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B vs 3T' 엇갈린 미중…이란전쟁 변수속 '정상간 스몰딜' 무게
2026.05.13 11:40
무역·희토류 부분합의 가능성…입장 첨예한 안보 의제는 현상 유지 관측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0일 부산 김해공군기지 의전실 나래마루에서 미중 정상회담을 마친 뒤 회담장을 나서며 악수하고 있다. 2025.10.30 handbrother@yna.co.kr
(베이징=연합뉴스) 김현정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14일 베이징 정상회담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무역 문제부터 국제 이슈까지 양국이 협상 테이블에 올릴 다양한 의제에 관심이 쏠린다.
양국은 이번 회담을 앞두고 관세·수출통제 등 무역, 희토류, 농축산물, 대만 문제, 이란 전쟁, 인공지능(AI), 각종 제재 등 다양한 이슈에 대해 직간접적으로 입장을 드러내며 '신경전'을 펼쳐왔다.
다만 장기화하는 중동 불안이 글로벌 경제의 최대 변수로 떠오른 상황이라 미중 정상은 큰 그림을 그리며 전격적으로 관계 개선을 추진하기보다는 서로의 입장을 확인하고 충돌 관리에 집중하는 '스몰딜'에 나설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중 간 우선순위 달라…갈등 관리·합의점 찾기 주력 중국 관영 매체와 주요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미중이 협상을 원하는 의제는 우선순위 측면에서 온도 차가 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가시적 성과가 절실한 만큼, 대두(Beans)·쇠고기(Beef) 등 농축산물과 보잉(Boeing) 항공기 구매와 관련한 중국의 '확약'을 받기를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앞서 구상을 밝힌 양국 무역·투자위원회(Board of Trade·Board of Investment)를 통해 대중 무역적자 축소와 희토류 확보 등 안정적 교역 메커니즘을 유지하려는 이른바 '5B 의제'를 내세울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시 주석은 '하나의 중국'으로 요약되는 양안(兩岸·중국과 대만<Taiwan>) 문제에 대한 미국의 입장 표명과 대(對)중국 고율 관세(Tariff) 및 첨단기술(Technology) 수출 통제 완화 등 '3T' 의제를 꺼내 들 것으로 예상된다.
로이터 통신은 수요 부진과 저가 대체품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중국이 작년 10월 미중 정상회담에서 약속한 것 이상으로 미국산 대두를 추가 구매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하는 한편, 옥수수·수수·제분용 밀·쇠고기·가금류 등에 대한 신규 구매 합의 가능성을 언급했다.
전문가들은 양국이 전격적으로 새로운 합의를 도출하거나 반대로 대립을 표면화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이 사실상 독점적 지위를 가진 희토류를 협상 카드로 활용해 공급망 안정과 맞교환 형태의 양보를 이끌어내고, 미국은 지난 2월 대법원에서 무효화 된 '상호관세'를 대체할 새로운 관세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중국 요구를 일부 반영해 합의점을 찾는 것이 유력한 시나리오로 점쳐진다.
이밖에 AI 안전성과 군사적 활용 문제 역시 새롭게 부상한 협상 축으로 꼽힌다.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입장 첨예한 대만 문제…상호 자극 자제 전망 미중 간 입장차가 뚜렷한 의제 중 하나인 대만 문제에 있어서는 두 정상 모두 긴장감을 높일 수 있는 발언을 자제하며 갈등 관리에 방점을 찍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대만 의회에서 당초 편성안(약 400억달러) 대비 대폭 감액된 250억달러(약 37조원)의 국방 예산이 승인돼 무기 판매를 계획하던 미국이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배경으로 대만 문제에 대한 기존 입장을 뒤집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AP통신은 에드가 케이건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연구원 발언을 인용해 "미국은 중국과의 첨단 기술 경쟁에서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대만의 반도체 산업에 크게 의지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다른 것을 얻기 위해 이를 희생하는 식의 거래를 할 가능성은 작다"고 짚었다.
이 매체는 또 시 주석이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 제한이나 주요 미국 관리들의 대만 방문에 대한 비공식적인 제한 등 물밑 협상을 시도할 수도 있다고 봤다.
문일현 중국 정법대 교수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번 회담에서 관세와 무역 문제는 양국이 어느 정도 합의에 이를 가능성이 있지만 (대만 문제 등) 다른 현안들은 쉽게 접점을 찾기 어려워 보인다"며 "대부분 의제는 양측이 서로의 입장을 확인하고 관리하는 수준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이란 전쟁 중재' 지렛대 쥔 中…中에너지 조달망 겨눈 美 당초 양측이 회담 일정을 타진하던 올해 초와 달리 미국·이란 전쟁 변수가 국제 정세를 뒤흔들면서 이란과 대화 창구를 보유한 중국의 패가 다소 우세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중국은 이란과의 거래를 문제 삼아 미국이 발표한 중국 기업·개인 제재에 '준수 금지령'으로 대응하며 이란 카드를 협상의 핵심 지렛대로 적극 동원하는 모습이다.
미국은 이란의 주요 원유 수입국이자 경제적 버팀목인 중국이 이란을 압박하면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 긴장을 완화할 수 있다고 보고 중국의 개입과 중재를 여러 차례 요구한 바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으로 출발하기 전 취재진에 "이란이 (정상회담) 논의 대상 중 하나라고는 하지 않겠다"며 중국 측 도움이 필요 없다고 말하는 등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협상력이 약화하는 상황을 경계하는 듯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을 통해 시 주석에게 이란 설득을 비롯한 종전 해법 마련을 요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은 이란산 원유 거래와 관련해 중국 기업뿐 아니라 홍콩·아랍에미리트(UAE) 소재 기업으로 제재 대상을 넓히고 중국의 에너지 조달망을 직접 겨냥하며 압박하고 있다.
극자외선(EUV) ·첨단 심자외선(DUV) 노광장비 등 장비 수출을 막아 중국의 첨단 반도체 생산을 구조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핵심 반격 카드도 여전히 가진 상황이다.
hjkim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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