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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ISA 전쟁]② KB證, 장기 WM 플랫폼화 '분수령'

2026.05.13 10:49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면서 증권사들의 경쟁 구도 역시 단순 계좌 확보에서 장기 자산관리 경쟁으로 이동하고 있다. 특히 KB증권은 ISA를 단순 절세 상품이 아닌 자산관리(WM)와 연금까지 연결되는 장기 플랫폼으로 육성하는 전략에 힘을 싣고 있다. 다만 실제 투자 자금이 해외 상장지수펀드(ETF)와 단기 매매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점은 변수로 꼽힌다. ISA 시장이 예상보다 브로커리지 중심으로 흘러갈 경우 WM 확대 전략의 실효성 역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2월 말 기준 ISA 가입금액은 59조원으로 집계됐다. 2020년 말 6조원 수준과 비교하면 약 10배 가까이 증가한 규모다. 특히 투자자가 직접 국내 주식과 ETF 등에 투자할 수 있는 투자중개형 ISA 규모는 41조7000억원까지 확대되며 시장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과거 ISA가 예·적금 중심 절세 계좌 성격이 강했다면 최근에는 직접 투자와 장기 자산관리 플랫폼으로 성격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투자중개형 ISA 도입 이후 ETF를 활용한 분산투자와 장기 투자 수요가 동시에 확대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에서는 ISA 경쟁의 핵심이 단순 계좌 수 확보보다 고객 체류 시간과 자산관리 전환율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단순 거래 고객보다 장기 투자 고객을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따라 WM·연금·디지털 플랫폼 경쟁력이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KB증권 역시 ISA를 장기 자산관리 플랫폼으로 육성하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ISA 고객을 단순 거래 고객이 아니라 연금과 WM으로 연결되는 장기 고객 기반으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이다.

KB증권 관계자는 "ISA는 중·장기 투자에 적합한 구조로 인해 WM 자산관리 고객 기반 확대의 기회로 보고 있다"며 "리테일 전략 역시 단순 계좌 확대보다 자산관리 중심으로 고도화되는 방향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KB증권은 ISA 고객 대상으로 온라인 거래 수수료 혜택과 공모주 청약 우대 등을 제공하고 있다. WM투자전략부의 하우스뷰를 기반으로 포트폴리오를 제안하고 리밸런싱 서비스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장기 고객 확보에 나서는 모습이다. ISA 만기 자금을 개인형퇴직연금이나 연금저축으로 연결하는 전략 역시 강화하고 있다.

이 같은 전략은 ISA를 단순 세제 혜택 상품이 아니라 자산관리 파이프라인의 시작점으로 활용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실제 업계에서는 ISA와 연금계좌를 함께 운영하는 고객일수록 장기 체류 가능성이 높고 자산관리 수요 역시 확대되는 경향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ISA 시장 확대가 반드시 WM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지는 아직 불확실하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최근 ISA 자금 흐름 상당 부분이 미국 증시 관련 ETF 등 해외 투자형 상품으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ISA 편입자산 가운데 국내 상장 해외 펀드 비중은 2024년 말 19.7%에서 올해 2월 말 24.7%까지 확대됐다. 반면 예·적금 비중은 같은 기간 47.8%에서 29.1%로 낮아졌다. ISA가 절세 기반의 투자 플랫폼으로 변하고 있다는 의미지만 동시에 국내 투자 활성화라는 정책 목적과 실제 자금 흐름 사이 괴리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정부가 ISA 세제 혜택 확대를 통해 국내 장기 투자 기반을 강화하려 하고 있지만 실제 투자자들은 세제 효율성이 높은 해외 ETF 중심으로 자금을 이동시키고 있다는 점도 변수다. 절세와 글로벌 자산 배분 수요가 동시에 맞물리면서 ISA가 국내 투자 플랫폼보다 글로벌 투자 플랫폼으로 활용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결국 KB증권의 ISA 전략 역시 단순 계좌 확대보다 고객을 얼마나 장기 자산관리 체계 안으로 끌어들이느냐가 핵심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ISA 시장이 장기 투자 중심으로 자리 잡을 경우 WM 경쟁력이 강한 증권사들이 유리할 수 있지만 반대로 단기 거래 중심 시장으로 흘러갈 경우 브로커리지 경쟁 심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ISA 경쟁은 결국 고객의 자산관리 전 주기를 얼마나 플랫폼 안에서 관리할 수 있느냐의 문제"라며 "WM과 연금, 디지털 플랫폼 연결 구조를 얼마나 정교하게 구축하느냐에 따라 향후 시장 판도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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