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 파업위기에 투자경고 종목까지 속출…'팔천피' 앞두고 켜진 '경고등'
2026.05.13 10:07
불장에 투자경고 넉달 만에 작년치 70% 돌파
‘조정→반대매매’ 악순환은 과도한 우려8000선 고지 턱밑까지 올랐던 코스피가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삼성전자 노사 협상결렬로 인한 파업 가능성과 투자 경고 속출 등 시장 과열에 따른 하방 압력을 받는 모양새다. 과도한 변동성과 '빚투'(빚내서 투자)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과거와 같은 대규모 강제 매매로 인한 증시 폭락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69% 내린 7513.65로 개장한 뒤 오전 9시50분 기준 2.07% 내린 7485.17에 거래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성과급을 놓고 노사 협상이 불발돼 총파업 가능성이 커지면서 큰 낙폭을 보였다. 삼성전자는 전장 대비 4.12%(1만1500원) 내린 26만7500원에 거래 중이다. 같은 시간 코스닥은 1.76% 내린 1158.58에 거래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3.9원 오른 1493.8원에 개장한 뒤 1495.4원에 거래 중이다.
간밤 뉴욕증시는 인플레이션 우려와 반도체 종목의 차익실현 매도세로 혼조세를 보였다. 12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6.09포인트(0.11%) 오른 49760.56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1.88포인트(-0.16%) 내린 7400.96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전장보다 185.92포인트(-0.71%) 내린 26088.20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상승장을 주도한 반도체주들이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마이크론(-3.61%), 퀄컴(-11.46%), 인텔(-6.82%), 샌디스크(-6.17%), 웨스턴 디지털(-5.25%) 등이 내렸다.
한편 올해 투자 경고 종목 지정 건수는 10년 새 최고치를 경신할 전망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이달 11일까지 코스피와 코스닥의 투자 경고 지정 건수는 총 250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과거 '동학개미운동' 열풍이 불었던 2020년(352건)과 지난해(348건) 연간 전체 수치의 70%를 불과 4개월여 만에 넘어선 것이다. 올해 월별 추이를 보면 1월 55건, 2월 47건, 3월 49건 수준을 유지하다 지난달 들어 80건으로 급증했다. 이달에는 5거래일 동안 19건을 기록했다.
시장별로 살펴보면 코스피에서는 이달 대원전선과 LS에코에너지가 투자 경고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글로벌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증설과 노후 전력망 교체 주기가 맞물리며 전력설비주에 투기적 수요가 몰린 영향이다. 코스닥에서는 라이콤, 우리로 등 광통신 관련 종목들이 지정됐다. 이는 AI 확산에 따른 데이터 처리량 급증으로 인해 기존 구리선의 한계를 극복할 차세대 전송 기술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시장경보제도는 소수 계좌에 매매가 집중되거나 주가가 일정 기간 급등하는 등 불공정거래 가능성이 있는 종목에 대해 거래소가 투자위험을 고지하는 제도다. 경보는 위기 수준에 따라 투자주의, 투자경고, 투자위험 3단계로 구분된다. 투자 경고 종목은 지정 후 추가로 주가가 급등하는 경우 거래가 정지될 수 있으며 투자위험 종목은 지정 당일 1일간 거래가 정지된다.
투자 경고 종목 급증은 주식시장에 대규모 자금이 쏠린 결과다. 코스피가 지난 2월 말 6000포인트 넘어선 뒤 증시 대기 자금과 빚투가 모두 증가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134조987억원으로 지난 2월25일(109조4676억원)보다 22.49% 늘었다. 같은 기간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32조1340억원에서 35조9985억원으로 12.03% 증가했다.
다만 신용잔고의 증가 폭이 코스피 주가 상승분을 밑돌고 있어 실제 빚투 리스크는 크지 않다는 평가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4월부터 이달 8일까지 코스피 주가는 48% 상승한 반면 신용잔고는 10% 증가에 그쳤다. 시장 주도주인 반도체 업종의 경우 주가가 78% 폭등하는 동안 신용잔고 증가율은 1%에 머물며 매우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IT 하드웨어나 전력기기 등 주요 AI 밸류체인 종목들 역시 신용 부담이 낮아 향후 지수 전반의 하락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신용잔고 절대 금액의 증가는 표면적으로 투기 과열에 대한 불안감을 줄 수 있는 환경인 것은 맞다"라면서도 "역대급 폭등장 속에서도 실제 신용잔고의 급증은 제한적이었다"고 진단했다. 이어 "증권사들의 신용공여 한도 제한과 증거금률 관리 등 공급 측면의 제약이 있었고, 대형주 장세 속에서 개인 투자자들이 현금 매수나 상장지수펀드(ETF)를 선호하는 등 신용을 덜 쓰는 수요 환경의 변화도 영향을 미쳤다"며 "결국 '조정 출현→레버리지 청산→반대매매로 인한 지수 추가 하락'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은 우려만큼 크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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