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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원 두려워” 스승의 날 피하는 교사들

2026.05.15 04:34

‘청탁금지법’ 카네이션 외 선물 금지… “작은 호의도 오해살라” 아예 연차 써
“학생이 준 케이크 교사는 먹지 말라”… 경북교육청, 안내 올렸다 삭제도
94% “존중 못받아”… ‘교렉시트’ 고민
스승의 날을 하루 앞둔 14일 서울 서초구 양재꽃시장에서 한 시민이 카네이션 꽃바구니를 살펴보고 있다. 2026.05.14 뉴시스
경기 북부의 한 중학교에서 근무하는 교사 최모 씨(30)는 15일 스승의 날을 앞두고 연차 휴가를 냈다. 스승의 날을 맞아 불거질 수 있는 불필요한 오해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생각에서다. 최 씨는 “학교 차원에서 ‘어떠한 선물도 받지 말라’는 지침이 내려왔다”며 “성의 표시를 냉정하게 거절하는 것도 곤욕이고 혹시라도 악성 민원 학부모의 표적이 될까 봐 차라리 자리를 비우기로 했다”고 말했다.

● “손편지도 오해 살까 무섭다”… 얼어붙은 교단

이처럼 감사와 축하의 의미를 담아야 할 스승의 날이 교육 현장에서는 ‘기피의 날’로 변하고 있다. 교사들이 스승의 날을 부담스러워하는 건 2016년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사소한 호의조차 ‘부정 청탁’ 민원의 빌미가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스승의 날에 학생 대표 등이 공개적으로 전달하는 카네이션 외 교사에 대한 개별적인 선물은 일절 금지된다. 이처럼 강화된 청렴 기조가 최근 불거진 각종 악성 민원 사례와 겹치면서 교사들의 불안감도 커졌다.

중학교 교사 이모 씨는 15일 예정된 학교 체육대회가 오히려 반갑다고 했다. 이 씨는 “과거 옆 학교 선생님이 (청탁금지법상) 허용되는 손편지를 받았는데 괜히 다른 학부모에게 ‘편지 준 학생을 우대하는 것 아니냐’는 오해를 받는 걸 봤다”며 “학부모나 학생의 성의를 거절하는 과정에서 감정 소모가 큰데, 올해는 체육대회 일정에 묻혀 지나갈 수 있어 마음이 편하다”고 말했다.

현장에선 과도한 법 해석을 둘러싼 논란도 계속되고 있다. 경북교육청은 13일 교사 업무 포털에 게재한 ‘헷갈리는 청탁금지법 완벽 정리’ 배너에서 “학생이 자발적으로 케이크를 준비했어도 교사와 함께 나눠 먹는 건 불가능하다”고 적었다가 논란이 되자 삭제했다. 현장에서 “선생님은 못 드시는 스승의 날 케이크를 자기들끼리 나눠 먹으면서 학생이 뭘 배우겠냐”는 비판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홍종선 경북교육청 소통협력관은 “지난해 관련 문의가 많이 들어와 안내 차원에서 게시한 것”이라고 했다.

● 교사 94% “존중받지 못해”… 번지는 ‘교렉시트’

교사들의 사기 저하도 해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이날 교사노동조합연맹이 스승의 날을 앞두고 전국 유치원 및 초중등 교사 718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교사의 교육적 가치와 헌신이 사회적으로 존중받고 있다’는 문항에 응답자의 5.6%만이 ‘그렇다’고 답했다. ‘교직 생활을 하면서 보람과 긍지를 느낀다’는 교사도 34.4%에 불과했다.

교사와 ‘떠나다’를 뜻하는 영어 단어 ‘exit’를 결합한 ‘교렉시트’를 고민하는 교사도 늘고 있다. 최근 1년간 이직 혹은 사직을 고민한 적 있다고 답한 교사는 55.5%로 응답자의 절반을 넘었다. 교단을 떠나는 걸 고민하는 이유로는 ‘학부모의 악성 민원’(62.8%)이 1순위로 꼽혔다. 이어 ‘보수 등 처우 불만족’(42.1%), ‘학생의 교육활동 침해’(33.6%) 등의 순이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전국 교사 1902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도 ‘교사가 교육 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조건이 보장된다’고 여기는 교사는 14.7%에 그쳤다. 이에 대해 교사노조는 “교사의 보람을 파괴하고 교직 정체성을 무너뜨리는 것이 교권 침해의 본질적 위험”이라고 했고 전교조는 “교사들이 절실하게 요구하는 것은 법적 보호 장치와 구조 개선”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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