명됐기 때문인가.

"처음 보도할 때는 박준현씨가 완벽한 공인이라 보기는 어려웠다. 그다음(지난해 12월)에는 박준현씨가 드래프트에서 학폭과 관련된 입장을 밝힌 이후이기 때문에 (실명을) 썼다. 박석민씨를 (초기 보도에서) 언급하지 않았던 것도 이 사건은 개별 사건이 아니라 엘리트 스포츠의 구조적 문제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학폭 가해자 아버지가 박석민씨라는 게 당시엔 중요하지 않았다."

"피해자 가정은 완전히 붕괴됐다"
- 기사에 등장한 피해자 정현수씨(가명)는 보도 이후 어떤 반응을 보였나.

"많이 힘들어하셨다. 처음 기사 나오고 나서 밤낮 가리지 않고 전화가 왔다. 자신의 일을 전교생이 알고 있고 실시간으로 평가가 이뤄지는 걸 듣고 하니 이 상황 자체를 학생이 견디지 못했다. 사건을 보도한 제 책임도 있었기 때문에 통화도 많이 했고 다독여주려고 했는데, 결과적으로 지금은 야구를 그만뒀다."

- 일각에선 피해자가 유명 프로야구 선수 아들의 장래를 망치기 위해 언론플레이를 했다고 주장하는데, 실제로는 피해자가 더 힘들어한 것 같다.

"처음 보도를 했을 때는 (정군이) 대학 진학을 꿈꿨다. 야구를 계속하려고 했는데 일련의 사건들이 있고 나서 야구부를 나왔다. (정군) 아버지의 분노가 매우 크다. (학폭 아님) 처분이 뒤집혔는데도 학교가 명예회복을 시켜주지 않고, 가해자가 사과하지 않는 상황이라 피해자만 힘든 상황이다. 둘째도 야구를 하는데 신상이 공개돼 개명했다. 박준현씨 측도 언론 보도로 억울하다는 것 같지만 이쪽(피해자 측) 가정은 보도 이후 완전히 붕괴됐다."

▲ 지난 9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하고 있는 장필수 한겨레21 기자. 사진=박재령 기자
- 박준현씨는 지난해 9월 드래프트 지명 자리에서 학폭 의혹에 대해 "떳떳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며 "야구를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인성이 먼저인 선수가 되고 싶다"라고 말했다. '서면 사과' 명령이 떨어진 지금도 이를 이행하지 않는 모습이다.

"아무 입장을 내지 않는 건 정말 문제가 있다고 본다. 차라리 억울하면 행정소송을 하는 게 맞지 않나. 본인이 아니라고 했던 것에 대해 정반대되는 판단이 나왔으면 거기에 대한 메시지는 줘야 한다. 프로야구를 바라보는 학생들이나 팬을 위해서라도 그렇다. 거액의 계약금을 받고 프로야구 선수가 됐다는 건 그만한 사회적 책임까지 같이 지겠다는 의미다."

- '학폭 인정' 처분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라도 내야 한다는 건가.

"피해자 하나 정도는 밟고 갈 수 있다는 걸로밖에 안 느껴진다. 그 피해자 아직 스무살도 안 됐다. 아직 살아갈 날이 구만리인데 이렇게 하는 게 서로에게 좋은 건가. 가해자 입장에선 이렇게 뭉개고 간다는 이미지가 남을 것이다. 피해자 입장에서도 (학폭) 인정을 받았는데도 이 사회가 아무것도 해결해주지 않는 게 된다. 이걸 보고 학생들이 앞으로 학폭 신고를 할 수 있겠나."

- 박준현씨를 지명한 키움 측이 나설 필요도 있다고 보나.

"지금까지 (9일 기준) 구단은 피해자에게 한 번도 접촉하려는 시도를 하지 않았다. 언론 보도를 봤음에도 그렇다. 다른 구단은 그렇게 대응해도 되는지 모르겠는데, 키움은 그러면 안 된다. 키움은 (안우진 선수) 학폭 때문에 홍역을 앓았던 구단이지 않나. 키움에 원죄가 있다고 본다. 비판받아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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