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란 호르무즈 대치에 제3국 선박 불똥…아찔한 '유령 운항'
2026.05.13 15:09
공격·제재 피하기 위해 위치신호 끈 '다크 운항' 600% 증가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미국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일대 통제권을 놓고 맞서면서 이란과 직접 관련이 없는 상선들까지 안전 통항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12일(현지시간) 해상 정보 전문가들을 인용, "호르무즈 해협 주변에서 선박들이 정상 운항 때 필요한 위치·식별 정보를 송신하지 않은 채 항해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이란 당국은 지난 2월 말 미국·이스라엘의 선제공격으로 전쟁이 시작되자 호르무즈 해협 통제에 나서 각국 유조선 등 선박 운항을 제한하고 있다. 미국 또한 호르무즈 해협 등을 통해 이란 항구를 오가는 모든 선박을 차단하는 해상 봉쇄에 나섰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액화천연가스(LNG) 물동량의 약 20%가 지나던 핵심 교역로다.
미군 중부사령부(CENTCOM)는 지난달 대이란 해상 봉쇄 계획 발표 당시엔 "이란 항구가 아닌 곳을 오가는 선박의 호르무즈 해협 통항 자유를 방해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현장에선 이란과 미국의 통제권 주장이 충돌하면서 상선들의 선택지가 좁아지고 있다는 게 NYT의 지적이다.
중부사령부에 따르면 미군은 해상 봉쇄 이후 이날까지 상선 65척의 항로를 변경하고 선박 4척을 무력화했다. 이는 전날 발표 때보다 항로 변경 선박이 3척 늘어난 것이다. NYT는 "이들 선박 모두 이란 국적이거나 이란과 연계된 것은 아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이란 측도 자체적으로 호르무즈 해협 범위를 확대했다고 밝혀 그 통제 수준이 강화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란 혁명수비대 해군의 모하마드 아크바르자데 정치부사령관은 국영방송 인터뷰에서 "호르무즈 해협의 범위가 크게 확대됐다"며 "광범위한 작전 지역으로 바뀌었다"고 밝혔다.
아크바르자데 사령관에 따르면 이란 측은 자국이 통제하는 호르무즈 해협의 범위를 기존 약 20~30마일(약 32~48㎞)이 아니라 자스크·시리크 해안에서 대툰브섬 너머까지 이어지는 200~300마일(약 322~483㎞) 이상 지역으로 10배나 넓혔다.
이 때문에 각국 선박들은 공격이나 제재를 피하기 위해 위치송신장치(AIS)와 레이더를 끄고 다니는 이른바 '다크 운항'을 늘리고 있다. 해상 정보업체 윈드워드의 아미 다니엘 최고경영자(CEO)는 호르무즈 해협 일대 다크 운항이 미·이란 전쟁 전보다 "600% 증가했다"고 전했다.
NYT에 따르면 베트남 국영 석유사 PV오일이 최근 미국 측에 호르무즈 해협 통항 허용을 요청한 몰타 선적 유조선 '아기오스 파누리오스 1호'가 이처럼 복잡한 상황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다.
이 선박은 그리스 선사 이스턴메디터레이니언매리타임이 관리하는 초대형 유조선으로, 이라크산 원유를 싣고 호르무즈 해협에서 벗어나 베트남으로 향하던 중 오만만 인근에서 회항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란 매체들은 이 선박이 당국의 허가를 받아 해협을 통과했다고 보도했으나, 미 국방부 당국자는 "(대이란) 봉쇄 위반을 막기 위해 해당 선박을 회항시켰다"고 밝혔다고 NYT가 전했다.
NYT는 "정황상 '아기오스 파누리오스 1호'가 이란 영해와 해안을 따라 항해했거나 전쟁 중 이란이 새로 마련한 통행료 체계에 따라 통행료를 내거나 조율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달 초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이란 측이 선박들의 호르무즈 해협 안전 통항 대가로 '통행료' 납부를 요구하는 데 응할 경우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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