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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노소영 첫 조정 빈손… 최태원 출석일 다시 잡는다

2026.05.13 11:54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뉴스1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재산분할 파기환송심 첫 조정이 결론 없이 끝났다. 재판부는 조정을 중단하지 않고, 최 회장이 출석할 수 있는 날을 다시 잡아 두 번째 조정기일을 열기로 했다.

서울고법 가사1부(재판장 이상주 부장판사)는 13일 오전 10시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재산분할 파기환송심 첫 조정기일을 열었다. 이날 조정은 약 1시간 만에 종료됐다.

조정은 재판부가 판결을 내리기 전 당사자들이 합의를 시도하는 절차다. 조정이 성립하면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이 생긴다. 재산분할 액수뿐 아니라 지급 시기와 방식 등 판결로 세밀하게 정하기 어려운 조건도 협의할 수 있다. 조정이 성립하지 않으면 재판부가 대법원 판단 취지에 따라 재산분할액을 다시 산정해 판결하게 된다.

이날 조정에는 노 관장만 직접 출석했다. 최 회장은 나오지 않았고 대리인단만 참석했다. 노 관장 측 변호인은 조정이 끝난 뒤 “최 회장이 출석 가능한 날에 가급적 빨리 두번째 조정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노 관장은 이날 검은색 재킷과 치마 차림으로 법원에 나왔다. 그는 “SK주식이 세 배 넘게 올랐는데 상승분도 (재산 분할에) 반영돼야 한다고 보는가”, “합의에 진전이 있었는가” 등 취재진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은 1988년 9월 결혼해 세 자녀를 뒀다. 그러나 2015년 최 회장이 혼외자의 존재를 공개하면서 두 사람의 혼인관계는 사실상 파탄에 이르렀다.

소송은 최 회장이 2017년 7월 이혼 조정을 신청하면서 시작됐다. 조정이 결렬되자 2018년 2월 정식 소송으로 넘어갔다. 이혼에 반대하던 노 관장은 2019년 12월 이혼에 응하겠다며 맞소송을 냈고, 재산분할로 최 회장 보유 SK 주식의 절반가량을 청구했다.

1심은 2022년 12월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 1억원과 재산분할금 665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당시 재판부는 최 회장의 SK 주식을 재산분할 대상으로 넓게 인정하지 않았고, 노 관장의 재산 형성 기여도 제한적으로 봤다.

항소심은 결론을 크게 바꿨다. 서울고법은 위자료를 20억원으로 높이고,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재산분할금 1조3808억원을 지급하라고 했다. 최 회장 보유 SK 지분을 재산분할 대상으로 포함하고, 전체 재산 중 35%를 노 관장 몫으로 본 결과였다.

항소심 판단의 핵심에는 노태우 전 대통령 측 자금 300억원이 있었다. 노 관장 측은 이 자금이 SK그룹 성장의 기반이 됐고, 따라서 SK 주식 가치 증가에 노 관장 측 기여가 인정된다고 주장했다. 항소심은 이 주장을 받아들여 노 전 대통령 측의 무형적 지원을 재산 형성 기여로 평가했다.

대법원은 지난해 10월 이 부분을 다시 심리하라고 판단했다. 노 전 대통령 측 300억원이 불법 자금이라면, 그 돈이 SK에 유입됐더라도 재산분할 과정에서 노 관장의 기여로 반영할 수 없다는 취지다. 다만 위자료 20억원을 인정한 항소심 판단은 그대로 확정했다.

파기환송심의 쟁점은 최 회장 보유 SK 주식을 재산분할 대상으로 볼 수 있는지, 노 관장의 기여도를 어느 정도 인정할 수 있는지다. 최근 SK하이닉스 주가가 급등한 점도 변수다. 재산분할 대상 재산의 가치는 보통 사실심 변론이 끝나는 시점을 기준으로 산정된다. 기준 시점을 이번 파기환송심으로 볼지, 항소심 변론이 끝난 2024년 4월로 볼지에 따라 분할액이 달라질 수 있다.

양측이 조정에서 합의하지 못하면 재산분할 규모와 지급 방식은 재판부 판단으로 정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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