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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우 존스 산업평균지수
다우 존스 산업평균지수
실물경기 잊은 ‘AI칩 랠리’, 11% 더 간다는데 [트럼프스톡커]

2026.05.12 08:38

■윤경환 특파원의 트럼프 스톡커(Stocker) <215>
S&P·나스닥, ‘AI 붐’ 기대 타고 연일 최고가
닷컴버블 때와 달리 반도체 실제 이익 급증
월가 거물 “1~2년 뒤 급격한 조정” 비관론도
日서도 “투자 과열 경계”...중동은 시한폭탄
트럼프, 휘발유·소고기 등 물가 안정책 고민
폴 튜더 존스 튜더인베스트먼트 창립자. 존스 창립자는 1987년 10월 이른바 ‘블랙먼데이’로 불리는 증시 폭락을 예측하고 공매도로 막대한 수익을 거둬 유명해진 미국 헤지펀드 업계의 거물이다. 그는 지난 7일(현지 시간) CNBC에서 현 AI 도입 단계를 윈도 95 출시와 함께 인터넷의 상용화가 가속화된 1995년에 비유하며 “인터넷 보편화에 따른 생산성 증대 기적이 4년~4년 반 정도 지속됐는데 지금은 그 과정의 50∼60% 지점에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1∼2년은 더 갈 것”이라며 “주가지수가 40% 더 오른다고 상상하면 국내총생산(GDP) 대비 시가총액 비율이 아마 300∼350%에 달할 것인데 그때가 되면 숨막힐 정도로 급격한 조정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진 제공=CNBC 캡처
중동 지역의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서도 뉴욕 증시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연일 사상 최고가 행진을 펼치고 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산업 성장에 대한 기대가 그 원료인데, 이제는 웬만한 지정학적 악재에도 흔들리지 않는 분위기다. 상당한 가격 부담이 생겼음에도 월가에서는 관련주의 주가가 연말까지 더 오를 수 있다는 데 힘을 싣고 있다. 현 AI 반도체주들이 장밋빛 전망에만 기대는 것이 아니라 이익을 이미 내면서 주가가 오르고 있기에 과거 ‘닷컴버블(1990년대 중후반 인터넷 투자 거품 현상)’ 시대 때 주요 종목들과는 다르다는 진단이다. 물론 최근 주가가 너무 급격히 올라서 상당폭의 조정이 올 수 있다는 예측도 만만찮게 제기된다. 게다가 최근 중동 전쟁에 따른 국제 유가 급등과 이로 인한 물가 상승, 경기 침체 가능성으로 실물 경기가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도 큰 변수로 꼽힌다.

S&P500·나스닥, ‘AI 붐’ 기대 타고 연일 최고가...닷컴버블 때와 달리 반도체 이익 급증

미국 맨해튼의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11일(현지 시간) 한 거래중개인이 전화로 업무를 보고 있다. UPI연합뉴스
11일(현지 시간)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95.31포인트(0.19%) 오른 4만 9704.47에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3.91포인트(0.19%) 상승한 7412.84, 나스닥종합지수는 27.05포인트(0.10%) 뛴 2만 6274.13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S&P500과 나스닥지수는 8일에 이어 2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뉴욕 증시를 끌어올린 재료는 이날도 ‘AI 붐’에 대한 기대였다. AI 데이터센터와 그래픽처리장치(GPU),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폭증할 것이라는 예상에 힘입어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2.60% 급등한 1만 2081.04로 마감해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주요 기술주 가운데서도 엔비디아(1.97%), 마이크론(6.50%), 인텔(3.62%), AMD(0.79%) 등 반도체주들이 강세를 보였다. 반도체주는 8일에도 인텔이 애플과 차세대 기기용 반도체 생산 계약을 맺었다는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인텔(13.96%), AMD(11.44%), 마이크론(15.49%), 샌디스크(16.60%) 등 줄줄이 폭등했다.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이 심각한 교착 상태에 빠진 점을 감안하면 기술주를 중심으로 한 뉴욕 증시의 이 같은 흐름은 상당히 이례적인 현상이라는 분석이다. 국제 유가나 물가, 국채 금리, 달러화 가치, 경제성장률 등 실물경제 지표와는 상당히 격리된 채 움직이는 양상이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월가에서도 이번 랠리가 얼마나 갈지를 두고 설왕설래하고 있다. 이날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야데니리서치의 에드 야데니 최고투자전략가는 지난 10일 투자자 노트에서 올해 말 S&P500지수 목표치를 기존 7700에서 8250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날 S&P500지수가 7412.84에 마감한 점을 감안하면 연말까지 11.3% 더 오를 여지가 있다고 본 셈이다. HSBC도 올 연말 S&P500지수 목표치를 7500에서 7650으로 올려 잡았다. HSBC는 최근 미국 기업들의 실적 전망치가 늘어났다는 점을 들어 이들의 주당순이익(EPS) 증가율이 20%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야데니 최고투자전략가는 “기업 실적 기대치 상향 조정이 최근 몇 달처럼 빠르게 이뤄진 경우는 이제껏 본 적이 없다”며 “증시에서도 실적 주도의 급등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짚었다.

WSJ도 9일 ‘반도체 주식의 거대한 질주가 둔화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최근 주가 급등이 AI 수요 폭발과 기업들의 엄청난 실적 성장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했다. WSJ에 따르면 9일 기준으로 최근 6주간 S&P500지수에 포함된 반도체 기업들의 시가총액은 약 3조 8000억 달러(약 5560조 원)나 증가했다. 종목별로는 최근 1년간 샌디스크 주가가 4039.7%, 마이크론이 769.8%, 인텔이 483.2% 올랐다. 에이전트형으로 진화한 생성형 AI 모델의 발전· 경쟁으로 GPU뿐만 아니라 중앙처리장치(CPU), 메모리 등 모든 종류의 반도체에 수요가 들러붙고 있는 까닭이다.

WSJ는 특히 현재 반도체 회사들이 엄청난 이익 성장을 거두고 있다는 점에서 기업 대다수가 실제 이익을 거의 내지 못했던 닷컴버블 때와는 양상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실제 월가에서는 메모리 제조 업체인 마이크론만 해도 2026 회계연도(2025년 9월 4일∼2026년 9월 3일)에 매출 1070억 달러(약 156조 4000억 원), 영업이익 770억 달러(약 112조 6000억 원)를 거둘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마이크론은 2023년 회계연도(2022년 9월 2일∼2023년 8월 31일)에는 155억 달러(22조 6600억 원)의 매출만 거두면서 영업 손실을 냈던 회사다. 미국 반도체주의 랠리는 한국 증시의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 주가 상승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다. 바클레이스 애널리스트들은 6일 투자자 서한에서 “대다수가 일반적으로 믿는 것보다 ‘미친 움직임’이 더 오래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라”고 썼다.

“1~2년 뒤 급격한 조정” 비관론도...일본에서도 “AI 투자 과열 경계해야”

영화 ‘빅쇼트’의 실제 인물로 유명한 미국의 공매도 투자자 마이클 버리 사이언애셋 대표. 연합뉴스
가격 부담이 커지다 보니 월가에 경계의 목소리도 잇따르고 있다. 브로드컴과 TSMC에 투자한 샌프란시스코의 은퇴 변호사 피터 파인버그는 9일 WSJ에 “내 포트폴리오가 최근 수년간 S&P500지수보다 수익률이 좋았고 올 들어서는 주가가 약간 초현실적인 수준으로 올랐다”면서도 “파티는 경찰이 들이닥쳐 해산시키기 30분 전에 가장 즐거운 법이라는 사실을 나는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1987년 10월 이른바 ‘블랙먼데이’로 불리는 증시 폭락을 예측하고 공매도로 막대한 수익을 거둬 유명해진 미국 헤지펀드 업계 거물 폴 튜더 존스 튜더인베스트먼트 창립자도 7일 CNBC에서 현 주가가 1~2년 뒤 크게 내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존스 창립자는 현 AI 도입 단계를 윈도 95 출시와 함께 인터넷의 상용화가 가속화된 1995년에 비유하며 “인터넷 보편화에 따른 생산성 증대 기적이 4년~4년 반 정도 지속됐는데 지금은 그 과정의 50∼60% 지점에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1∼2년은 더 갈 것”이라며 “주가지수가 40% 더 오른다고 상상하면 국내총생산(GDP) 대비 시가총액 비율이 아마 300∼350%에 달할 것인데 그때가 되면 숨막힐 정도로 급격한 조정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영화 ‘빅쇼트’의 실제 인물로 유명한 미국의 공매도 투자자 마이클 버리 사이언애셋 대표도 8일 뉴스레터 플랫폼 서브스택에 게시한 글에서 “증시는 고용보고서나 소비자심리지수 발표에 따라 오르내리지 않고 그동안 올랐으니까 그냥 오르고 있다”며 “1999∼2000년 거품의 마지막 달에 도달한 느낌”이라고 주장했다. 버리 대표는 이어 “나스닥100지수 기업의 주가수익비율(PER)이 43배로 높아졌다”며 “월가가 가장 높은 평가를 받는 기업들의 이익을 50% 이상 과대계상하고 있을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버리 대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앞두고 미국의 비우량 주택담보대출(서브프라임 모기지)의 몰락에 베팅해 큰돈을 벌고 이름을 날린 인물이다. 버리 대표는 지난해부터 AI 산업 거품론을 적극적으로 부각하면서 팰런티어 등에 공매도를 걸었다고 소개했다.

주식시장의 거품을 우려하는 곳은 미국뿐이 아니다. 최근 닛케이225평균주가(닛케이지수)가 최고가를 경신하는 일본에서도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11일 닛케이지수와 뉴욕 증시의 S&P500지수, 한국 코스피지수가 지난해 말과 비교해 80% 가까이 상승한 배경에 AI 투자 과열이 있다며 이를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실제 일본의 경우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하기 전날인 2월 27일부터 이달 7일까지 닛케이지수는 평균 7% 상승했지만, 시장 전체를 반영하는 도쿄증권거래소 시총 기반 종합주가지수인 토픽스는 2% 하락했다.

중동 사태는 출구 안 보여...트럼프도 휘발유·소고기 값 등 물가 안정책 고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UPI연합뉴스
닛케이는 주식시장 호황을 뒷받침하는 단기 투자금 가운데는 국채를 담보로 빌린 돈을 투자하고 이를 담보로 또 대출을 받은 형태의 돈이 많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자금이 소비 활성화나 설비 투자로 흐를 가능성은 작다고 봤다. 만약 2022년 영국 ‘트러스 쇼크’와 같은 충격이 나타날 경우 국채 대량 매도가 일어나 시장이 도미노처럼 무너질 수도 있다는 진단이었다. 트러스 쇼크는 2022년 영국 보수당의 리즈 트러스 총리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이미 높은 상황에서 재원 마련 대책이 없이 대규모 감세안을 발표해 주요 선진국 채권시장이 연달아 충격에 빠진 사건이다. 닛케이는 국채시장 불안정성과 호르무즈 해협발(發) 경제 위기를 주가 활황에 가려진 ‘삶은 개구리 증후군(데워지는 물 속 개구리처럼 천천히 변화하는 환경에 즉각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는 것)’에 빗댔다.

실제 이날 뉴욕 증시도 중동 악재로 인해 장 초반에는 약세를 보였다. 실물경제 충격에 대한 우려가 시장의 기저 심리에도 분명 존재한다는 뜻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0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트루스소셜을 통해 “방금 이란의 이른바 ‘대표들’로부터 온 답변을 읽었다”며 “나는 이게 마음에 들지 않고 완전히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이날 워싱턴DC 백악관에서도 취재진과 만나 “이란과 휴전 상태는 믿을 수 없이 가장 약한 상태”라며 “휴전은 생명 연장 장치에 의존하고 있고 의사가 들어와서 약 1%의 가능성이 있다고 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는 일시적으로 중단한 ‘해방 프로젝트(프로젝트 프리덤)’의 재개를 검토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해방 프로젝트는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에 발이 묶인 제3국 상선의 탈출을 돕는 군사 작전이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 역시 이날 기자회견에서 “호르무즈 해협 안전 통행과 레바논의 안보 확립은 이란의 또 다른 요구사항”이라며 “역내 안보를 위한 관대하고 책임감 있는 제안인데도 미국이 계속 일방적인 주장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제 유가도 중동 긴장 고조에 크게 뛰어올랐다. 이날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7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은 전 거래일보다 2.9% 올라 배럴당 104.21달러를 기록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배럴당 98.07달러로 2.8% 상승했다.

물가가 들썩일 조짐을 보이다 보니 트럼프 대통령도 특단의 대책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CBS 인터뷰에서 “연방 휘발유세 중단은 훌륭한 생각”이라며 “우리는 일정 기간 연방 휘발유세를 없앴다가 유가가 하락하면 되돌려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휘발유엔 갤런(약 3.78ℓ)당 18센트, 경유엔 갤런당 24센트의 연방세를 붙인다. 나아가 WSJ은 트럼프 행정부가 이르면 11일 수입 소고기에 적용되는 저율할당관세(TRQ) 제도를 한시적으로 중단하는 조치를 발표할 계획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TRQ는 일정 수입 물량까지는 낮은 관세를 부과하고 이를 초과하는 물량에만 높은 세율을 적용하는 제도다. 이를 중단하면 더 많은 수입 소고기가 낮은 관세로 미국에 들어올 수 있게 된다.

AI 붐이 한국과 대만 경상수지 흑자에는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11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이날 AI가 주도하는 초대형 흑자가 올 한국 GDP의 10%, 대만의 20%를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한국과 관련해서는 AI 관련 수출이 지난해 GDP의 10% 미만에서 올해 30%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증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는 에너지 공급에 타격을 받을 비(非)기술 수출과는 구분될 수 있다는 게 골드만삭스의 분석이었다. 골드만삭스는 또 한국은행이 이를 반영해 올 3분기와 4분기에 각각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수 있다고 예상했다.

뉴욕 증시가 실물경제의 불안정성과 얼마나 괴리된 채 올라갈지는 누구도 알 수 없는 상태다. 실적이 뒷받침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투자는 심리이기에 외부 충격이 가해질 경우 하락의 골이 깊을 수도 있다. 반대로 현 시점이 장기 랠리의 초입이라고 본다면, 월가 내 상당수 전문가들의 시각처럼 실적을 감안한 주가 수준은 아직 비싸지 않다고 볼 수도 있다.

※ ‘트럼프 스톡커(Stocker)’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대에 투자에 도움이 될 만한 미국의 시장·기업·정책·정치·외교 관련 현장 이야기와 현안 분석을 전달하는 코너입니다. 구독하시면 유익한 미국 소식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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