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공수처 떠도는 '쿠팡', 진퇴양난 '관봉권'…수난 겪는 '상설특검 사건들'
2026.05.13 04:30
'검사 혐의 발견' 통상보다 느슨한 기준
특검 파견 검사 부장인 부서에서 판단해
'특검 이어 검찰도 사실상 떠넘기기' 뒷말
특검조차 "기소 못 해" 관봉권은 출구 없어
안권섭 상설특별검사팀이 검찰로 넘긴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 퇴직금 불기소 의혹' 잔여 사건들이 조용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로 이첩됐다. 상설특검과 검찰을 거쳐 공수처까지, 가시적인 수사 진척 없이 사건만 표류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상설특검이 검찰에 넘긴 '관봉권 띠지 폐기 의혹' 사건 역시 공수처 이첩도, 불기소 처분도 내려지지 않은 채 방치돼 있다. 상설특검과 검찰의 '눈치보기'로 수사 기간만 한없이 늘어지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12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 김호경)는 지난달 말 상설특검에서 넘겨받은 쿠팡 관련 사건들 중 일부를 공수처에 이첩했다. 쿠팡 사건은 지난해 인천지검 부천지청이 쿠팡 자회사인 CFS의 일용직 근로자 퇴직금 미지급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엄희준 당시 부천지청장 등이 주임검사에게 무혐의 결론을 압박했다는 의혹에서 출발했다. 상설특검은 2월 말, 부천지청 지휘부가 형사3부장이었던 문지석 검사를 '패싱'한 책임이 있다며 엄 검사 등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했다.
다만 상설특검은 부천지청 지휘부가 대검찰청 보고 과정에서 압수수색 결과 중 일부를 고의 누락했다거나, 쿠팡 측에 압수수색 계획 등 수사정보를 누설했다는 의혹 등의 수사를 마무리 짓지 못했다. 이들 사건은 3월 초 수사 기간이 종료되면서 중앙지검으로 인계됐다. 이 중 엄 검사 등 현직 검사들이 피의자인 사건들이 공수처로 이첩됐다.
중앙지검은 사건을 넘겨받은 후 약 2개월간 압수수색, 핵심 관계자 조사 등 추가 조사를 사실상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검찰은 검사 피의자 사건을 넘겨받거나 고소·고발을 접수한 경우 일정 기간 수사를 진행한 뒤 혐의에 대한 의심이 충분히 무르익은 시점에 공수처로 넘긴다. 공수처법은 다른 수사기관이 검사의 고위공직자범죄 혐의를 발견할 경우 공수처에 사건을 이첩해야 한다고 규정하는데, '혐의 발견'의 기준을 엄격하게 해석한 것이다. 수사를 거의 하지 않은 검찰이 사건을 보낼 만큼 혐의를 파악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에서, 이번 이첩은 시점 등이 이례적이란 지적이 제기된다. 수도권 검찰청의 한 부장검사는 "검찰 조사가 못 미더워 출범한 상설특검이 넘긴 사건이라, 검찰도 추가 수사를 진행하기 난감하지 않았겠느냐"고 말했다.
김 부장검사가 지휘하는 형사3부가 사건을 이첩한 것도 '어색한 장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상설특검에서 쿠팡 사건을 수사한 당사자가 바로 김 부장검사이기 때문이다. 물론 검찰이 '수사 연속성'을 반영해 형사3부에 사건을 배당한 것일 수 있고, 규정 위반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다만 차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특검에 파견됐던 검사 입장에서 '혐의가 발견됐다'는 것 외에 다른 판단을 하기도 힘든 것 아니냐"면서 "수사 객관성을 강조하는 최근 경향과는 배치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검찰 내부에선 '어떻게 처리해도 부담스러운 사건이니 김 부장검사가 총대를 멘 것 아니냐'는 뒷말도 나온다. 여기에 만성적인 사건 적체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공수처가 사건을 제때, 제대로 처리할 수 있느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법조계에선 정부·여당이 특검을 남발하면서 빚어진 혼선이자 부작용이란 평가를 내놓는다. 그러면서 상설특검이 쿠팡 사건과 함께 검찰에 넘긴 관봉권 띠지 의혹 사건을 함께 거론한다. 관봉권 띠지 의혹은 특검이 '기소하기 어렵다'는 사실상 결론을 내고도 불기소 처분을 미룬 사건으로 현재 발생지인 서울남부지검 형사1부에 배당만 된 상태다. 지방검찰청의 부장검사는 "쿠팡 사건에 비해 더욱 공수처에 이첩할 근거가 부족하고, 그렇다고 바로 불기소 처분하기엔 정치권 눈치가 보이지 않겠느냐"며 "그대로 방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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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hankookilbo.com/news/article/A20260326153000022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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