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사 단전·단수’ 이상민 2심 징역 7년→9년…“형 가벼워 부당”
2026.05.12 17:15
法 “행안부장관 지위 비춰 1심 형은 가벼워 부당”
항소심 재판부는 내란의 위험성에 비추면 원심 선고형인 징역 7년은 형이 너무 가볍다고 봤다. 재판부는 “헌법의 근간인 국민주권주의, 자유민주주의, 국민 기본권 보장, 법치주의 등의 가치는 우리 사회가 역사적 경험과 국민적 합의를 통해 정립한 것”이라며 “폭력 등으로 헌법기관의 권능 행사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헌법 기능을 소멸시키는 것은 어떤 경우에도 용인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만약 내란이 성공해 헌법질서가 폭력에 의해 무너지게 되면 이를 원래대로 회복한다는 것은 대단히 어렵다”며 “내란행위에 대해서는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했다.
행정안전부 장관이라는 이 전 장관의 지위에 비춰 보면 더욱 죄책이 무겁다고 봤다. 재판부는 “단전·단수 지시는 언론·출판에 대한 허가와 검열을 넘어 물리적으로 비상계엄에 대한 비판적인 보도를 불가능하게 할 뿐 아니라, 그곳에서 근무하고 있는 국민들의 생명과 신체의 안전에 중대한 위해를 가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은 당시 국민의 안전과 재난관리 업무를 총괄 지휘하는 자리에 있었음에도 위법한 지시를 했다. 지위에 비춰 죄책이나 비난의 정도가 매우 무겁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결과적으로 단전·단수가 실행되지 않았다고 해서 사정이 달라지지는 않는다고 봤다. 재판부는 “단전·단수를 하지 않은 건 비상계엄 선포가 당초보다 지연되고, 예상보다 일찍 국회가 해제 결의를 했으며 피고인 지시의 불법성을 인식한 소방청장, 소방청 차장이 그 불법성을 덜어내고 우회적으로 지시를 전달한 것에 기인한 것”이라고 했다. 위증 혐의에 대해서도 “범행의 실체적 진실을 은폐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위증했다”며 “위법성의 정도가 작지 않다”고 했다.
“이상민, 비상계엄 위법 인식하고도 이를 용인”
이 전 장관은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단전·단수 문건을 교부받은 적 없다”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행안부 장관에게 봉쇄 계획이 적힌 문건을 건넸다는 김용현 전 장관 진술이 근거가 됐다. 이 전 장관이 한 전 총리에게 문건을 건네는 모습이 대통령실 CCTV에 찍힌 점도 고려했다. 소방청장에게 전화로 단전·단수를 지시한 적 없다는 주장도 소방청장 진술에 근거해 배척됐다.
이 전 장관은 윤석열 전 대통령으로부터 국회 봉쇄 및 언론사 단전·단수를 지시 문건을 건네받고 소방청장에게 이행을 지시한 혐의(내란중요임무종사)와 소방청장으로 하여금 단전·단수 지시를 일선 소방서에 하달하게 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로 구속기소됐다. 지난해 2월 11일 윤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단전·단수를 지시한 적 없으며, 대통령으로부터 지시받은 사실도 없다”고 말하는 등 위증한 혐의도 있다.
이 전 장관은 흰 셔츠와 검은 정장을 입은 채 법정에 출석했다. 재판부를 향해 고개를 한번 꾸벅 숙인 후 착석한 이 전 장관은 재판장을 주시한 채 무표정으로 선고를 들었다. 선고가 끝난 후에는 변호인들과 한 명씩 악수를 나눴다. 퇴정할 때 방청석에 앉은 가족이 “아빠, 내일 봐”라고 말하자 미소를 지으며 손짓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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