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사 단전·단수' 이상민 징역 7→9년…2심 "죄책 무거워"(종합)
2026.05.12 16:37
"최후 순간에 위법·위헌 지시 따르기로 선택…책임 회피 일관"
(서울=연합뉴스)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12일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공판에 출석해 선고를 듣고 있다.
서울고법 내란전담재판부인 형사1부(윤성식 부장판사)는 이날 내란 중요임무 종사, 위증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전 장관에게 징역 9년을 선고했다. 2026.5.12 [서울고법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이승연 기자 = 12·3 비상계엄 당시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를 전달하는 등 내란에 가담한 혐의로 기소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2심에서 징역 9년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내란전담재판부인 형사1부(윤성식 부장판사)는 12일 내란 중요임무 종사, 위증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전 장관에게 징역 9년을 선고했다. 1심의 징역 7년 형보다 2년 늘어났다.
2심은 1심과 같이 이 전 장관의 혐의 대부분을 유죄로 인정하고 죄책에 비해 1심 형이 가볍다며 형량을 늘렸다.
2심 재판부는 이 전 장관이 2024년 12월 3일 윤석열 전 대통령으로부터 국회 등 주요 기관 봉쇄와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를 받고 당시 소방청장에게 "(경찰에서) 연락이 가면 서로 협력해서 적절한 조처를 해라"는 취지의 지시를 내린 혐의(내란중요임무 종사)를 유죄로 인정했다.
이 전 장관 측은 단전·단수 지시가 담긴 문건을 받지 않았고, 소방청장에게 전화로 "단전·단수 요청이 있었느냐"고 물었을 뿐 직접 지시하진 않았다고 주장했으나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비상계엄이 위법했다거나 윤 전 대통령에게 국헌문란의 목적이 있었음을 몰랐다는 주장도 배척됐다.
재판부는 "법감정을 가진 일반인이라면 이 사건의 위헌·위법성을 충분히 알 수 있었다"며 "내란에 대한 포괄적 인식이 없었다는 주장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원형민 기자 = circlemin@yna.co.kr X(트위터) @yonhap_graphics 인스타그램 @yonhapgraphics
2심 재판부는 작년 2월 윤석열 전 대통령의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 변론에서 위증한 혐의도 대부분 유죄로 판단했다.
구체적으로 윤 전 대통령에게 단전·단수 지시 문건을 받지 않았고, 소방청장에게 협조 지시를 내리지 않았다는 발언은 허위 증언이라고 봤다.
다만 윤 전 대통령이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에게 비상계엄 관련 문건을 전달하는 장면을 보지 못했다는 취지로 허위 증언한 혐의는 1심과 같이 무죄로 판단했다.
2심 재판부는 또 이 전 장관이 허석곤 전 소방청장에게 단전·단수 지시를 전달해 경찰의 관련 요청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준비 태세를 갖추게 하는 등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도 1심과 같이 무죄로 봤다.
당시 일선 소방서에서 언론사 단전·단수와 관련한 경찰 요청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준비 태세를 갖췄다고 보기 어렵고, 소방청장이 서울소방재난본부장에게 단전·단수 협조를 지시했다고 보기도 어렵다는 취지에서다.
2심은 양형 배경과 관련해 "피고인이 지시한 언론사 단전·단수 조치는 물리적으로 비상계엄에 비판적인 언론보도를 불가능하게 할 뿐 아니라, 그곳에서 근무하는 국민들의 생명 및 신체 안전에 중대한 위해를 가하는 것"이라며 "합법적인 비상계엄 상황에서도 허용될 수 없는 위법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이 비상계엄 선포 당시 국민의 안전과 재난관리를 책임지는 지위에 있었던 점에 비춰 죄책이나 비난 정도가 매우 무겁다"고 질타했다.
재판부는 또 "피고인은 비상계엄의 요건을 정확히 파악해 대령을 보좌해야 하는 지위에 있었고, 당시 비상계엄 선포가 위법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며 "그럼에도 비상계엄 선포를 용인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거나 법적 책임을 회피하려는 태도로 일관하는 점에서 비난 가능성은 매우 크다"고 꾸짖었다.
아울러 단전·단수 협조 지시를 이행할지 스스로 결정할 지위·권한 시간이 있었음에도 결국 최후의 순간에는 위헌·위법한 지시를 따르겠다고 선택했다"며 "내란 중요임무 종사의 실체적 진실을 은폐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위증한 행위의 위법성도 결코 작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12일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공판에 출석해 선고를 듣고 있다.
서울고법 내란전담재판부인 형사1부(윤성식 부장판사)는 이날 내란 중요임무 종사, 위증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전 장관에게 징역 9년을 선고했다. 2026.5.12 [서울고법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photo@yna.co.kr
재판부는 이 전 장관이 사전에 비상계엄을 모의하거나 예비하진 않은 점, 단전·단수도 주도적으로 계획하지 않은 점, 내란의 폭동 행위에 관여한 부분이 크지 않은 점, 처벌 전력이 없는 점을 유리한 양형 사유로 언급했다.
다만 "피고인의 경력과 범죄의 성격을 보면 처벌 전력이 없다는 점은 제한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yo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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