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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바지 입지 마세요!” 물리면 ‘약’도 없다…무서운 벌레의 습격, 올해 더 위험하다 [지구, 뭐래?]

2026.05.13 17:41

바지 위에서 발견된 진드기.[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김광우 기자] ‘봄철이 가장 위험한 시기’

가벼워지는 옷차림과 함께 야외 활동이 늘어나는 요즘. 단순히 나들이를 방해하는 것을 넘어, 바이러스 감염을 일으키는 벌레가 출몰하며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그 벌레의 정체는 ‘진드기’. 흔히들 진드기의 존재를 알고 있지만 위험성에 대해서는 과소평가하는 경우가 많다.

참진드기. [질병관리청 제공]


그러나 진드기는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치명적인 감염병을 전파하는 주요 매개체. 매해 감염자만 1만명 내외로 발생한다.

심지어 진드기 출몰의 위험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기온 상승으로 겨우내 죽지 않고 살아, 번식하는 진드기 개체가 늘고 있기 때문.

1년 내내 진드기 감염을 조심해야 하는 상황인 셈. 최근 들어서는 국내에서 발생하지 않았던 진드기 매개 감염병 진단 사례까지 보고된다.

피부에서 진드기를 제거하고 있다.[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진드기 중 야외 활동 시 가장 주의해야 하는 종은 ‘참진드기’. 주로 야외 풀밭, 산, 밭, 숲 등에 서식하며, 피부에 붙어 피를 빨아먹는다. 특히 등산 등 나들이객이 증가하는 요즘 계절은 참진드기로 인한 피해가 잦다.

참진드기가 위험한 이유는 단순히 ‘흡혈’에 있지 않다. 주의할 점은 일부 참진드기가 흡혈 과정에서 감염병 매개체가 될 수 있다는 것. 심지어 치명률이 높은 감염병이 전파되는 사례가 흔하게 발생한다.

진드기.[게티이미지뱅크]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4월 21일 울산광역시에서 올해 처음으로 참진드기를 매개로 하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환자가 발생했다. 해당 70대 남성은 텃밭에서 농작업을 한 뒤, 근육통과 발열, 오한, 식욕감소 등 증상을 앓은 것으로 알려졌다.

SFTS는 진드기가 활동하는 4월부터 11월까지 바이러스를 보유한 참진드기에 물려 감염된다. 물린 후 2주 이내 고열과 오심, 구토, 설사 등 증상을 나타낸다. 중증일 경우에는 혈소판, 백혈구 감소 및 다발성장기부전으로 사망할 가능성도 있다.

진드기.[게티이미지뱅크]


감염 사례도 적지 않다. SFTS 환자는 2013년부터 2025년까지 총 2345명으로 집계됐다. 그중 422명이 사망해 치명률이 18%에 달한다. SFTS는 별도의 치료제나 백신이 없기 때문에, 치명률이 유독 높은 감염병으로 분류된다.

문제는 시간이 갈수록 감염병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것. 기후변화로 참진드기 개체수와 활동 기간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질병관리청 감시 결과, 참진드기 발생 밀도를 나타내는 참진드기 지수는 2024년 기준 374.6로 2023년(288.2)보다 30% 높았다. 평년(328.8)과 비교해서도 13.9% 증가했다.

봄철 고열·근육통·구토 등의 증상을 동반하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의 원인인 작은소피참진드기의 성별 및 생활사별 크기 비교 도판 [질병관리청 제공]


진드기는 기후 환경의 영향을 크게 받는 생물. 기온 상승은 진드기의 월동 생존율을 높이고, 활동 기간을 연장한다. 실제 우리나라의 진드기 활동 기간은 4~10월이었지만, 3월~11월까지 확대되는 추세. 아울러 진드기 분포의 북쪽 확장을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강원도와 북부 지역에서도 활동이 관찰되고 있다.

이에 따라 SFTS 감염 사례도 점차 늘어난다. 2025년 감염자는 280명으로 2024년(170명)에 비해 64.7% 증가해, 2015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사망자 또한 26명에서 41명으로 늘었다.

진드기.[게티이미지뱅크]


진드기 매개 감염병은 SFTS뿐만 아니다. 치명률은 높지 않지만 쯔쯔가무시병, 라임병 또한 진드기 매개 감염병에 해당해 꾸준히 환자가 나오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국내에서 한 번도 발생하지 않았던 ‘오즈 바이러스’ 환자까지 나왔다.

오즈 바이러스는 지난 2018년 일본 진드기에서 최초 확인된 바이러스로, 2023년 사망 사례가 보고되기도 했다. 그런데 지난해 11월 우리나라에서 SFTS가 의심돼 검사를 받은 80대 여성의 검체에서 오즈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기후변화가 감염병 위험을 키운 사례가 이어지고 있는 셈. 세계보건기구(WHO)는 기후변화가 병원체와 매개체, 숙주에 영향을 미쳐 질병 매개체의 활동 기간과 분포를 바꾸고 있다고 설명한다. 유엔 산하 IPCC도 기후변화가 북반구에서 라임병과 진드기매개뇌염 발생을 증가시킬 것으로 전망했다.

광주보건환경연구원은 지역 근린공원, 등산로, 파크골프장 등 시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야외공간 40곳을 대상으로 참진드기 서식 분포를 조사하고 있다.[광주보건환경연구원 제공]


정부 또한 진드기 감염 매개병 감염 시스템 강화 등 대응책을 마련하고 나섰다. 하지만 SFTS의 경우 백신과 치료제가 없는 감염병인 탓에, 대응 상당 부분이 개인 예방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이에 진드기 예방 행동수칙 홍보 강화 등 선제 대응책이 더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오홍상 서울대 보라매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난 1월 발표한 관련 논문을 통해 “기후 변화, 생태계 파괴, 야외 활동 증가, 반려동물 및 야생 동물과의 접촉 증가 등으로 진드기 매개 질병이 다시 증가하고 있다”며 “진단 역량 강화와 공중 보건 대비 태세 강화가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진드기 매개 감염병 예방 홍보 리플릿.[대구시 제공]


한편 진드기 매개 감염병 예방을 위해서는 야외활동 및 농작업 시 진드기에 노출을 최소화할 수 있는 복장을 착용하는 게 중요하다. 긴팔·긴바지, 장갑, 양말 등이다. 보조적으로 진드기 기피제를 사용하는 것도 좋다. 등산 등 야외활동 시에는 돗자리를 펴서 앉고, 등산로를 벗어난 산길을 다니지 않도록 해야 한다. 진드기가 붙어있을 수 있는 야생동물과 접촉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SFTS 환자는 주로 4~11월에 농작업 및 야외활동 이후 발생하므로, 진드기에 물리지 않도록 긴 옷, 모자, 양말 등을 착용하여 노출 부위를 줄이고, 기피제를 사용할 것”이라며 “야외활동 후 2주 이내 고열, 소화기 증상 등이 있을 경우 즉시 의료기관을 방문하여 진료받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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