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소정근로 2시간, 최저임금법 회피라서 무효”…택시기사 승소
2026.05.14 15:42
택시회사가 기사들과 ‘1일 소정근로시간 2시간’으로 맺은 임금협정에 대해 대법원이 “최저임금법 적용을 피하기 위한 탈법행위라서 무효”이므로 미지급 임금을 돌려주라며 택시기사들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은 회사 쪽이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한 행위뿐만 아니라 ‘현실과 괴리된 기존 소정근로시간을 유지한 행위’도 탈법이라고 판단했다.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울산 택시기사 9명이 소속 택시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14일 깨고 사건을 부산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원고들은 택시 운행 수입 중 일부를 사납금으로 회사에 내고 나머지(초과운송 수입금)는 자신들이 가지면서, 회사로부터 일정한 고정급을 지급받는 ‘정액사납금제’ 형태로 일했다. 그런데 2009년 최저임금법 특례조항 시행으로 택시기사의 최저임금 계산에서 ‘사납금을 초과해 벌어들인 수입’은 빠지게 되면서 회사는 고정급만으로 최저임금을 기사들에게 지급해야 했다.
이에 일부 택시회사들은 노사 단체협약을 할 때 실제 근로시간은 그대로 두고 서류상 근로시간을 줄여 시간당 임금을 높이는 ‘꼼수’를 썼다. 피고 중에는 기존 소정근로시간을 7시간20분에서 2시간대까지 줄인 경우도 있었다. 이에 원고들은 “원래 근로시간 기준으로 다시 계산하면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못 미친다”며 미지급 임금과 그에 연동된 퇴직금을 추가로 지급하라고 소송을 냈지만, 1·2심은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2심 법원은 “실제 근무 형태 변화 없이 최저임금 회피 목적으로 소정근로시간만 줄였다면 무효”라면서도 이번 사건은 그 정도의 탈법 행위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피고들의 행위를 탈법행위라고 봤다. 대법원은 “피고들은 최저임금법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회피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단축 합의를 했고 단축된 소정근로시간과 실제 근로시간 사이에는 상당한 불일치가 있었다고 볼 소지가 크다”며 “따라서 이 부분 합의는 이 사건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라고 볼 소지가 크다”고 밝혔다. 이는 2019년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판례를 따른 것이다.
아울러 대법원은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한 경우뿐 아니라 그대로 유지한 경우에도 기존의 소정근로시간이 실제 근로시간과 현저히 괴리돼 비현실적인 시간으로 정해지는 등 형식에 불과하고 실제 근로시간과 소정근로시간 사이에 상당한 불일치가 있어 탈법행위라고 볼 수 있다면 그런 소정근로시간의 정함은 무효라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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