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창] AI와 철도 버블
2026.05.12 17:57
증시 상승의 원동력은 역시 AI 데이터센터다. 이번 AI 붐과 비교할 만한 사례는 이제 닷컴 버블과 철도 버블밖에 없다. 닷컴 버블과 철도 버블 모두 버블이 꺼진 뒤에도 인프라가 남았다. 1829년 영국 리버풀~맨체스터 노선 개통 이후 철도 산업에 대한 관심이 커졌고, 1845년 의회가 263개 철도회사를 승인하면서 투자 열풍이 확산됐다. 그러나 철도 열풍은 1945~1947년 철도주가가 65% 하락하면서 싸늘해졌다. 다만 과잉투자로 깔린 철도망은 영국 산업혁명의 기반이 됐다.
닷컴 버블도 유사했다. 1993년 WWW 서비스가 공개되면서 인터넷 대중화가 시작됐다. 1995년 넷스케이프 기업공개(IPO)가 시장 관심을 키웠다. 광풍은 1999~2000년 대규모 IPO로 이어졌다. 하지만 나스닥지수는 2000년 3월 이후 2년 만에 78% 폭락했다. 그래도 이때 지어진 PC·인터넷 인프라는 버블 붕괴 후 모바일 혁명이 가속화되는데 기여했다. 둘 다 ‘나쁜 버블’이기보다, ‘착한(?) 버블’이었다.
AI붐도 착한 버블이 될 가능성이 높다. 데이터 처리와 생성이 쉬워져 생산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물론 AI 투자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를 가늠하기는 어렵다. 확실한 것은 2022년 11월 챗GPT 출시 이후 본격적인 인프라 투자 경쟁이 시작됐고, 한창 진행 중이라는 사실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철도 버블 당시 자금 조달, 즉 채권 발행 규모는 영국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 1 수준이었다. 철도 투자 규모는 GDP의 6%대에 달했다. 닷컴 버블 당시였던 2000년 미국 정보처리장비와 소프트웨어 투자 규모는 GDP의 4~5% 수준이었다. 올해 빅테크 기업들의 데이터센터 투자 규모는 7200억 달러로 추산되는데, 내년엔 1조 달러가 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GDP 대비 2~3% 수준이다. 투자 규모가 과거 철도·닷컴 버블과 비교해 아직 적다는 의미다.
이번 AI 붐은 기업 도산 측면에서도 다르다. 과거 기술 광풍에 뛰어든 기업들은 열기가 식은 이후 많이 도산했다. 오늘날 빅테크 기업들은 데이터센터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부도가 날 확률은 희박하다. 철도 버블 당시 자금 조달은 외부 자본이 주도했지만, AI 분야 빅테크들은 막대한 내부 현금 흐름으로 자금을 조달했다. 부채로 자금을 조달한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적어도 버블 붕괴의 임계점은 이전보다 훨씬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
반도체주와 코스피 목표가 상향 러시가 이어지고 있다. 시장 과열에 대한 불편함도 있지만 아직 AI 인프라는 한창 지어지고 있다. 설령 지금의 흥분이 나중에 버블로 확인되더라도, 남겨진 인프라는 다음 혁명의 기반이 될 것이다. 반도체·전력 인프라·에너지는 버블 붕괴가 보다 확실하게 확인되기 전까지 보유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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