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정상회담] "적수 아닌 파트너" "상호주의"…뼈 있는 덕담
2026.05.14 13:13
트럼프, 거듭 시진핑에 "위대한 지도자"…평소 거친 화법과 달리 말 아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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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14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회담은 '뼈 있는 덕담'으로 시작됐다.
환영사를 겸해 먼저 입을 연 시 주석은 협력과 공존에 바탕을 둔 안정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시 주석은 "중미관계의 안정은 세계에 호재"라며 "적수가 아닌 파트너가 돼 공동 번영하고 신시대 대국(大國) 간 올바른 길을 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중국과 미국이 '투키디데스 함정'을 넘어설 수 있을지, 대국 관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개척할 수 있는지는 역사적 질문"이라며 "나와 당신이 대국의 지도자로서 함께 써내려가야 할 시대의 답안이기도 하다"고도 했다.
투키디데스의 함정은 신흥 강대국이 기존의 패권 강대국을 위협할 때 전쟁이 발생할 수 있다는 뜻의 국제정치 용어다. 고대 그리스 역사가 투키디데스가 쓴 '펠로폰네소스 전쟁사'에서 유래했다.
중국의 세력 확장을 견제하는 미국과 미국을 추격하는 중국의 구도가 아닌, 나란히 새로운 세계질서를 구축하는 초강대국으로서의 'G2' 구도를 제시하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등한 공존'을 압박한 셈이다.
시 주석은 미국 건국 250주년을 축하하는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건국 250주년을 맞아 대대적 축하행사를 준비하며 공을 들이고 있는 상황을 감안한 덕담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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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의 개인적 관계를 강조하는 한편 '위대한 지도자'로 거듭 칭하며 시 주석을 치켜세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신은 위대한 지도자이고 나는 모두에게 이렇게 말을 한다. 당신은 위대한 지도자다. 가끔 사람들은 내가 이렇게 말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데 그게 사실이니까 어쨌든 그렇게 말을 한다"고 했다.
서로가 환상적인 관계를 토대로 환상적인 미래를 만들어 갈 것이라며 미중관계가 어느 때보다 좋아질 것이라고도 했다. 대대적 환영행사를 준비해준 데 대한 감사 인사도 잊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방중에 동행한 미국 기업인들이 시 주석과 중국에 경의를 표하기 위해서 왔다는 발언도 했다.
그러면서 미국 기업인들이 무역과 사업을 고대하고 있다며 "전적으로 상호주의적이 될 것"이라는 말을 덧붙였다.
미 기업인들의 희망 사항을 언급하는 방식이기는 했지만 중국이 미국에 내놓는 '선물'에 비례해 미국의 '선물'이 결정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담은 발언으로 해석됐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대두와 소고기, 보잉 항공기 등의 수출이라는 가시적 성과 확보를 기대하고 있다. 시 주석 역시 미국의 첨단 반도체 확보와 미국의 대만 관련 입장 변화 등을 원하고 있다.
시 주석이 미국에 준하는 초강대국으로서의 지위 확인과 협력 필요성을 담아 의미심장한 모두 발언을 한 데 비해 트럼프 대통령은 상대적으로 자신의 주장을 절제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평소 정제되지 않은 발언을 장황하게 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화법으로 볼 때 이례적이다. 미중관계의 방향성을 결정할 중요한 회담인 만큼 공개된 회담 모두에서는 말을 아끼려는 전략일 수 있다.
이번 회담에서 이란전쟁의 해법과 관련한 논의도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모두 발언에서는 양 정상 모두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
na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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