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m 붉은담장 속 中권력 심장부, 중난하이서 트럼프-시진핑 차담-오찬
2026.05.15 12:06
1972년 닉슨 첫 방문…마오쩌둥 만나
장쩌민, 2002년 부시 초청해 대접
오바마도 시진핑과 ‘노타이 회담’ 가져
첫 날은 ‘하늘의 제단’, 두번째 날은 ‘붉은 장벽’.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 이틀째 만남이 이뤄지는 베이징(北京) 중난하이(中南海)는 ‘중국 권력의 심장부’로 불리는 곳이다. 시 주석의 집무실과 관저가 있는 곳으로 좀처럼 외부에 공개된 적이 드물다. ‘베이징의 크렘린’, ‘붉은 장벽’, ‘현대판 자금성’ 등의 별명으로도 불린다. 트럼프 대통령이 9년 전인 2017년 방중했을 때는 오지 못했던 곳이다.
자금성 서쪽과 붙어 있는 중난하이는 전체 면적이 100만m²에 달해 주요국 최고 지도자의 관저 중 최대 규모다. 서울 광진구 어린이대공원을 2개 합친 규모, 또는 경복궁의 2.3배 정도와 맞먹는다.
전체 면적의 약 절반인 47만 m²는 호수다. 그 주변에는 명나라, 청나라 시대의 전각, 망루, 호화 저택이 있다.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설립된 후 고위 지도부의 업무·주거 공간으로 자리잡았다.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중앙서기처, 중앙판공청 등 주요 당정기관이 모두 중난하이에 있다.
CNN에 따르면 두 정상은 중난하이 정원에서 약 10분간 산책했다. 다시 만난 두 정상은 전날에 비해 밝아진 표정이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의 안내를 받아 정원 등을 둘러보며 발언도 상당히 많이 했다. 2013년부터 장기 집권 중인 시 주석은 사실상 13년 넘게 살고 있는 중난하이의 구석구석을 손짓해가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설명했다. 두 정상은 정원의 나무를 손으로 가리키며 대화를 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방문이 만족스러운가’라고 묻는 기자들 질문에 엄지를 치켜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두 정상은 기념사진을 촬영한 후 자리를 옮겨 티타임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양국 참모들도 함께 했다. 티타임이 이뤄진 곳에는 황금색 찻잔과 다과 등이 놓여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방문은 놀라운 방문이었다. 많은 좋은 성과가 있었다”며 “양국 모두 환상적인 무역 합의를 이뤄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어 중국 대표단을 두고 “매우 존경하는 분들이고, 친구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문제와 관련해 “우리는 그들이 핵무기를 갖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열리길 원하고 이 사태가 끝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는 추가 논의를 진행한다면서도 “(중국 측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게 됐고 훌륭한 사람들이다. 이 자리에 있는 것이 영광”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시 주석을 9월 24일 전후로 미국에 초대할 것이라며 “최선을 다해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은 중난하이에 트럼프 대통령을 초대한 이유에 대해 “2017년 마러라고에서 받았던 환대에 대한 답례의 의미도 담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시 주석을 자신의 플로리다 마러라고 별장에 초청했었다. 시 주석은 중난하이에 수령(樹齡)이 1000년에 이르는 나무 등이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이야기와 장미에 대해 큰 관심을 보여 장미 씨앗을 선물로 보내줄 것”이라고 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그거 정말 좋다(I love that)”고 화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산책 도중 중난하이에 있는 장미들을 보며 “지금까지 본 장미 중에 가장 아름답다”고 감탄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두 정상은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만날 때만 해도 극히 경직된 표정이었다. 시 주석이 정상회담에서 대만 문제에 대해 경고성 발언을 내놓는 등 양국 사이에 긴장도 고조됐다. 이후 톈탄(天壇·천단) 공원을 함께 방문한 자리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을 자제하는 등 경직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하루 뒤 중난하이 만남에서는 이런 긴장이 상당 부분 해소된 모습이었다.
미국 CNN은 두 정상의 마지막 일정을 앞두고 “경비가 극도로 삼엄한 중난하이에 발을 들인 미국 지도자는 극소수에 불과하다”고 했다.
역대 미국 대통령 중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이 1972년 중난하이를 처음 방문해 마오쩌둥 당시 주석과 만났다. 조지 부시 전 대통령도 장쩌민 전 주석과 함께 중난하이에서 회동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14년 중국을 찾았을 때 중난하이에서 시 주석과 ‘노타이’ 회담을 가졌다.
시 주석이 2017년과 달리 이번에 트럼프 대통령에게 중난하이를 개방하는 것은 미국과 중국 양국의 처지 변화가 반영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권력의 심장부에 패권 경쟁국 대통령을 데려올 만큼 시 주석에게 자신감이 붙었다는 것이다. 미국이 이란 전쟁, 관세 전쟁, 내부 정치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 상황도 한 몫 했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전날 정상회담 첫 날에도 시 주석은 거침 없는 발언과 행보를 보였고, 트럼프 대통령은 최대한 시 주석을 배려하며 맞추려는 듯한 행동과 발언을 보였다.
중국은 문화대혁명 직후인 1960년대 후반, 개혁개방 초기인 1980년대 초반 중난하이를 잠시 개방했던 적이 있다. 하지만 1989년 톈안먼 민주화 운동 이후 시민 접근을 완전히 차단한 상태다.
중난하이는 수백m에 걸쳐 6m가 넘는 높이의 붉은 담장으로 둘러싸여 있다. 다수의 지도 플랫폼에서도 디지털 이미지 접근이 제한돼 있다. 그만큼 중국이 보안상 가장 중요한 시설로 관리하고 있다는 뜻이다. 중국 포털 바이두에 중난하이를 검색하면 호수 사진과 외국 정상이 방문했을 때 공개된 사진만 나온다.
앞서 두 정상은 전날 정상회담을 마친 뒤 베이징 톈탄 공원을 산책했다. 톈탄 공원은 명·청 시대 중국 황제들이 풍년을 위해 하늘에 제사를 지내고 곡식을 바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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