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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행선 달리는 AI 저작권 이슈…“정부가 빨리 풀어줘야”

2026.01.15 17:58

국가AI전략위, 저작권 관련 협단체들과 간담회
임문영(가운데) 국가AI전략위원회 부위원장이 저작권 관련 협단체들과 15일 가진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팽동현 기자


저작권 이슈를 두고 국내 창작자들과 인공지능(AI) 산업계가 평행선을 달린다. 서로 양보와 협의가 필요하다는 공감대는 형성됐지만, 이들 간 거래와 시장 논리에 맡기기엔 입장차가 크고 법·제도상 미비·모호한 구석도 적지 않다. 풀어야할 숙제는 많은데 시간은 부족한 상황이다.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이하 AI전략위)는 15일 서울스퀘어에서 ‘대한민국 인공지능 행동계획(안)’ 내 저작권 과제 관련해 유관 협·단체들과 간담회를 개최했다. 선사용·후보상 방침과 텍스트데이터마이닝(TDM) 면책 등 최근 정부와 국회에서 추진되면서 창작자들이 우려를 표명한 사안들에 대해 의견을 나누기 위해 마련됐다.

이 자리에서 AI전략위는 AI행동계획 내 저작물 과제 관련 기본원칙을 설명했다. 우선 뉴스, 도서·문헌 출판, 신문, 방송, 음악·영상처럼 원 저작권자를 명확히 알 수 있고 저작권신탁관리단체가 존재하는 등 이미 거래시장이 형성된 분야에 대해선 선사용·후보상이 아니라 저작권자의 정당한 권리를 보장하며 합리적인 거래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다만, 온라인 공개 게시물 등 거래시장이 형성되지 않은 저작물에 대해선 저작권자들이 쉽게 학습금지 등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은 저작물이나 원 저작권자가 명확치 않은 저작물에 대해선 적법한 접근하에 제3자 우선 활용을 허용하되, 추후 수익공유 등을 활성화함으로써 장기적으로 새로운 거래시장이 조성될 수 있도록 한다.

아울러 국가대표 AI기업들이 오픈소스 공개와 대국민 활용을 목적으로 개발 중인 AI모델 등 사회적 이익 증진과 그 공익성이 높은 저작물 활용에 해당하는 경우 현행 저작권법상 공정이용 제도 등이 활성화되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저작권자 측이 온전히 동의하진 않는 분위기다. 신한수 한국신문협회 디지털협의회장은 “이미 사용돼 효용이 떨어진 데이터에 대해 나중에 보상기준을 마련한다 해도 과연 정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투명성 의무가 법제화돼야한다. 어떤 데이터를 사용했고 어디에 어떻게 쓰이는지 저작권자들이 알 수 있어야 합의·협상이 진행될 수 있다”고 짚었다.

김시열 대한출판문화협회 상무는 “저자와 출판사의 노력이 담긴 데이터를 (기업들이) 값싸게 대하는 경향이 있다. 사전 논의 없이 비용을 미리 정해놓고 콘텐츠를 받으려 한다”고 꼬집었다. 또 추가열 한국음악저작권협회장은 “이미 저작권법에 공정이용 일반조항이 존재하고 점차 사회적 합의를 도출해나가는 단계인데 당장 TDM 면책 입법을 추진하는 것은 성급한 접근이며 법적 불확실성이 해소된다는 보장도 없다”고 피력했다.

공정이용 확대해석 우려도 제기됐다. 남상석 한국방송협회 사무총장은 “현재로선 AI 개발에서 어느 게 영리 추구고 어느 게 공익 기여인지 구분하기 어렵다”고 말했고, 정재홍 한국방송작가협회 이사장은 “AI의 공정한 이용이 어디까지고 어떻게 풀어갈지 법제화되지 않으면 창작자들이 희생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또 송영웅 한국방송실연자협회 이사장은 “개인적으로 TDM 면책 규정 도입은 찬성하나, 마찬가지로 저작권법 등에 정당한 보상 방안을 명시하는 등 균형점을 찾아야 할 것”이라 주장했다. 김동훈 한국디지털콘텐츠창작자협회장은 “(웹툰·웹소설처럼) 저작권자에 대한 보상이 지속적으로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AI산업계도 고충을 토로하긴 마찬가지다. 최지영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상임이사는 “사법적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고 쓸 수 있는 데이터가 없다면 정부가 GPU 26만장을 들여와도 제대로 활용하기 어렵다”고 성토했다. 조영기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사무총장은 “스타트업들도 감당 가능한 비용과 절차로 합법적인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는 경로를 여럿 마련하는 게 핵심”이라 강조했다.

박연정 한국인공지능·소프트웨어산업협회 전무는 “업계는 당연히 선 합의, 후 사용 원칙을 동의하고 있으나, 애매모호한 여러 저작물과 그 확인 절차들을 일일이 하긴 어렵다”면서 “곧 시행될 AI기본법과 저작권 관련 논의가 산업에 혼란스러운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AI전략위가 이에 대해 실태조사를 해주길 바란다”고 건의했다.

치열한 논의가 오갔지만 참여자들 모두 지금이 AI G3 도약을 위한 골든타임이란 인식과 저작권 관련 조속한 해결 필요성에 공감했다. 유튜브·넷플릭스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처럼 해외종속으로 흐를 수 있다는 위기감도 공유했다. 이 가운데 그동안 문화체육관광부 등 정부에서 관련 논의와 소통이 미진했다는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AI전략위는 이날 나온 의견을 종합해 대한민국 AI행동계획 내 저작권 해당 과제를 보완할 계획이다. 추후 관계부처와 함께 관련 이해관계자들과의 지속적인 만남의 장을 마련할 예정이다.

임문영 AI전략위 부위원장은 “지금 이 순간에도 소중한 콘텐츠가 국내에서 생산되고 있으나 해외와 달리 해당 저작물들이 저작권자의 권리를 보호하며 수익으로 이어지지도, AI기업이 활용하지도 못한 채 회색지대로 방치되고 있다”면서 “AI시대 급격한 환경 변화는 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급격한 변화에서도 AI G3 도약에 있어 창작자와 AI산업이 함께 공생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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