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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명품·다이소 1000원 상품만 팔리는 시장···‘불장’이 낳은 소비 양극화[경제밥도둑]

2026.05.13 06:00

코스피가 다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8000선을 눈앞에 둔 1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종가 등이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 대비 324.24포인트(4.32% ) 오른 7822.24에 장을 마쳤다. 강윤중 선임기자


유통업계 실적에서 ‘소비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게 확인되고 있다. 주식시장 불장으로 자산이 불어난 소비자는 명품에 지갑을 활짝 열었고, 고물가·고금리에 형편이 어려워진 소비자는 저가 매장으로 발길을 돌렸다. 올 1분기 주요 백화점 실적이 역대급 호황을 기록하고, 균일가 생활용품점 다이소가 지난해 연매출 4조원을 돌파한 것이 상징적이다.

롯데·신세계·현대 등 백화점 3사는 나란히 올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찍고, 영업이익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30~40%에 달했다. 롯데쇼핑은 1분기 백화점 부문 매출 8723억원(전년 동기대비 증가율, 8.2%), 영업이익 1912억원(47.1%)을 올렸다. 신세계는 백화점 사업에서 매출 7409억원(12.4%), 영업이익 1410억원(30.7%)을 기록했고, 현대백화점은 백화점 부문 순매출이 6325억원(7.4%), 영업이익은 1358억원(39.7%)이었다.

백화점 업계에선 객단가와 마진율이 큰 명품 등 고가 상품 판매가 증가한 것이 실적 호조의 주된 이유라고 분석한다. 각 사별로 상품군 구분엔 차이가 있지만 백화점 3사 모두 고가 상품 판매가 크게 증가했다. 현대백화점은 1분기에 해외명품 30.0%, 해외패션 35.6%, 워치·주얼리 50.2% 매출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롯데백화점 매출은 명품 30%, 패션 25%, 럭셔리 주얼리·워치 55% 증가했다. 신세계백화점 매출 신장률은 럭셔리 부띠크 32.0%, 럭셔리 주얼리 55.6%, 럭셔리 워치 36.9%였다. 업계 관계자는 “외국인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 미만”이라며 “외국인 고객이 전체 매출 성장을 견인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명품 매출은 국내 백화점 전체 매출의 40% 수준까지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와 올해 주요 명품 브랜드들이 잇따라 가격을 인상했지만, 명품시장 성장세는 멈출 줄 모른다. 명품시장이 축소되고 있는 주요국들과 반대 흐름이다. 지난해 에르메스(1조1250억원), 루이비통(1조8543억원), 샤넬(2조130억원) 등 주요 브랜드가 한국에서 나란히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업계에선 전례 없는 주식 ‘불장’과 백화점 호황을 연결지어 해석하기도 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부동산에 묶여있던 자산이 주식시장에 풀리면서 수익을 실현했거나 수익을 기대하는 고객들이 명품 등 백화점 소비를 늘린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서정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주식 등) 금융자산 증가는 부동산보다 유동화가 손 쉽고 빨라 소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실현손익뿐 아니라 평가손익 역시 실시간 수치화돼 심리적 ‘부의 효과(자산 가치가 상승했다고 여기면 소비를 증가시키는 현상)’를 극대화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내수 시장 특징은 고가품 수요뿐 아니라 저가상품 수요가 덩달아 늘고 있다는 점이다. 500~5000원짜리 상품을 파는 아성다이소는 지난해 매출 4조5363억원, 영업이익 4424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다이소에서 판매하는 상품 수는 3만여종에 달하는데, 고객 선호를 반영해 매달 수백개의 신상품을 내놓고, 신상품 수만큼 기존 상품을 퇴출한다. 다이소는 건강기능식품, 화장품, 브랜드 의류 등을 판매하면서 기존 시장을 점차 장악해가고 있다.

‘정크푸드’의 상징처럼 여겨지며 쇄락의 길을 걷던 패스트푸드 업체들도 고물가 속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한국맥도날드는 2024년 8년 만에 흑자 전환한 뒤 지난해엔 매출이 전년 대비 14.5% 증가(1조4310억원)했다. 롯데리아를 운영하는 롯데GRS는 지난해 8년 만에 매출 1조원에 복귀했다(1조1189억원). 버거킹을 운영하는 BKR은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12.6% 오른 8922억원으로 역대 최대였다.

주식 ‘불장’의 수혜를 누렸는지에 따라 ‘K자형 양극화 소비시장’ 중 어디에 속할지가 갈리고 있다. 40대 A씨는 지난 3월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유명 브랜드의 스테인레스 채반과 실리콘 주걱을 1만8000원에 구입했다. A씨는 이틀 뒤 다이소 매장에 들렀다가 유사한 제품을 4000원에 파는 것을 보고는 대형마트에서 구입한 제품을 환불했다. 그는 “대출금을 갚느라 월 100만원 저축도 힘든 상황”이라며 “주가가 올랐다는 기사나 삼성전자·SK하이닉스 성과급 기사를 보면 박탈감만 들어 아예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고가와 최저가만 각광 받는 양극화 상황에서 중간가격대 상품 시장은 하락세가 뚜렷하다. 산업통상부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중산층이 생필품 구매를 위해 많이 찾는 대형마트의 올해 3월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15.2% 감소했다. 백화점을 제외한 오프라인 유통 채널 전반의 불황과 함께 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의 매출 급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대형마트들은 가격 경쟁으로 승부를 걸었다. 이마트는 기존 PB(자체 브랜드)인 ‘노브랜드’ 상품 약 1500종에, 5000원 이하 가격인 ‘5K프라이스’ 상품군(330여종)을 강화했다. 4980원짜리 스팀다리미를 내놓은 게 대표적이다. 노브랜드 매출은 지난해 1조3950억원으로 성장했다. 롯데마트도 간편식 PB ‘요리하다’ 550여종과 식품·비식품 통합 브랜드 ‘오늘좋은’ 1500여종을 판매 중이다. 롯데마트의 지난해 PB 매출은 전년 대비 11.4% 성장했다.

주식시장 활황이 낳은 양극화 소비는 앞으로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 중간층 소비 축소가 내수시장 활력을 떨어뜨려 시장 회복을 방해할 수 있다. 남성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30일 “일반적으로 필수소비재의 경기 민감도가 낮다는 인식과는 상반된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하위계층의 소비 여력은 축소되고, 자산을 활용해 소득을 증가시킬 수 있는 상위계층의 소비 여력은 확대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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