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황혼이혼’ 역대 최다…전체 이혼은 줄어
2026.05.14 15:52
| 기사 내용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한 AI 이미지. |
우리나라 전체 이혼 건수가 6년 연속 감소하며 29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가운데, 60세 이상의 이른바 ‘황혼 이혼’은 오히려 역대 최다를 경신하며 극명한 대조를 보이고 있다. 인구 고령화와 사회적 인식 변화가 맞물리면서 혼인 생활을 30년 넘게 유지한 부부들의 결별 비중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14일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이혼 건수는 8만8130건으로 전년 대비 3021건 감소했다. 이는 1996년(7만9895건)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데이터처는 인구 감소와 팬데믹 기간 급감했던 혼인 건수가 시차를 두고 이혼 감소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고령층의 상황은 정반대다. 남녀 모두 60세 이상인 이혼 건수는 지난해 1만 3,743건을 기록, 전년보다 943건 늘어나며 1990년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체 이혼에서 60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 또한 15.6%로 역대 최대다. 60세 이상 이혼 비중은 2023년 13.0%에서 2024년 14.0%, 지난해 15.6%로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혼인 지속 기간 통계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동거 기간이 ‘30년 이상’인 부부의 이혼 비중이 17.7%로 전체 기간 중 가장 높았으며, 이 역시 역대 최대치다. 이어 5~9년(17.3%), 4년 이하(16.3%) 순으로 나타나, 결혼 초기이거나 아예 황혼기에 접어든 부부의 이혼이 주를 이뤘다.
전문가들은 사회적 인식 변화와 경제적 독립성 확보를 주요 원인으로 꼽는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과거에는 장기 혼인 부부가 참고 사는 것이 미덕이었으나, 최근에는 남은 생을 위해 이혼을 선택하는 경향이 뚜렷하다”며 “재산분할 등을 통해 경제적 기반을 확보할 수 있게 된 점과 자녀들이 부모의 결정을 존중하는 분위기도 한몫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황혼 이혼의 증가는 평균 이혼 연령의 상승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평균 이혼 연령은 남성 51.0세, 여성 47.7세로 전년보다 각각 0.6세씩 높아졌다. 이는 10년 전과 비교하면 남성은 4.1세, 여성은 4.4세 높아진 수치다. 기대수명 연장과 함께 ‘제2의 인생’을 찾으려는 고령층의 요구가 통계에 그대로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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