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슬금슬금 올라 또 1500원 위협…재차 상승하는 3가지 이유는 [머니뭐니]
2026.05.14 09:55
4거래일 연속 상승…1500원 육박
①종전 협상 교착…위험 회피 심리↑
②美 워시 등판에도 금리인하 기대 ↓
③외국인 코스피 5일간 24조 순매도
①종전 협상 교착…위험 회피 심리↑
②美 워시 등판에도 금리인하 기대 ↓
③외국인 코스피 5일간 24조 순매도
| 14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원/달러 환율, 코스피, 코스닥 지수가 표시돼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이란 전쟁’ 종전 협상에 안정세를 찾는 듯했던 원/달러 환율이 다시 상승 국면에 진입하면서 1500원선을 위협하고 있다. 휴전 협상 장기화로 종전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진 데다, 고유가에 따른 미국의 금리 인하 가능성도 작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14일 오전 구윤철 부청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이억원 금융위원장,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등은 전국은행연합회관에서 ‘시장상황점검회의’를 열고 최근 환율 상황에 대해 중동 전쟁, 국제유가 상승, 주요국 금리 향방 등 리스크 요인이 상존하는 상황에서 최근 외국인 투자자의 주식 매도 및 역외 투기적 거래 증가로 우리 경제 펀더멘털 대비 과도하게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그러면서도 시장 안정을 위한 우호적 여건이 조성되고 있어 앞으로 중동 전쟁 등 대외 불안 요인들이 해소되면 외환시장이 빠르게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주간 종가 기준)은 최근 4거래일 연속 상승 마감했다. 주간 종가는 지난 7일 1454원에서 13일 1490.6원으로 2.5%가량 올랐다. 주간 종가가 1490원을 넘긴 것은 4월 7일(1504.2원) 이후 24거래일 만이었다.
월평균 환율은 이란 전쟁 발발 직전인 2월 1448.4원에서 3월 1492.5원까지 급등한 뒤 4월에는 1485원으로 떨어졌다. 5월(13일까지)은 1470.9원으로 재차 떨어졌지만, 최근 추세대로면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 14일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0.8원 내린 1489.8원에 주간 거래를 시작한 뒤 1490원 초반에서 거래되고 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다시 오르는 것은 우선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이 장기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이란은 지난달 11일부터 본격적인 종전 협상 중이지만 이란 핵시설 해체 등 주요 안건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중동 지정학적 불안 확산에 위험자산에 대한 회피 심리가 강해지면서 원화 수요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교착된 협상에 국제유가도 다시 오르고 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WTI(서부텍사스원유) 선물 가격은 지난달 7일 배럴당 117.63달러에서 17일 80.56달러까지 떨어졌다가 반등하며 최근에는 100달러 안팎에서 등락하고 있다.
커지는 미국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우려도 원화의 평가 절하를 부추기고 있다. 지난달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3.8% 올랐다. 2023년 5월 이후 3년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이었다. 인플레이션 우려 확산에 시장에서는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약해졌고, 달러 강세와 원화 약세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시카고상업거래소의 기준금리 예측 도구인 ‘페드워치(FedWatch)’에 따르면 연내 미국 기준금리가 현 수준인 3.5~3.75%에서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은 13일(현지시간) 기준 67.5%였다. 최소 0.25%포인트 인하는 0.7%에 그쳤다. 반대로 0.25%포인트 이상 올릴 것이라는 전망은 31.9%에 달했다. 한달 전 금리 인하와 인상 비율이 각각 30.8%, 0.7%였던 것과 비교하면 정반대 양상이다.
조만간 케빈 워시 차기 연준 의장이 취임하지만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워시 후보는 금리 인하를 계속 요구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선임한 인물이다. 한은 뉴욕사무소 보고서에 따르면 8일 기준 미국 금융시장에 반영된 연준의 연내 금리 인하 기대는 0회였다. 한은이 조사한 글로벌 IB(투자은행) 10곳 중 5곳이 올해 금리 인하를 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연준 주요 인사들도 인플레이션 고조 위험에 경각심을 표하면서 금리 인상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여기에 외국인들의 국내 주식 순매도 행렬도 원화 약세를 부추기고 있다. 코스피(KOSPI) 시장에서 외국인은 지난 7일부터 13일까지 5거래일 연속 순매도했다. 이 기간 총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23조9840억원에 달했다. 14일 오전 9시 30분 현재 외국인들의 코스피 순매도 규모는 8581억원이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충돌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5월 말까지 사실상 호르무즈 해협 봉쇄 상태가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며 국제유가는 WTI 기준 배럴당 100달러를 웃도는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미 증시 강세에 따른 거주자의 해외주식 투자 환전수요 재유입은 달러 실수요를 뒷받침하는 변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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