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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크골프 골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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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공원에 파크골프장을?…골프장이냐 아니냐 논란

2026.05.15 04:31

내장산국립공원 첫 파크골프장 추진
자연공원법 시행령 골프장 조성 금지
정읍시, '파크골프 체험시설'로 허가
환경단체 "체험 시설로 명칭 세탁해"
기후부 "골프장과 파크골프장 달라"
"시행령 개정 등 법적 근거 명확하게"

국립공원 최초의 내장산국립공원 파크골프장 조성을 둘러싸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현행법상 국립공원 내 골프장 설립은 제외돼 있어 파크골프장 조성이 편법 추진됐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14일 전북 정읍시에 따르면 내장산국립공원이 있는 내장동 일원 5만9,872㎡ 부지에 32홀 규모 파크골프 체험시설이 2028년 12월 조성된다. 기후에너지환경부 국립공원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시가 신청한 '내장산국립공원계획 변경안'을 승인·의결했다. 변경안에는 약 30억 원이 투입되는 파크골프 체험시설 조성 내용이 포함됐다. 시는 관광객이 몰리는 단풍철인 10, 11월에는 해당 부지를 주차장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전국 24개 국립공원 가운데 공원 내 파크골프장 조성이 허가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현행 자연공원법 시행령 제2조 제3호는 공원시설에 체육시설 조성은 허용하고 있지만, 골프장과 골프연습장, 스키장은 제외하고 있다. 다만 파크골프장에 대한 별도 규정은 없다. 체육시설법 시행령과 시행규칙을 보면 파크골프장은 골프장과 함께 체육시설 종류로 명시돼 있다. 환경단체 측은 "파크골프장이 골프장과 유사한 시설인데 정읍시가 자연공원법 적용을 피하기 위해 명칭을 세탁해 허가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정읍시는 지난해 8월 발주한 자연환경영향평가 과업지시서에서 해당 사업을 '내장산국립공원 제4주차장 파크골프장 조성'으로 명시했다. 하지만 올해 2월 국립공원위원회에 제출한 신청서에는 '파크골프장 체험시설'로 기재했다. 국립공원위원회는 파크골프장과 골프장은 다른 시설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환경단체 측은 "법에도 없는 '파크골프 체험시설'로 심의를 진행한 배경이 의문스럽다"며 "국토교통부도 도시공원 내 파크골프장을 '공원시설 중 골프장' 범주로 보고 6홀 이하만 허용하고 있는데, 보전 강도가 더 높은 국립공원에서 32홀 규모를 허용한 것은 모순"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기후부는 "산을 깎거나 흙을 쌓는 대형 공사 사업이 아닌 내장산 초입에 있는 평지형 주차장을 한시적으로 활용하는 개념"이라며 "농약 사용이나 대규모 시설 설치를 전제로 한 사업이었다면 허가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설악산 등 일부 국립공원에도 체육관이나 배드민턴장 같은 체육시설 조성 사례가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체험시설 명칭 변경에 대해서는 "정읍시 내부 문서에서 두 단어가 혼용돼 사용된 것일 뿐 다른 의미는 없다"고 일축했다.

심의 과정에서 위원들 사이에서도 찬반 의견이 엇갈린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위원들은 "골프장과 유사한 시설로 인식돼 국립공원 이미지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향후 다른 국립공원에서도 유사 요구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다른 위원들은 "비수기 동안 잡초 관리 등 유지관리 비용 측면에서 효율적"이라며 "기존 주차장을 활용하는 만큼 일반 골프장처럼 대규모 환경 훼손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필요한 시설이라면 시행령 개정을 통해 법적 근거를 명확히 하는 절차가 우선돼야 불필요한 논란을 줄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조우 상지대 조경산림학과 교수는 "자연공원 내 수소충전소 설치 필요성이 제기됐을 때도 정부는 자연공원법 시행령을 개정해 공원시설 종류에 포함시키는 절차를 거쳤다"며 "필요한 시설이면 법령을 정비해 근거를 명확히 만드는 것이 원칙"이라고 했다.

환경단체 측은 "법령 개정이나 명확한 유권해석 없이 위원회 자체 해석만으로 허용한 것은 위험한 선례"라며 "행정 고시를 강행할 경우 감사원 감사 청구와 행정 소송 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정읍= 김혜지 기자 fo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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