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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무, 도로·공공시설·학교에도…지우지 못한 ‘가해자의 언어’

2026.05.15 06:00

5·18 진압 작전명·계엄군 부대에서 따온 명칭
광주에서는 5·18민주화운동 당시 광주에 투입된 계엄군을 지휘한 군부대 ‘상무대’, 계엄군의 최후 진압작전 ‘상무충정작전’에 등장하는 ‘상무’를 딴 이름이 도로, 지하철, 관공서 등 곳곳에 부여돼 사용되고 있다. ‘5·18기념공원’ ‘5·18자유공원’ 등 5·18을 기념하는 시설과 연결되는 도로(왼쪽에서 두번째)에조차 상무라는 이름이 붙어 있다.

1994년 상무대 이전 뒤 택지 개발
‘치평동’ 대신 지명으로 자리 잡아
‘민주·인권·평화’ 가치와 모순적

1980년 5월27일 새벽. 공수부대에서 선발된 특공조는 M16 소총과 수류탄으로 완전무장하고 광주 동구 옛 전남도청 담장을 넘었다. 이들은 도청을 지키며 끝까지 항거하던 시민들을 유혈진압했다. 이날 하루 도청에서 17명 등 광주 곳곳에서 시민 25명이 숨졌다.

계엄사령부는 5월26일 ‘작전지침’을 전교사령관에게 하달했다. 작전지침에는 “본 진압작전(상무충정작전)은 전교사령관 책임하에 실시할 것” “작전 개시 시간은 별명이 없는 한 1980년 5월27일 00:01시 이후에 실시할 것”이라고 적혀 있다.

이 작전으로 전두환 당시 보안사령관 등 신군부가 내린 ‘비상계엄 전국 확대’ 조치에 반발하며 5월18일부터 열흘간 이어졌던 광주 시민들의 항쟁도 막을 내렸다. 5·18 직후 상무대 영창에서는 계엄군에 붙잡힌 수많은 시민이 큰 고초를 겪었다.

지워지지 않은 이름 ‘상무’

5·18 유혈진압을 지휘했던 상무대는 도심이 확장하면서 1994년 광주에서 전남 장성군으로 이전했다. 축구장 350여개 규모(2.62㎢)에 이르는 부대 주둔지는 대규모 택지지구로 개발되기 시작했다.

광주시는 그해 11월10일 ‘상무1택지개발지구 실시계획’을 승인받았다. 택지지구를 계획할 때 해당 지역 이름을 임의로 붙이는 관행에 따라 부대 명칭이었던 상무를 그대로 사용했다고 한다.

상무택지개발지구는 1998년 8월31일 준공됐다. 이렇게 시작된 ‘상무지구’는 현재 광주를 대표하는 지역으로 자리 잡았다. 도로와 상하수도 등 기반시설이 깔린 택지에 아파트와 상가 등이 들어섰고 2003년에는 광주시청이 청사를 신축해 이전했다. 상무지구는 행정과 금융기관, 상업시설, 아파트 단지가 밀집한 광주의 신도심으로 발전했다.

1993년 쌍촌동을 상무1동과 상무2동으로 분동했던 광주 서구는 행정 수요가 많아지자 ‘상무지구 365일 민원봉사실’을 열었다. 경찰은 ‘상무지구대’, 소방서는 ‘상무119안전센터’를 설치했다. 광주도시공사는 상무골프연습장과 상무공영주차장을 운영한다. ‘상무시민공원’과 ‘상무조각공원’도 생겼다.

신설된 학교에도 상무라는 이름이 붙었다. 상무대 주둔 시기 개교한 ‘상무초’와 ‘상무중’에 이어 1999년 ‘상무고’가 생겼다. 같은 해 상무1동에는 ‘상일중’(상무1동 중학교)이 개교했고, 2008년에는 ‘상일여고’(상무1동 여고)도 문을 열었다.

정부가 도로명주소를 도입하면서 상무라는 이름의 도로도 대거 생겨났다. ‘상무대로’ ‘상무누리로’ ‘상무민주로’ ‘상무오월로’ ‘상무시민로’ ‘상무자유로’ ‘상무평화로’ 등 무려 13개 도로명이 2008~2009년 부여됐다. 모두 이곳에 주둔했던 군부대에서 나온 이름이다.

군 명칭 계속 쓰는 ‘민주 도시’

상무지구의 행정동 명칭은 ‘광주 서구 치평동’이지만 한번 자리 잡은 상무라는 이름은 쉽사리 사라지지 않고 있다. 최근에도 새로 건립된 공공시설이나 교차로에 상무라는 이름이 붙고 있다.

서구는 2023년 복합체육센터를 신축해 개관했는데 ‘상무국민체육센터’로 명명했다. 지난 1월에도 ‘상무교차로’와 ‘상무역사거리’ ‘상무지구입구사거리’가 국토지리정보원에 공식 지명으로 등록됐다.

전국 자치단체 중 군부대 명칭, 더구나 이미 이전한 군부대 명칭을 공공시설과 공공기관 이름에 이렇게 많이 사용하는 곳은 광주가 유일하다. 예컨대 경북 문경에도 ‘상무로’가 있는데, 경기 성남에서 이전해온 국군체육부대(별칭 상무)가 있다. 광주에 있던 상무대가 이전해간 전남 장성에도 ‘상무평화공원’ 1곳만 있다.

2013년 육군 35사단이 임실군으로 이전한 뒤 부지 개발에 나선 전북 전주시는 아예 새로운 이름을 붙였다. 전주시는 19.8㎢ 대규모 부지를 민간과 함께 택지지구로 개발하면서 ‘에코시티’라는 명칭을 사용했다. 에코시티에는 35사단과 관련된 명칭을 쓰는 학교나 도로 등이 없다.

5·18정신을 바탕으로 민주·인권·평화 도시를 표방하는 광주가 이와 상반되는 개념의 군부대 명칭을 도시 곳곳에 광범위하게 사용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광주시는 매년 5월 전 세계 인권전문가들을 초청해 ‘세계인권도시포럼’을 개최하고 있다. 올해도 ‘권위주의와 포퓰리즘에 대항하는 인권 도시’를 주제로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10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포럼을 진행하고 있다. 포럼이 열리는 김대중컨벤션센터는 ‘상무지구’에 있다.

독재자가 만든 이름…“개명 논의해야”

상무대는 5·18 이전부터 광주에 있었다. 일제는 1910년 무렵부터 이곳에 해군 소속 비행대를 주둔시켰다. 광복 이후 이승만 정부는 이곳에 육군보병학교를 세웠다. 이승만 대통령은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2년 1월 부대를 직접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상무대’라고 명명하고 부대 휘호를 직접 썼다. 이 대통령이 쓴 ‘상무대’ 휘호는 표지석에 새겨져 현재도 광주 서구 5·18기념공원에 남아 있다.

국토지리정보원이 펴낸 <지명유래집>을 보면 1900년대 초 상무대가 있었던 지역은 ‘노치’와 ‘평촌’ 마을에서 한 글자씩 따와 ‘치평’으로 불렸다. 1912년 광주군 군분면 노치리였다가 1914년 극락면 치평리가 됐다.

역사단체는 당장 바로잡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국언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이사장은 “상무라는 이름은 광주의 역사성과 정체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행정편의주의적 이름”이라면서 “지금까지 이런 이름을 사용하고 방치했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양재혁 5·18민주유공자유족회장은 “상무대가 오랫동안 광주에 있었다보니 그간 명칭에 큰 고민을 하지 않았던 것 같다”며 “개명 당위성이 큰 만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에 맞춰 충분히 논의해볼 문제”라고 밝혔다.

상무초 상무중 상무고 상일중(상무1동에 있는 중학교) 상일여고(상무1동에 있는 여고) 상무1동행정복지센터 상무2동행정복지센터 상무지구 365일민원봉사실 상무1동우체국 광주서부경찰서 상무지구대 광주서부소방서 상무119안전센터 상무국민체육센터 상무골프연습장 상무공영주차장 상무역환승주차장 상무시민공원 상무조각공원 도시철도 1호선 상무역 시내버스 노선 상무62·상무63·상무64 상무대로 상무누리로 상무공원로 상무중앙로 상무연하로 상무번영로 상무민주로 상무버들로 상무오월로 상무시민로 상무자유로 상무평화로 상무화원로 상무대교 상무교차로 상무역사거리 상무지구입구사거리


광주 서구 치평동 상무대 옛터에 조성된 5·18자유공원의 ‘상무대’ 표지석. 이승만 전 대통령이 글씨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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