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단타·빚투 판치는 코스피, 냉정한 경계심 필요하다
2026.05.12 11:42
한국 증시가 오랜 침체를 벗어나 활력을 되찾고 기업 가치 재평가 기대가 커지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최근 시장 분위기는 정상적 투자 열기라기보다 투기 과열 양상에 가까워 보인다. 금융감독원이 11일 이례적으로 직접 나서 단타 매매와 빚투 위험을 경고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시장 급등이 이어지자 “지금이라도 올라타지 않으면 나만 뒤처진다”는 포모(FOMO)심리도 빠르게 번지고 있다. 뒤늦게 추격 매수에 뛰어드는 개인 투자자들이 급증하고, 초단기 매매도 과열되는 모습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국내 개인 투자자들의 거래 회전율은 미국이나 일본보다 훨씬 높다. ETF(상장지수펀드)를 하루에도 몇 번씩 사고파는 거래가 급증했고 일부 인버스 ETF는 하루 회전율이 70%를 넘는다고 한다. 장기 투자보다 단기 시세차익을 노린 거래가 그만큼 과열돼 있다는 뜻이다. 투자라기보다 사실상 투기에 가깝다.
이런 단타 매매는 시장 변동성을 키울 뿐 아니라 거래 비용 부담으로 결국 개인 투자자 수익률을 잠식할 가능성이 크다.
‘빚투’ 증가세도 심상치 않다. 증권사 신용융자 잔액은 35조원을 넘어섰고 올해 들어서만 8조원 이상 늘었다. 빚을 내 투자에 성공한 사례까지 회자되면서 빚투를 부추기는 분위기까지 생겨나고 있다.
이런 과열 분위기 속에 고수익을 내세운 테마형·레버리지 ETF상품도 빠르게 늘고 있다. 특정 산업이나 종목에 베팅하는 이런 ETF는 변동성이 훨씬 크다. 더구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를 두 배로 추종하는 개별 종목 레버리지 ETF까지 출시를 앞두고 있다. 상승장에서는 높은 수익을 낼 수 있겠지만 하락장에서는 손실도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밖에 없다. 특히 빚까지 내 레버리지상품에 투자한 상황에서 주가가 급락하면 반대 매매가 연쇄적으로 발생해 시장 충격을 더 키울 가능성도 있다.
지금 코스피 상승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는 점도 불안요인이다. 둘의 시가총액이 코스피 전체의 40% 안팎에 이른다. 미국 블룸버그통신이 최근 “한국 반도체주 급등이 시장의 취약성을 가리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현재로선 AI 열풍이 더 세지만 기대가 꺾일 경우 한국 증시는 훨씬 더 큰 충격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유동성과 기대심리에 올라탄 증시는 언제든 조정받을 수 있다. 정부와 금융당국도 증시 상승 자체를 정책 성과처럼 소비할 것이 아니라 과열과 쏠림, 과도한 레버리지 확대를 면밀히 경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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