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Aview 로고

VIEW

정동원
정동원
"담배 공장서 5년 일하다"... 임영웅 공연, 2030 왜 갔나 봤더니

2026.05.13 10:01

가수 임영웅이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모습. 유튜브 코너 '영광극장' 일환으로 진행된 촬영이지만, 그의 삶과 무관하지 않다. 무명 시절 임영웅은 편의점에서 일했다. "손님이 온 줄 모르고 일하면서 흥얼흥얼 노래를 불렀는데 그 손님이 박수를 쳤다"고 한다. 임영웅 유튜브 영상 캡처


2030은 어떻게 트로트 시장의 주·조연이 됐을까 <1>


KBS '전국노래자랑' 최우수상 수상자만 참가할 수 있는 연말 왕중왕전을 포기했다. 인턴 기간이라 회사에 차마 휴가를 내겠다고 이야기할 수 없었다. 가수의 꿈을 애써 밀어내자 정규직 전환이란 보상이 돌아왔다. 공장에서 담배를 만드는 생산직으로 꼬박 5년을 3교대로 일했다. 조금이라도 수면 시간을 늘리기 위해 공장 주변에 자취방을 얻었지만 소용없었다. 밤낮이 수시로 바뀌면서 쌓인 피로로 몸과 마음이 점점 무너졌다. 그때 어머니가 생각지도 못한 제안을 했다.

"(하)동근아, '미스터트롯' 지원해 보지 않을래?" 정규직이 된 그는 월차를 내고 경남 사천시에서 서울로 향했다. 오디션장에 도착하니 바로 앞 대기자는 임영웅이었다. 트로트 가수 하동근(35)이 최근 한국일보에 들려준 데뷔 과정이다.

"어려서 할머니 손잡고 간 경로당에서 크다시피 했어요. 나훈아 선생님의 '홍시' 같은 트로트가 K팝보다 친근했고요. 무엇보다 나이가 들어도 오랫동안 무대에서 노래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트로트를 택했고요." K팝이 세상을 들썩일 때 청년 하동근은 이런 이유로 대중음악에서 가장 '오래된 장르'를 택했다.

젊은 트로트 가수 이찬원의 공연 모습. 그의 네이버 팬카페 '천원마을' 부매니저도 30대로 알려졌다. 대박기획 제공


젊은 트로트 가수 박지현의 공연 모습. 쇼7 제공


젊은 트로트 가수 김희재 공연 모습. 쇼7 제공


'고령화 세상'과 정반대... 평균 30세가 주도



이 선택은 비단 하동근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30.6세.

지난해 새 앨범을 낸 트로트 가수 중에 음반을 가장 많이 팔아치운 8명의 평균 나이다. 이찬원(29), 박지현(31), 정동원(19), 김희재(30) 순으로 판매량이 높았다. 10년 전엔 상황이 정반대였다. 20, 30대 중 트로트 앨범으로 음반 판매량 400위 안에 오른 가수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심수봉 등 당시 60대 이상 트로트 가수만 순위에 올랐다. 본보가 한국대중음악산업협회에 의뢰해 2025년과 2015년 트로트 가수의 음반 판매량(연간 톱 400·써클차트 기준)을 비교해 본 결과다.

불과 10년 새 트로트 음반 시장의 주도권은 장년 가수에서 청년 세대로 확 넘어갔다. 2030 가수를 중심으로 K팝 아이돌처럼 트로트에도 '열혈 팬층'이 쌓이면서 고사 직전이었던 음반 시장도 유례없이 성장했다. 지난해 트로트 가수들의 음반 총판매량은 약 135만 장. 10년 전 1만3,000여 장에서 97배 이상 폭증했다.

가수 임영웅의 2024년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 공연 모습. 이틀 공연에 10만 명을 불러 모았다. 트로트를 주력 장르로 노래하는 가수가 이곳에서 공연한 것은 그가 처음이다. 이 경기장에서 공연한 솔로 가수는 서태지, 싸이, 지드래곤, 아이유뿐이다. 물고기뮤직 제공


가수 임영웅이 지난해 소속사 물고기뮤직으로부터 받은 정산금을 다룬 기사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임영웅 소속사 감사보고서가 공개되자 수십 개의 기사가 쏟아졌다. 감사보고서를 공개하는 트로트 가수 소속사는 그간 단 한 곳도 없었기 때문이다. 매출 규모가 그만큼 커졌고 음지에 있던 트로트 회사의 경영에도 투명성이 요구되고 있다는 뜻이다.


'트로트 저령화' 덩치 커진 시장에 2030도 들어왔다



최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개돼 화제를 모은 임영웅(34)의 1인 기획사 물고기뮤직의 '2025 감사보고서'는 현재 한국 대중문화 산업에서 트로트 시장의 권력이 2030으로 옮겨간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물고기뮤직은 지난해 공연 티켓 매출 등으로 약 320억 원을 벌어들였고, 이 회사의 유일한 소속 가수인 임영웅에 145억 원(정산금)이 돌아갔다. 수입 규모가 걸어 다니는 알짜 중소기업 수준이다. 20대에 서울 마포구 합정역 인근에서 군고구마를 팔고,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하며 손님이 없을 때 짬을 내 노래 연습했던 청년이 트로트로 일군 '인생 역전'이다.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서 군고구마를 팔며 가수의 꿈을 키웠던 임영웅의 옛 모습. KBS 영상 캡처


또래 2030은 '트로트 저령화'로 몸집이 커진 시장의 밑거름이 됐다. 임영웅의 공연 실황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티켓 예매자 중 2030 비중은 28%(CGV 집계)였고, 음원 사이트에서 트로트 음악을 들은 사용자 중 2030 비율은 12%(4월 1~7일 기준·멜론 집계)인 것으로 확인됐다. 물론 여전히 장년층이 주도하고 있지만, 2030의 시장 존재감도 트로트 시장에서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그룹 세븐틴 공연 다큐멘터리 영화에 K팝의 비주류 소비층인 5060의 티켓 예매율이 5%에 불과한 것과 비교하면 트로트에 줄곧 이방인으로 여겨졌던 2030이 새로운 소비자로 유입되고 있는 것이다. 트로트는 효(나훈아 '홍시)와 고향에 대한 그리움(배호 '돌아가는 삼각지'), 여성의 헌신(이미자 '여자의 일생') 등의 정서에 뿌리를 둬 그간 2030이 외면했던 것을 고려하면 이례적이다. 2030은 어떻게 트로트 산업의 주연(가수)이 됐고, 시장의 조연(소비자)이 됐을까.

"임영웅 '일편단심 민들레야~' 듣고" 30대 트로트 동지들 세계



직장인 임모(33)씨는 최근 5개월에 걸쳐 '전국 일주'를 했다. 임영웅 전국 투어 공연을 통해서다. 지난해 10월 인천을 시작으로 대구, 서울, 광주, 대전을 거쳐 올해 2월 부산 마지막 공연까지 8회를 '올출'(모든 공연 참석을 일컫는 말)했다.

"'미스터트롯'에서 임영웅이 '일편단심 민들레야'를 부르는 걸 보고 팬이 됐어요. 노래를 너무 잘하는 거예요. 그렇게 트로트에 관심을 갖게 됐죠. 구수한 매력이 있잖아요. 임영웅이 트로트 부르는 무대가 보고 싶어서 공연장에 다녀요. 요즘엔 트로트 선곡이 줄어 아쉽긴 하지만요." 임 씨의 말이다.

김광석이 부른 '어느 60대 노부부'를 알고 있는 장년세대가 '미스터트롯'에서 임영웅이 재해석해 선보인 같은 노래를 듣고 '기특'해하며 팬이 됐다면, 임씨는 임영웅이 부른 '정통 트로트'('일편단심 민들레야')를 듣고 관심을 갖게 됐다. 그런 임씨의 '트로트 동지'는 70대 이상 노년이 아니다. 임씨는 자신보다 한두 살 어린 세 명의 동생과 임영웅 공연을 함께 즐겼다.

"전 부치는 대신 트로트 공연 관람" 새로운 가족 돌봄

신모(23)씨는 어머니 효도 선물로 공연장에 따라갔다가 임영웅의 팬이 됐다. 사진은 기자와 나눈 문자 메시지 캡처.


임영웅과 박서진 등 젊은 트로트 가수 공연장을 찾은 2030세대 7명에 물어보니, 트로트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크게 두 가지였다.

①어머니를 통해 젊은 트로트 가수 세계에 입문했다.

"어머니가 좋아해서 임영웅 노래를 자연스럽게 듣게 됐고 노래를 참 잘 불러서 좋아하게 됐다. 노래가 귀에 착착 꽂혀서 신났고"(이모씨·24), "어머니가 박서진을 좋아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전해 듣다 보니 자연스럽게 익숙해졌다. 내가 따로 알아본 것도 아닌데 지금은 박서진의 데뷔 전 삶과 성격, 가족관계까지 알고 있다"(전모씨·37)고 했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처럼 자식의 유행이 부모에 옮겨가는 게 아니라 그 역전이 시작됐다. '덕질'하며 삶을 적극적으로 즐기는 노년층 즉 '오팔세대(Old People with Active Lives)'의 등장으로 인한 변화다.

※ 이 기사는 한국일보의 프리미엄 기사입니다. 더 자세한 기사 내용은 한국일보닷컴에서 로그인 후 무료로 보실 수 있습니다. 로그인하면 임영웅의 군고구마 장사를 멈추게 한 PD 인터뷰 영상과 30대 직장인들이 즐기는 '임영웅 놀이' 쇼츠 그리고 '올출' 인증 사진을 볼 수 있습니다. 링크를 복사해 주소창에 붙여 넣으세요. https://www.hankookilbo.com/news/article/A2026050909500005261

연관기사
• 할아버지 아들 손자 3대가 조종한 B-52 폭격기…100년간 '현역'인 이유는?
(www.hankookilbo.com/news/article/A2026051110560005457)
• "뭘 할지는 나중에…회사부터 만들자" 화웨이의 시작은 '묻지마 창업'
(www.hankookilbo.com/news/article/A2026051018150003778)
• 러닝할 때 발목 충격은 체중의 11배…부상 예방하는 가장 효과적 운동은?
(www.hankookilbo.com/news/article/A2026050614460005825)
• "임대료 싸고 맛집과 추억 많았던 충무로"… 영화인들이 떠나간 이유는?
(www.hankookilbo.com/news/article/A2026050723410003138)
• '중2병' 우리 아이 뇌 속에서 일어나는 일..."실제로 뇌가 깎여 나가는 성장통"
(www.hankookilbo.com/news/article/A2026042314360001092)


저작권 보호를 위해 본문의 일부만 표시됩니다.

원문 보기 →

댓글 (0)

0 / 1000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정동원의 다른 소식

정동원
정동원
11시간 전
정동원 해병대서 나라 지키는 사이 팬들은 기부 응원
정동원
정동원
15시간 전
'해병' 정동원은 나라지키고…'우주총동원'은 소아암 어린이 지킨다
정동원
정동원
2026.04.16
정동원 → 장민호·김희재·홍자까지! '사랑을 처방해 드립니다' OST 2차 라인업 공개
정동원
정동원
2026.04.16
정동원→정동원·홍자, '사랑을 처방해' OST 화려한 라인업
정동원
정동원
2026.04.16
장민호·김희재·정동원·홍자, '사랑을 처방해 드립니다' OST 2차 라인업
정동원
정동원
2026.04.13
정동원, '팬앤스타' 베스트뮤직 봄 27위 랭크 '막강 팬덤 입증'
정동원
정동원
2026.04.03
해병대 입대 정동원, 수료식서 검게 탄 얼굴로 “필승”
정동원
정동원
2026.04.03
구릿빛 피부·칼각 경례…해병대 간 정동원 수료식 근황
정동원
정동원
2026.04.03
해병대 입대한 정동원, 군기 든 모습으로 수료식서 근황 포착
정동원
정동원
2026.04.03
해병대 수료식서 포착된 정동원…늠름하게 거수 경례
모든 소식을 불러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