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찍먹] 드림카로 떠나는 일본 여행…입문자도 달리는 '포르자 호라이즌6'
2026.05.14 22:38
[디지털데일리 이학범기자] 0.001초의 찰나가 승패를 결정짓는 레이싱은 극도로 섬세한 조작을 요구하는 스포츠다. 물리적 제약이 없는 가상 공간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코너 진입 각도, 감속 시점, 차체 균형, 접지력 등 통제해야 할 변수가 많다.
'포르자 호라이즌6'는 이 장벽을 여행의 감각으로 낮춘 게임이다. 일본을 무대로 드림카를 몰고 도심과 산길, 해안도로를 달리다 보면 레이싱이 낯설어도 자연스럽게 속도와 기록에 몰입하게 된다. 처음에는 주행 안내선과 자동 감속에 의지하지만 어느 순간 빠른 차를 찾고 보조 기능을 줄이며 직접 코너를 공략하는 재미에 빠져들게 만든다.
포르자 호라이즌6는 플레이그라운드게임즈가 개발한 오픈월드 레이싱 게임이다. 오는 19일 엑스박스 시리즈X·S, PC, 스팀, 엑스박스 클라우드 게이밍 베타 등을 통해 정식 출시된다. 프리미엄 에디션 구매자는 15일부터 먼저 즐길 수 있다. 출시에 앞서 엑스박스로부터 리뷰용 제품을 제공받아 게임을 플레이해봤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점은 초심자를 밀어내지 않는 설계다. 시리즈의 상징과도 같은 '되돌리기' 기능은 이번에도 강력했다. 코너를 잘못 진입하거나 충돌로 순위가 크게 밀렸을 때 해당 구간을 다시 시도할 수 있어 실패 부담이 크게 줄었다. 레이싱 게임을 잘 모르는 이용자에게는 이 기능 하나만으로도 장르에 대한 부담이 상당 부분 사라진다.
'드라이빙 어시스트'도 세밀하다. 초보자는 쉬움이나 보통 단계로 시작해 트랙션 제어·안정성 제어·기어 변속·드라이빙 라인 등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주행 경로와 브레이크 구간을 표시하는 드라이빙 라인은 낯선 도로를 익히는 데 유용했다. 처음에는 라인을 따라가는 데 급급하지만 도로가 익숙해질수록 감속 구간을 직접 관리하고 싶어졌다.
이 과정은 포르자 호라이즌6가 이른바 '이지 투 런, 하드 투 마스터(시작은 쉽지만 숙달은 어려운 구조)' 구조에 가깝다는 점을 보여준다. 진입은 쉽게 열어두면서 기록 단축과 차량 제어를 파고들수록 숙련의 여지를 남겨뒀다. 초심자 친화 기능은 숙련을 막는 장치가 아닌 숙련으로 넘어가는 발판이 된다.
상대 차량도 단순한 들러리가 아니다. 솔로 플레이에서는 실제 이용자 데이터를 바탕으로 생성된 인공지능(AI) 드라이버 '드라이바타'가 등장한다. 이에 낮은 난이도에서도 경기가 박진감 있게 진행되면서 무리한 추월보다 안정적인 주행의 중요성을 자연스럽게 체감하도록 유도했다.
차량을 취향에 맞게 손보는 재미도 있다. 엔진, 타이어, 서스펜션 등 부품을 바꾸고 세부 성능을 조정하면서 같은 차량이라도 전혀 다른 느낌으로 만들 수 있다. 자동차 지식이 깊지 않아도 다양한 차량을 경험하며 성능 차이를 체감할 수 있고, 익숙해지면 직접 튜닝에 손을 대는 방식으로 확장된다. 단순히 좋은 차를 얻는 데서 끝나지 않고 차를 주행 방식에 맞춰 바꾸는 재미가 있다.
주행의 재미를 넓히는 무대는 일본이다. 포르자 호라이즌6에서 일본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게임의 구조와 감각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로 쓰인다. 도쿄의 좁은 골목과 네온사인, 산악도로의 굽이진 코너, 해안도로와 시골길은 서로 다른 주행 경험을 만든다.
오픈월드 탐험은 포르자 호라이즌6의 또 다른 중심축이다. 이번 작품에서 이용자는 일본을 방문한 관광객이자 신인 드라이버로 출발한다. 호라이즌 페스티벌에 참여하고 차량 컬렉션을 늘리는 한편, 일본 곳곳을 둘러보며 다양한 활동을 수행한다. 게임은 경쟁과 탐험을 분리하지 않고 달리는 행위 자체가 하나의 여행이 되도록 구성했다.
콘텐츠가 많을수록 길을 잃기 쉬운 오픈월드의 약점은 내비게이션 어시스턴트 '안나'가 보완했다. 안나는 다음 목적지 추천, 경로 안내, 자동주행을 제공한다. 특히 자동주행 중에는 시네마틱 카메라로 차량과 주변 풍경을 감상할 수 있어 직접 운전하지 않아도 일본 여행을 하는 듯한 감각이 살아났다.
게임을 진행할수록 이동도 편해진다. 한 번 발견한 길과 지역은 빠른 이동을 통해 다시 찾을 수 있다. 초반에는 직접 달리며 길을 익히고 이후에는 빠른 이동으로 원하는 콘텐츠에 곧장 접근할 수 있다. 익숙해질수록 플레이 속도가 빨라지는 구조가 되면서 탐험이 불편한 노동으로 남지 않고 다음 활동을 위한 기반으로 쌓였다.
숨겨진 차량을 찾는 재미도 있다. 포르자 호라이즌6에는 세계 곳곳에 감춰진 보물 차량, 애프터마켓 차량 등이 마련됐다. 주요 경로를 벗어나 단서를 따라가거나 이미 지나간 길을 다시 살펴보는 과정에서 새로운 보상이 열린다. 맵 곳곳에 놓인 위험 표지판·스피드 트랩·드리프트존 같은 'PR 스턴트'도 탐험의 목적을 만든다.
호라이즌 이벤트는 이번 작품의 백미다. 일반 레이스가 차량과 도로의 싸움이라면 쇼케이스는 게임이기 때문에 가능한 과장된 연출을 보여준다. 목가적인 풍경 속에서 곡예 비행기와 경주하거나, 도쿄 도심에서 거대 로봇을 추격하는 식이다. 현실에서 보기 어려운 장면들이지만 게임에서의 과장은 액션 쾌감으로 작동한다.
일본 자동차 문화를 반영한 콘텐츠도 눈에 띈다. 산악도로를 배경으로 한 고갯길(토게) 배틀은 인기 애니메이션 '이니셜D'를 떠올리게 했다. 하코네, 하루나산 등 고갯길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대결은 도심 레이스와는 다른 긴장감을 선사한다. 좁은 길에서 코너를 연속으로 통과해야 하는 만큼 속도보다 리듬과 제어가 중요하다.
도쿄 도심 질주도 별도의 재미를 준다. 네온사인과 고층 건물, 좁은 골목과 터널이 이어지는 도로는 산악도로와 전혀 다른 감각을 만든다. 넓은 고속도로에서는 고성능 차량의 한계를 시험할 수 있고, 복잡한 골목에서는 정교한 조작이 요구된다. 같은 일본 내에서도 지역에 따라 전혀 다른 레이싱 문법이 펼쳐진다.
여행하듯 즐기는 콘텐츠도 잘 어울린다. 사진 촬영, 음식 배달, 호송 드라이브, 차량 준비를 다루는 스토리 등은 경쟁에서 잠시 벗어나 세계를 둘러보게 한다. 사진 작가나 정비사 등 주변 인물과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레이싱 게임이라기보다 자동차 문화를 중심으로 한 여행 콘텐츠처럼 느껴지는 순간도 있었다.
아쉬운 점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앞서 말했듯 리뷰 빌드 기준으로 일부 구간에서는 자동주행이 빠른 차량을 안정적으로 제어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다. 오픈월드 특성상 한꺼번에 콘텐츠가 쏟아지는 구간에서는 무엇부터 해야 할지 잠시 막막하게 느껴질 때도 있다. 다만 안나의 추천 기능, 빠른 이동 구조 등이 이런 부담을 상당 부분 덜어준다.
포르자 호라이즌6는 정통 레이싱 시뮬레이션이라기보다 자동차와 여행, 축제의 감각을 결합한 오픈월드 드라이빙 게임에 가깝다. 숙련자들은 튜닝·기록 경쟁·난이도 조정을 통해 깊이를 찾을 수 있고, 초심자는 어시스트와 되돌리기 기능을 통해 부담 없이 출발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이 게임은 잘 달리는 법을 강요하기보다 달리고 싶게 만든다.
일본을 배경으로 한 이번 호라이즌은 레이싱 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이용자에게도 권할 만하다. 드림카를 타고 벚꽃길과 도심, 고갯길을 오가는 경험은 그 자체로 충분히 매력적이다. 기록을 세우기 위해 달릴 수도 있고 경치를 감상하며 힐링을 얻을 수도 있다. 포르자 호라이즌6의 매력은 자유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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