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 거래’ 혐의 부장판사, 수억원대 빚 탓에 월급도 모자라
2026.05.14 00:01
재판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수천만 원 상당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현직 부장판사가 심각한 채무로 인해 급여보다 많은 지출을 감당해야 했던 ‘생활고’ 상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이 같은 경제적 압박이 비위 행위의 결정적 동기가 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13일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실을 통해 공개된 김모 부장판사의 공소장에 따르면 김 부장판사는 2023년 2월부터 전주지방법원 부장판사로 재직하는 동안 약 3억원 규모의 신용대출을 안고 있었다.
여기에 담보대출 원리금 상환과 사인 간 채무 변제 등이 겹치면서 매달 고정 지출이 월급을 웃도는 상황이었다. 배우자 역시 별다른 직업이 없어 가계 상황이 극도로 악화된 상태였다.
공수처는 이러한 경제적 곤란이 고교 선배인 정모 변호사와의 유착으로 이어졌다고 보고 있다.
김 부장판사는 2023년 5월부터 약 2년간 정 변호사로부터 현금 300만원과 고가의 식사 등 총 3300여만 원 상당의 금품과 이익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특히 배우자의 바이올린 교습을 위해 정 변호사 소유의 상가를 1년간 무상으로 사용하며 1400만원의 임대료 이득을 보고, 방음 시설 공사비 1500만원까지 대납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의 유착은 실제 재판 결과로도 이어졌다는 것이 공수처의 시각이다.
김 부장판사는 정 변호사가 소속된 법무법인이 수임한 항소심 사건 21건 중 17건에 대해 1심보다 유리하게 형량을 깎아주었다. 감경된 사건에는 음주운전, 마약, 보이스피싱 등 민감한 범죄들이 다수 포함됐다.
특히 상가를 무상 제공받기 시작한 2024년 3월 이후 선고한 관련 사건 6건은 모두 원심을 파기하고 감형했다.
조사 과정에서 두 사람이 뇌물 수수를 은폐하려 한 정황도 포착됐다.
공사비 대납을 숨기기 위해 “그랜드 피아노를 양도해 공사비를 대신한다”는 허위 합의서를 작성했다는 것이 공수처의 판단이다.
공수처 수사2부는 지난 6일 김 부장판사와 정 변호사를 각각 뇌물수수 및 뇌물공여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했다.
반면 김 부장판사 측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현금 300만원은 정 변호사 자녀에게 바이올린을 가르친 정당한 레슨비이며, 상가 무상 사용 역시 계약 과정에서 파기돼 실제 이득을 취한 바 없다는 입장이다.
‘재판 거래’ 의혹에 대해서도 법과 원칙에 따른 판결이었다고 주장하며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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