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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대현 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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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분간 속사포로 판결문 읽어내린 백대현 부장판사

2026.01.16 15:54



“피고인 입정하십시오.”

16일 오후 2시 1분 서울중앙지법 311호 중법정.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의 재판장인 백대현 부장판사의 말이 끝나자 곤색 양복에 노타이차림의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재판장에 한 차례 인사한 뒤 자리로 걸어들어갔다. 그는 몇 발짝 떼고는 또 한 차례에 고개를 꾸벅 숙인 후 자리에 착석했다. 이날 선고는 법정에 설치된 카메라를 통해 TV로 생중계됐다. 전직 대통령에 대한 1심 판결 선고 장면이 생중계된 건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다만 앞선 두 전직 대통령과 달리 윤 전 대통령은 선고공판에 직접 출석했다.


백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2시 2분경부터 윤 전 대통령에 대한 8개 혐의에 대한 유무죄 판단을 설명했다. 그는 양형 이유 설명에서 “계엄 선포는 국민의 기본권을 다각적으로 침해하므로 예외적 경우에 행해져야 한다”며 “계엄 국무회의 심의는 국무위원 전원의 의견을 더 경청하고 신중을 기했어야 하는데 피고인은 특정 국무위원에게만 소집을 통지해 헌법을 위반하고 통지받지 못한 위원의 심의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했다. 비상계엄선포문 허위 작성 혐의에 대해선 “대통령 기록물에 해당하는 문서를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폐기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백 부장판사는 체포방해 혐의에 대해 “대통령으로 가진 막강한 영향력을 남용해 경호처에 적법한 영장 집행을 저지하게 했다. 이는 일신의 안위와 사적 이익을 위해 경호처 공무원을 사실상 사병화한 것”이라며 “이같은 공무집행 방해는 정당한 공권력 행사를 무력화하고 국가 법질서를 무력화시키는 중대 범죄”라고 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의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며 “그런데도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자신의 잘못을 전혀 반성하지 않는다.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해 훼손된 법치 주의를 바로세울 필요성이 있는 점으로 보아 죄책에 상응하는 엄중 처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백 부장판사는 오후 3시 1분경 “피고인 일어서십시오”라고 말한 뒤 주문을 읽었다. 재판부는 특수공무집행방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에 대해 유죄로 판단하고 징역 5년형을 선고했다. 약 59분에 걸쳐 빠른 속도로 쉼없이 판결문을 읽어내려간 백 부장판사는 주문을 읽을 때는 9차례에 걸쳐 윤 전 대통령을 잠깐씩 쳐다보기도 했다. 윤 전 대통령은 백 부장판사가 판결문을 읽은 동안 정면을 응시하거나 고개를 숙이는 모습을 보였다. 별다른 발언은 없었다. 또 퇴정해도 된다는 재판장 말에 윤 전 대통령은 곧바로 일어났고, 재판정 가운데서 재판장을 향해 한 차례 인사를 했다.

윤 전 대통령의 재판을 맡은 백 부장판사는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제42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사법연수원을 32기로 수료했다. 2006년부터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로 활동하다가 2015년 판사로 임용돼 광주지법, 수원지법 등을 거쳐 지난해 2월 서울중앙지법에 부임했다. 백 부장판사는 그간 윤 전 대통령 재판을 단호하게 지휘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최근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이 증거 문서를 다음에 제출하겠다고 말하자 “오늘 공판 종결한다. 다음 기일은 없다”고 했다. 변호인단의 거듭된 선고 기일 연기 요청에는 “그 부분에 관해서는 더이상 의견진술 듣지 않겠다”고 잘라말하기도 했다.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인근에서 ‘윤 어게인’ ‘대통령을 석방하라’ ‘온리 윤’ 등이 쓴 붉은색 손팻말을 들고 윤 전 대통령의 석방을 촉구했다. 다행히 법원 선고 전후로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큰 소란은 없었다. 법원은 윤 전 대통령 지지자 등이 몰릴 것에 대비해 청사 보안을 강화한 상태였다. 전날 밤부터 이날까지 필수업무 차량을 제외한 일반 차량의 서울법원종합청사 경내 출입은 전면 통제된다. 또 이날 밤 12시까지 정문과 북문 출입구도 폐쇄한다.

조혜선 기자 hs87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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