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취해 “테슬라가 몰았는데요?”…자율주행 켜고 핸들 안 잡아도 ‘음주운전’
2026.05.13 20:47
경기 수원남부경찰서는 13일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30대 운전자 A씨를 불구속 입건해 조사 중이다. A씨는 이날 새벽 만취 상태로 본인 소유의 테슬라 차량을 운전한 혐의를 받는다. 적발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가 실제 주행 과정에서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능인 ‘오토파일럿’이나 ‘FSD(Full Self-Driving)’를 활성화했는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확인하고 있다. 만약 A씨가 자율주행 모드를 사용한 것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법적 책임 소재를 둘러싼 논란이 생길 수 있다.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구동되는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술은 목적지만 설정하면 차량이 스스로 차선을 변경하고 교차로에서 좌·우회전을 수행하는 등 이른바 ‘레벨 3’에 근접한 수준에 도달해 있다. 이러한 고도화된 자율주행 기능은 국내 도로에서 테슬라 등에만 허용되고 있다.
현행 국내 법률 규정상 일반적인 국산차나 수입차는 핸들에서 손을 떼는 수준의 자율주행 운행이 사실상 불가하다. 하지만 미국에서 제조·수입된 테슬라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규정에 따라 미국 안전기준을 인증받은 차량이라 국내에서도 안전 인증을 면제받는다.
다만 모든 테슬라 차량에 이 예외가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최근 국내 판매 비중이 높은 중국산 테슬라는 FTA 미적용 대상으로 분류돼 이 자율주행 기능을 국내에서 합법적으로 쓸 수 없다. 최근 일부 중국산 테슬라 차주들이 소프트웨어를 무단 조작해 자율주행 기능을 강제로 깨우는 ‘불법 활성화’ 시도가 85건 적발된 것도 이러한 기술적 격차와 법적 제약 사이의 간극에서 기인한다.
하지만 미국산 테슬라를 타고 자율주행을 이용할 수 있다고 해도 음주를 한 상태로 차를 몰았을 경우 국내 법체계상 자율주행 모드 사용 여부와 관계없이 운전석에 앉은 사람에게는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 의무와 관리 책임’이 부여된다.
대법원 판례와 도로교통법은 운전자가 차량의 조향장치나 제동장치를 직접 조작하지 않았더라도, 자율주행 시스템을 가동하고 목적지를 설정해 차량을 움직이게 한 행위 자체를 ‘운전’으로 간주한다. 운전자가 “나는 핸들에 손도 안 댄 채 가만히 있었고 차가 스스로 갔다”는 항변은 법적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자율주행 기술이 음주운전의 회피 수단으로 악용되는 상황을 경계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기술이 운전자의 피로를 덜어줄 순 있지만 돌발 상황에 대처해야 하는 책임까지 가져가진 않는다”며 “자율주행 시스템이 완벽하지 않은 상태에서 음주 상태로 이를 이용하는 것은 본인뿐 아니라 타인의 생명을 담보로 도박을 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정부도 자율주행차량 내 음주 행위에 대해 엄정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자동차관리법 35조 2항은 안전 운행에 지장을 줄 수 있는 소프트웨어 임의 변경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이를 위반하면 2년 이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저작권 보호를 위해 본문의 일부만 표시됩니다.
원문 보기 →댓글 (0)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도박의 다른 소식
모든 소식을 불러왔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