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시 반이면 회사 화장실 꽉 찬다…초민감 개미시대 그늘
2026.05.14 05:00
주식 투자 열풍이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퍼지면서, 주가에 영향을 주는 현상들에 극도로 민감하게 반응하는 ‘초민감’ 동학개미들(국내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들을 이르는 말)이 늘고 있다. 이들이 여론 주도층으로 부상하면서 정치권과 정부의 눈치 보기도 심해졌다는 평가다.
13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상장법인 주식을 소유한 사람은 1456만명으로 집계됐다. 국민 4명중 1명 이상이 주식투자에 뛰어든 셈이다. 코스피 상승으로 최근 주식 투자에 뛰어든 개인 투자자들은 더 급증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주식거래 활동계좌 수는 지난 4일 기준 1억522만개로 지난해 말보다 693만개 늘었다.
김 실장 발언이 주가에 직접적 영향을 미쳤는지는 불확실하다. 하지만 블룸버그 등 일부 외신이 김 실장 발언에 주가를 흔들었다고 지적하자 인터넷 주식 토론 게시판엔 “정책실장이 (SK)하이닉스 하락에 베팅한 것이 아니냐”는 원색적 비난까지 올라왔다. 금융시장과 직접 관련이 없는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이날 오후 2시 김 실장을 자본시장법 위반으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은 “자본시장은 청년들의 합법적 재산형성 통로인데, 김 실장의 발언으로 인해 자본시장 신뢰가 흔들렸다”고 말했다.
일부 시민단체의 일상적 정책 토론이 주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살해 위협을 하는 사례도 있었다. 참여연대 등이 오는 20일 ‘반도체 초과이윤, 어떻게 나눌 것인가’는 긴급좌담회를 연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이날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참석자를 살해하겠다는 위협글이 올라와 경찰이 참여연대 사무실로 출동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높아진 개인 투자자들의 목소리가 정책 방향까지 바꾼다. 정치권에서는 여러 차례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를 도입하려고 했지만, 개인 투자자 반대 여론에 막혀 번번히 좌절됐다.
일부 전문가들은 정부가 주가 상승을 경제 정책 성과로 내세우면서, 여론이 과도하게 주가에 반응하는 현상을 부추겼다고 지적한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주식이 폭등하면 당연히 사람들은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데 이를 정부가 성과로 내세우면서 더 다양한 사람들을 끌어들인 경향이 있다”며 “전체적으로 시장이 상승하고 있지만 아닌 종목이 더 많은데, 하락하는 종목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속이 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주가 하락은 결국 개인의 삶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기에 사람들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며 “그런 종목이나 코스닥 지수 상승을 위해서도 정부가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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