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항소하지 않은 혐의, 2심 재판부가 판단하는 건 위법”
2026.05.12 13:38
검찰이 항소하지 않아 1심에서 확정된 혐의를 2심 재판부가 심리해서는 안 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징역 8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제주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2일 밝혔다.
A씨는 2024년 7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제추행) 등 혐의로 징역 1년에 5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명령받았다. 작년 3월 형 집행을 마치면서 전자장치 부착 기간 혈중알코올농도 0.03% 이상 음주를 하지 말라는 준수사항도 부과받았다.
하지만 A씨는 법원의 이같은 명령에 따르지 않고, 2025년 8월 제주시 용담2동의 한 교차로 근처에서 지인 1명과 소주 1병 반을 나눠 마셨다. 이후 A씨는 같은 날 오전 10시 35분쯤 제주보호관찰소 보호서기보 B씨로부터 음주측정을 받았는데,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0.215%로 측정됐다.
B씨는 A씨에게 귀가할 것을 안내했다. 그러나 A씨는 집에 가지 않고 같은 날 오후 12시 50분쯤 제주시의 한 시장 근처에서 막걸리 등을 추가로 마셨다. B씨는 오후 1시 18분쯤 음주측정을 다시 했고,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243%로 측정됐다. A씨는 정당한 사유 없이 음주제한 준수사항을 위반한 혐의로 결국 재판에 넘겨졌다.
앞서 1심은 A씨에게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A씨가 음주를 한 후 혈중알코올농도를 측정한 시점을 오전과 오후로 나눠 판단했는데, 오전 10시 35분에 혈중알코올농도가 0.03%를 넘어간 건 유죄로 판단하고 오후 1시 18분에 측정된 건 무죄로 봤다. 재판부는 오후에 측정된 혈중알코올농도에 대한 유죄 사실을 인정하기에는 검사 측 증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A씨는 항소하지 않았으나 검사는 무죄 부분에 대해 항소했다.
항소심은 1심 판결을 파기한 뒤, 무죄와 유죄 부분을 합쳐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1심이 무죄로 판단했던 오후 측정 혈중알코올농도에 대해 “혈중알코올농도가 0.243%로 측정돼 추가로 음주제한 준수사항을 위반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했다.
대법원은 이 같은 2심 판결에 문제가 있다고 봤다. 일부는 유죄, 일부는 무죄가 선고된 1심 판결에 검사만 무죄 부분에 대해 항소한 경우, 항소하지 않은 유죄 부분은 확정된 상태로 항소심이 진행된다는 것이 대법원 판례이기 때문이다.
대법원은 “A씨가 1심 판결에 항소하지 않았고 검사는 무죄 부분에 대해서만 항소했기 때문에 1심의 유죄 부분은 확정됐다”며 “이미 확정된 부분까지 심리해 다시 형을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심리의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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