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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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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병기의 문화인사이트]‘무명전설’이 보여준 것…가수, 심사위원, MC, 팬덤

2026.05.14 19:24

MBN 트롯 오디션 ‘무명전설-트롯 사내들의 서열전쟁’이 성리를 1대 전설로 탄생시킨 가운데 13일 종영했다.

TOP10이 최종 결승전에서 각자의 삶과 상처, 가족과 꿈이 담긴 ‘인생 명곡 미션’으로 무대에 오르다 보니, 구구절절 다양한 사연들을 만날 수 있었다.

무명전설 최종회 [사진=MBN]


최종 우승자 성리(32)는 아이돌에서 트롯으로 장르를 옮겨 5번의 트롯 오디션에 도전했지만, 결과는 나아지지 않았고, 도배를 배우며 꿈을 포기하려던 찰라였다. 성리는 본선 1대1 데스매치에서 이창민에게 지기도 했으나, 무대마다 최선을 다해 시청자의 반응을 느끼면서 자신감을 얻은 듯 했다. 이날도 ‘애가’를 불러 고진감래의 기쁨을 맛봤다.

2위인 하루(22)도 2년전 엄마가 돌아가시고, 외할머니에게 자랐지만 구김살 하나 없는 표정으로 김종환의 ‘백년의 약속’을 편안하게 불렀다. 하루는 이번 오디션에서 어린 나이에 경험 부족이 느껴지기도 했지만 탄탄한 성장세를 보이며 무명 최강자로 성장했다. 하루는 팀메들리전에서 '하루온종일'팀의 리더를 맡아 팀전과 에이스전을 거치며 종합우승을 차지하면서 기량이 크게 향상됐다. 하루하루 성장했다.

준우승 소감으로 자신을 길러준 할머니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한 후, 아버지처럼 챙겨주시는 신현빈 (소속사) 대표님에게도 감사의 말을 전하는 걸 잊지 않았다.(이런 말은 이 때가 아니고는 하기 힘들다.)

‘무명전설’은 1회부터 모든 걸 쏟아부었다. 무명전설이라는 타이틀 하에 종합선물상자를 만들었다. 1992년 초히트곡 ‘찬찬찬’을 불러 인기가수가 됐다가 다시 무명가수가 된 편승엽(61)도 출연시켰다.

TOP7에 들며 3위를 차지한 ‘말레이시아의 황태자’ 장한별은 첫 무대에서 김수희의 ‘잃어버린 정’을 너무 잘 불러 화제가 됐다. 특히 폭발적인 고음의 후렴구를 도입부에 배치해 팬들에게 확실한 인상을 남겼다.

‘진도 아저씨’ 이루네의 타고난 리듬감을 본 것도 1회였다. 여기에 "강력한 음압과 구성진 음색"은 트롯 가수에 아주 적합해 보였다.

문은석은 ‘무명전설’ 출연을 위해 직장까지 그만뒀다. 무대마다 진지하고 성심껏 임한 한가락도 기억에 남는다. 최종 9위 이대환의 학폭 피해 고백은 여전히 짠하지만, 앞으로 열심히 살겠다는 다짐으로도 들렸다.

3회에서 파란 출신 뮤지컬 배우 라이언은 착용한 가면을 벗고 ‘그 집 앞’을 오디션장이 아닌 공연 무대로 만들어버렸다. 다음날 나는 하루종일 ‘그 집 앞 우우우~’ 하고 콧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이런 게 여운이다. 그런데 심사위원 점수가 113점 밖에 되지 않았다. 하지만 국민프로단(관객)에게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

11살 김태웅은 강태관팀과 붙는 팀전에서 이기고도 리더로서의 부담감으로 울어버렸고, 이어 팀리더전에서 강태관을 이겨 탄탄한 실력을 증명했다. 또 최연소 참가자인 9세 김한율은 눈물 없이는 들을 수 없는 진정성을 무기로, 어머니를 향한 믿음과 그리움을 노래해 “천재” “소울이 있네”라는 평을 받았다. 김태웅은 이런 김한율을 이겼다. 전설의 선택(남진)에서는 이창민마저 이겼다. 김태웅은 최종회 결승 2차전에서 이미자의 ‘여자의 일생’을 인생을 60년 정도 살아본 사람처럼 불렀다.

최종순위 6위 이창민은 ‘무명전설’의 큰 성과였다. 많은 트롯곡을 작곡했고 군대 갈 때도 트롯 1000곡을 외웠다고 하지만, 다소 이질적으로 느껴졌다. 하지만 그는 트롯을 쉽게, 잘 불렀다. 기성 가수를 따라가지 않았다. 발라드를 부르던 가수의 작위적인 트롯 변신이 아니었다. 자신의 매력을 잘 살리면서 트롯을 음미하듯이 불러, 새로운 트롯 느낌이 난다는 평을 받았다.

이창민이 ‘태클을 걸지마’를 부르자 남진은 “가요계에 이런 색깔이 없다. 조항조가 날이 서있다고 했는데, 자기색깔이 있어야 한다”고 칭찬해주었다. 최종회 ‘빈지게’도 힘 빼고 덤덤하게 불렀다.

심사위원(멘토이자 전설)들은 참가자들에게 시종 선배로서 진심으로 애정을 가지고 조언을 해준 주현미와 조항조가 기억에 남는다. 선배가수나 동료로서 공감하며 용기를 주면서 장점 활용법 등 약간의 조언을 해주는 손태진과 강문경, 때로는 냉혹한 평가를 하면서도 애정이 바탕이 돼있는 임한별과 신유의 심사평도 도움이 됐을 것이다.

‘무명전설’의 MC(진행자)는 김대호와 장민호가 맡았다. MC란 ‘Master of Ceremonies’의 약자다. 하지만 김대호는 세리머니를 장악하지 못했다. MC는 “아무개가 불러주세요” “아무개가 평가해주세요”라는 식의 멘트만 하는 게 아니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MC는 다수의 인원이 참가해 노래로 경쟁하므로 상황이 복잡해지고, 의미가 생길 때도 있어 정리해줄 필요가 있다. 이럴 때 그 맥락을 잡아 시청자에게 간략하게 전해주는 게 MC의 역할이다. 이번 MC진은 그런 역할을 수행하기에 미진했다. 그게 부족하면 “재밌게”라도 진행했으면 했는데, 그것도 잘 되지 않았다. MC는 이번 ‘무명전설’의 옥의 티였다.

‘무명전설’은 이미 활동 중인 현역 가수들의 재발견과 재도전부터 아직 빛을 보지 못한 무명 원석들의 성장 서사까지 한 무대 위에 담아냈다. 매 라운드 자신의 인생과 음악을 증명하며 진정한 ‘전설’로 거듭나는 여정을 써 내려갔다.

처음부터 밀도와 화제성을 앞세워 1회 시청률이 6.2%(이하 닐슨코리아)에서 시작해 꾸준히 상승 보합을 지속하다 최종회(12회)는 9.3%로 마감했다. 매우 높은 수치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에 트롯 팬덤도 정체돼 있다. 지난 3월 5일 종영한 ‘미스트롯4’도 폭발력이 없고, 공연도 흥행세가 줄어들었다. 이유는 팬층이 늘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트롯 팬도 젊은 층이 수급되어야 한다. 나이 든 어르신들은 점점 거동이 불편해진다. 그 자리를 채워줘야 할 중간급 아줌마 팬들은 임영웅 등 소수의 팬덤으로만 활약한다. 전국의 팬들은 고정돼 있고 다양화되지 못하고 있다.

‘무명전설’의 우승자 성리(32)와 준우승자 하루(22)는 나이에 상관없이 귀엽고 여리여리하다. 최근 팬이 부쩍 늘어난 ‘현역가왕2’ TOP7 강문경(40)과 ‘미스터트롯3’ 우승자 김용빈(33)은 성숙한 느낌이 난다. 트롯이 앞으로도 많은 팬을 확보하려면, 좀 더 다채로운 성향과 느낌의 아티스트들이 배출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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