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들어선 ‘받들어총’…광화문광장에 오세훈표 ‘감사의 정원’
2026.05.12 20:30
민주주의 공간에 ‘군사 상징물’
시민단체들 “정치적 야욕의 결과”
정원오·권영국 후보도 비판 가세
서울시가 12일 광화문광장에서 ‘감사의 정원’ 준공식을 열고 ‘반들어총’ 모양의 조형물을 일반에 공개했다. 서울시는 6·25전쟁 참전 용사에게 감사하는 의미를 담았다고 하지만, 민주주의 성지인 광화문광장의 총 모양 조형물은 시대착오적이라는 비판이 계속되고 있다.
감사의 정원 준공식에는 6·25 참전 22개국 주한 대사와 참전 용사 등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상징 조형물을 비롯해 감사의 정원 지상부와 지하부를 둘러봤다. 시장 후보 자격으로 참석한 오세훈 서울시장은 축사에서 “그간 광화문광장에는 나라를 지키신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호국 정신이 있고 백성을 위해 글자를 만드신 세종대왕의 애민 정신도 살아 있었지만, 정작 자유대한민국의 자유와 번영, 그리고 세계 시민과의 연대를 기억하는 공간이 없었다”며 “‘감사의 정원’은 바로 그 빈자리를 채우는 공간”이라고 강조했다.
감사의 정원 지상부에는 받들어총 조형물 ‘감사의 빛 23’이, 지하에는 미디어 체험 공간 ‘프리덤 홀’이 들어섰다. 서울시는 그간 ‘감사의 빛 23’을 22개 참전국이 기증한 석재를 활용해 조성하겠다고 밝혔으나, 실제 이용된 석재는 네덜란드·인도·그리스·벨기에·룩셈부르크·노르웨이·독일 등 7개국이 기증한 것이 전부다. 서울시 관계자는 “스웨덴·호주·미국·태국·튀르키예 등 5개국 석재도 올해 말까지 활용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받들어총 조형물은 광화문광장 세종대왕 동상 왼쪽 대각선 뒤편에 설치돼 있으며, 높이는 6.25m다. 오 시장은 애초 이곳에 100m 높이의 태극기 게양대를 두려 했다. 하지만 정치권 안팎의 반대에 부딪히자 대신 받들어총을 내세웠다. 6·25전쟁에 참전한 22개국에 감사의 뜻을 전하겠다며 집총경례(받들어총)를 모티브로 한 23개(대한민국 포함) 조형물을 설치하기로 한 것이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 내부에서조차 전면 백지화 주장이 나올 만큼 각계각층의 반대가 심했지만, 서울시는 공사를 밀어붙였다.
한글단체와 민족문제연구소 등 시민사회단체들은 이날 세종대왕상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세종대왕 동상 바로 옆에 군사주의를 상징하는 23개 돌기둥을 세우는 것은 ‘민본’을 강조한 세종대왕 정신을 훼손하고, 국가주의를 내세우려는 시도”라고 했다. 이들은 “오 시장 개인의 상징을 만들고자 하는 정치적 야욕의 결과”라고 주장했다.
감사의 정원 완공 시점이 2027년에서 6·3 지방선거 직전으로 앞당겨진 것도 도마에 올랐다. 보수층 표 결집을 노린 오 시장 선거 전략에 맞춘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호국이라는 명분을 앞세워 지지층을 결집하고 선거에 유리하게 작용하려는 것”이라며 “대통령과 맞서는 보수 재건 투사라는 이미지 강화를 노린 오 후보의 꼼수”라고 비판했다. 권영국 정의당 서울시장 후보도 “오 후보는 선거를 앞두고 치적을 쌓고 극우 표심을 잡기 위해 수많은 반대에도 불구하고 조급하게 공사를 강행했다”며 “대다수 서울 시민은 존재도 모르는 사업에 최대 730억원 예산이 투입된 것을 두고 볼 수 있느냐”고 말했다.
저작권 보호를 위해 본문의 일부만 표시됩니다.
원문 보기 →댓글 (0)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광화문광장의 다른 소식
모든 소식을 불러왔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