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작권 조기전환 원하는 韓…청와대·백악관 논의로 돌파구 추진
2026.05.14 11:58
(서울=연합뉴스) 안규백 국방부 장관(왼쪽)과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부(전쟁부) 장관이 11일(현지시간) 미국 펜타곤에서 만나 회담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6.5.12 [국방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 정부가 한미 군사당국이 이견을 빚어 온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문제에 대해 양국 대통령실 간의 소통을 통한 돌파구 마련을 모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관계 고위 소식통은 14일 연합뉴스에 "정부는 전작권이 정치적, 정책적 결정이 필요한 사안으로 '하우스 투 하우스'(house to house, 청와대와 백악관 채널)로 이를 다루자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지난 10일부터 이뤄진 안규백 국방부 장관의 방미에도 장관급 채널 가동을 통해 전작권을 둘러싼 한미 간 정무적 논의에 물꼬를 트려는 취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대통령실이 전작권 문제를 다뤄야 한다고 정부가 보는 것은 결국 전작권이 양국 군사당국 간의 기술적 협의가 아닌 군 통수권자 차원의 '정치적 결단'으로 결정될 문제라는 인식 때문으로 풀이된다.
위성락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전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편집인협회 간담회에서 "(전작권 논의가) 군 대 군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고 군 사이에 세부사항을 논의하고 그 뒤에 정무적 판단으로 합의되어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안 장관의 방미에 대해 "정무적인 논의가 가미된 것이라고 본다"고도 말했다.
한미는 2015년 한미안보협의회(SCM)에서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계획'(COTP)에 합의하고 이에 따라 전작권 전환을 준비해 왔다.
전작권 전환에 필요한 조건은 ▲ 연합 방위 주도를 위해 필요한 군사적 능력 ▲ 동맹의 포괄적인 북한 핵·미사일 위협 대응 능력 ▲ 안정적인 전작권 전환에 부합하는 한반도 및 역내 안보 환경 등 3가지다.
이에 따라 전시 한미연합작전을 지휘할 미래연합군사령부의 임무수행능력을 비롯해 한국군이 전작권을 행사할 수 있는 여러 능력을 갖췄는지 평가·검증하는 과정이 진행돼 왔다.
특히 올해 미래연합사의 완전운용능력(FOC) 검증을 마치고 한미 국방장관이 이를 승인하면서 전작권 전환 목표연도를 제시하려는 구상이다. FOC 검증을 마치면 정성적 평가 위주인 완전임무수행능력(FMC) 검증만 남게 된다.
정부는 이런 조건 충족 과정이 상당히 성숙했다고 보고 최대한 조속한 시점으로 전작권 전환을 추진하려는 의지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미 군사당국은 조건 충족 여부에 보수적으로 접근하면서 한국과 견해차를 빚어 왔다.
(서울=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26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조현 외교부 장관, 엘브리지 콜비 미 국방부(전쟁부) 정책담당 차관과 조찬 회동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2026.1.26 hwayoung7@yna.co.kr
제이비어 브런슨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은 전작권 전환을 위해서는 조건과 역량 충족이 선결돼야 한다고 공개석상에서 여러 차례 강조했다.
브런슨 사령관이 최근 미 의회에서 "정치적 편의주의가 (전작권 전환) 조건을 앞질러서는 안 된다"면서 2029년 1분기를 전작권 전환 조건 충족 목표 시점으로 언급했다.
한미 현 행정부 임기 내에 최대한 조속히 전작권 전환을 이루겠다는 것이 이재명 정부의 의지임을 고려할 때 양측은 다른 시간표를 가지고 있는 셈이다.
브런슨 사령관은 또한 지난 12일(현지시간) 인도·태평양지상군(LANPAC) 심포지엄 연설에서 "전문성의 축적을 요하는 일을 일정(timelines)을 정해 추진하려 할 가능성이 나를 잠 못 들게 한다"고 말한 것도 전작권 조기 전환 움직임에 대한 우회적 불만 표시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우리 정부 내에서는 조건에 의한 전작권 전환 추진 과정에서 군사당국의 권한이 커지고, 미측이 기존에 합의된 조건을 유동적으로 늘리며 전작권 전환이 지연되고 있다는 문제의식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배경에서 최근 한미 군사당국 간의 조건에 의한 전작권 전환 협의는 사실상 중단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가 전작권 전환 조건 및 시기와 관련해 인식차를 보이는 가운데 양측이 절충점을 찾을 수 있을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한미는 12∼13일 개최된 차관보급 통합국방협의체(KIDD) 회의에서도 접점 모색을 시도한 것으로 보이지만, 전작권 논의 여부가 회의 결과 발표 자료에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
이경호 국방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전작권 문제가 KIDD 결과 보도자료에서 빠진 이유에 대한 질문에 "전작권 전환은 주요 핵심 의제이기 때문에 충분히 논의가 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kimhyo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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