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국가기념식이냐, 지역 행사보다 못해”···‘동학 세계화’ 외치던 정치권, 기념식엔 ‘달랑 1명’ 왔다
2026.05.13 10:19
정치권 핵심 인사 불참, 문화장관에 지역의원 1명 와
“최소한의 존중조차 없어 참담···무관심만 확인”
“이게 정말 국가기념식이 맞습니까. 차라리 지역 행사가 나았습니다.”
지난 11일 서울 국립중앙박물관 대강당에서 열린 ‘제132주년 동학농민혁명 국가기념식’에 참석한 동학 유족과 관련 단체들이 부실한 행사 준비와 저조한 의전 수준에 강한 유감을 표했다.
13일 동학농민혁명 관련 단체들에 따르면 올해 행사는 2019년 국가기념일 지정 이후 5년 만에 서울에서 개최됐다. 발상지인 전북 정읍 등을 벗어나 전국적 연대와 확산을 모색한다는 취지였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유족이 들러리로 전락했다”는 성토가 이어졌다. ‘국가기념식’이라는 명칭이 무색할 만큼 정부와 정치권의 무관심이 고스란히 드러났다는 지적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대독한 축사를 통해 “동학농민혁명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위대한 첫걸음”이라며 “국가폭력 진상규명과 명예 회복”을 강조했다. 국가기념일 지정 이후 현직 대통령의 첫 공식 축사라는 상징성에도 불구하고 현장의 반응은 냉랭했다.
대통령과 국무총리 등 정부 핵심 인사는 행사에 참석하지 않았고 정치권 참석자도 정읍·고창을 지역구로 둔 윤준병 의원 한 명에 그쳤다. ‘민주주의의 첫걸음’이라는 수사와 달리 정부와 정치권의 실질적 관심과 예우는 턱없이 부족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송기수 동학농민혁명계승사업회 이사장은 “동학의 역사적 의미와 희생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조차 찾아보기 어려웠다”며 “다른 국가기념식과 비교하는 것 자체가 민망할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말로는 민주주의의 출발점이라고 치켜세우면서 실제 대우는 참담했다”며 “유족들 사이에서는 실망을 넘어 분노가 터져 나왔다”고 비판했다.
이 같은 현실은 불과 며칠 전 정치권이 쏟아낸 약속과도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지난 6일 더불어민주당 소속 전북 지역 단체장 예비후보들은 전북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동학농민혁명을 미래 전북의 확고한 정체성이자 미래 먹거리로 육성하겠다”며 ‘동학 세계화’를 약속했다.
당시 이원택 전북지사 예비후보를 비롯한 전북 지역 단체장 예비후보들은 동학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 핵심 참여자 독립유공자 서훈 추진, 글로벌 동학 아카이브 조성 등 다양한 구상을 제시했다.
하지만 불과 닷새 뒤 열린 국가기념식이 정부와 정치권의 무관심 속에 치러지면서 정치권의 ‘취사선택식 동학 소비’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선거철마다 ‘동학 정신’을 앞세우지만 정작 합당한 예우와 실질적 지원은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 유족회원은 “국가기념식이라면 최소한의 국가적 품격과 예우는 갖춰야 하는 것 아니냐”며 “지역 행사보다 못한 조악한 구성에 할 말을 잃었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권의 약속이 공허하게 느껴질 만큼, 동학이 지금도 철저히 홀대받고 있다는 현실만 다시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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