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변동성에 '언제든 쏜다'…5대은행 요구불예금 700조·마통 41조 돌파
2026.05.15 08:34
코스피 흐름과 디커플링…하락장 방어·공모주 대기 자금 성격
신용대출·마이너스통장 잔액도 동반 상승하며 ‘투자 실탄’ 확보최근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도를 개인 투자자들이 순매수로 응수하는 가운데 시중은행의 요구불예금 잔액이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그간 코스피 지수가 급등할 때 요구불예금이 줄고 지수가 내릴 때 예금이 늘어났던 통상적인 흐름과는 다른 양상이다. 특히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잔액이 함께 늘고 있어, 개인 투자자들이 하락장 방어 및 공모주 청약 등을 위해 선제적으로 '투자 실탄'을 확보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요구불예금 700조 돌파… 코스피 지수와의 '역상관 관계' 무너져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 12일 기준 요구불예금(수시입출금식 MMDA 포함) 잔액은 지난달 말 대비 6조5350억원 증가한 703조875억원으로 집계됐다. 요구불예금 잔액이 700조원을 넘어선 것은 2022년 6월(725조6808억원) 이후 47개월 만에 처음이다.
주목할 점은 코스피 지수와의 흐름이 과거와 다르다는 것이다. 증시 머니무브 초창기에는 코스피 지수가 오르면 예금이 줄고 내리면 늘어나는 흐름이 뚜렷했으나, 최근에는 지수가 연일 고점을 경신하는 구간에서도 예금 잔액이 유지되거나 오히려 늘고 있다.
실제로 5대 시중은행의 요구불예금 잔액은 지난해 12월 674조84억원에서 올해 1월 말 651조5379억원으로 크게 꺾인 후, 2월 말 684조8604억원, 3월 말 699조9081억원으로 급증했다. 4월 말에는 696조5525억원으로 소폭 감소했으나 감소 폭은 크지 않았다. 반면 이 기간 코스피 지수는 지난해 12월 말 4200선에서 1월 말 5200선으로 수직 상승했고, 2월 말에는 6244.13까지 치솟았다. 이후 3월 말 5052.46으로 급락했다가 4월 말 6598.87로 다시 1500포인트 이상 폭등하는 변동성을 보였다. 이달 들어서도 지수가 7000을 돌파하고 8000선 진입을 시도하는 등 강세장을 이어가고 있지만, 요구불예금 잔액은 줄지 않고 오히려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 수준에 육박하고 있다.
개인 '물량 방어' 중에도 예금 잔액 늘려
과거에는 개인이 외국인의 매도 물량을 받아내기 위해 요구불예금을 헐었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예금 잔액이 견조하게 유지되고 있다. 중동전쟁 개전 초기 외국인의 매도세를 개인이 받아내며 지수를 끌어올렸던 지난 3월 4일~18일(코스피 5093.54→5925.03) 당시 요구불예금은 12조7000억원가량 감소한 672조1447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그러나 이달 들어서는 양상이 변했다. 외국인 순매수로 지수가 연이틀 상승했던 이달 4일과 6일 요구불예금은 각각 696조1055억원, 699조1204억원을 기록하며 오히려 늘었다. 특히 지난 7일부터 12일까지 4거래일 연속 외국인의 순매도와 개인·기관의 순매수가 이어지는 와중에도 요구불예금은 703조875억원까지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정기 예·적금 잔액 역시 1009조4543억원에서 1010조2121억원으로 7578억원 늘어났다.
은행권 "공모주 열풍·포모(FOMO) 현상이 '빚투' 부채질"
은행권에서는 이 같은 흐름을 증시 이탈이 멈춘 것이 아니라 변동성 장세에 대비한 '전략적 대기 자금'의 증가로 보고 있다. 특히 4월 말부터 공모주 시장이 과열되며 단기 자금이 몰린 점이 결정적이다. 최근 웨어러블 로봇 기업 '코스모로보틱스'(경쟁률 2013.27대 1, 증거금 6조2981억원), 유아용품 전문 '폴레드'(3169.86대 1, 증거금 5조2000억원), 산업 AI 개발업체 '마키나락스'(2807.8대 1, 증거금 13조9000억원) 등이 잇따라 '청약 대박'을 터뜨리며 자금을 빨아들였다.
요구불예금과 대출 잔액이 동시에 증가한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지난 12일 기준 5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106조4183억원으로 지난달 말(104조3413억원)보다 2조770억원 증가했다. 마이너스통장(마통) 잔액 역시 같은 기간 39조5904억원에서 41조3053억원으로 늘어나며 40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기업들의 일시적 입금을 고려하더라도 증시 호황기에 요구불예금과 신용대출, 마이너스통장 잔액이 함께 증가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라며 "수익을 실현한 자금이 은행으로 회귀해 대기하는 동시에 아직 시장에 참여하지 못한 이들의 '포모(FOMO)' 심리가 '빚투'로 이어지며 실탄 확보 경쟁이 심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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