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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우 존스 산업평균지수
다우 존스 산업평균지수
“닷컴버블 같다” 경고 나오는데…AI주 랠리 계속 가나

2026.05.12 07:54

엔비디아·퀄컴 질주에 S&P 7400 첫 돌파…반도체 랠리 지속
“AI 거품 아니다” 낙관론 우세…댄 아이브스 “나스닥 3만 가능”
VIX 급등에도 매수세 유입…마이클 버리는 버블 위험 경고
월가 “실적·AI 인프라 투자 여전히 강해”…8000선 전망도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뉴욕증시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면서 인공지능(AI) 랠리가 어디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를 둘러싼 관심도 커지고 있다. 국제유가 급등과 중동 지정학 리스크, 금리 상승 우려에도 투자자들은 여전히 엔비디아와 반도체주를 쫓고 있다. 월가에서는 AI 투자 확대가 실제 기업 이익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낙관론이 우세한 가운데 일각에서는 최근 주가 상승 속도가 지나치게 가파르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한 트레이더가 모니터를 유심히 바라보고 있다. (사진=AFP)
11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중동 지정학 리스크와 유가 급등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전장보다 0.19% 오른 7412.84에 마감하며 처음으로 7400선을 넘어섰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도 0.10% 상승한 2만6274.13으로 거래를 마치며 최고치 기록을 다시 썼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 역시 0.19% 오른 4만9704.47에 장을 마감했다.

특히 반도체주 강세가 두드러졌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SOX)는 2.6% 급등하며 주요 업종 가운데 가장 강한 상승세를 기록했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6.5% 뛰었고, 퀄컴은 8.4% 급등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엔비디아 역시 상승 흐름을 이어가며 시가총액 확대를 지속했다.

인텔도 애플과의 반도체 생산 협력 가능성이 거론되며 3.6% 상승했다. 최근 시장에서는 빅테크 기업 간 AI 반도체 공급망 협력 확대가 새로운 상승 재료로 부상하고 있다.

반면 알파벳과 메타, 아마존 등 일부 플랫폼 기업들은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며 약세를 보였다. 시장에서는 투자자금이 광고·플랫폼 기업보다 AI 인프라와 GPU, 메모리 관련 기업들로 이동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뉴욕증시는 중동 리스크가 고조되는 상황에서도 최고치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변동성지수(VIX)는 6.9% 급등한 18.37까지 치솟았다. 이는 지난 2월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AI는 이제 산업 인프라”…실적이 랠리 떠받쳐

현재 월가의 주류 시각은 AI 랠리가 단순 기대감이 아니라 실제 실적 개선에 기반하고 있다는 쪽에 가깝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 메타,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들은 AI 데이터센터와 GPU 확보 경쟁에 천문학적인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시장에서는 AI 인프라 투자 확대가 이제 실험 단계를 넘어 산업화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 베벌리힐스에서 열린 밀컨 글로벌 콘퍼런스에서도 월가 거물들은 “AI는 단순 기술 테마가 아니라 산업 인프라 교체 과정”이라고 입을 모았다. 래리 핑크 블랙록 최고경영자(CEO)는 “AI 거품은 없다. 오히려 공급 부족 상태”라며 “전력과 칩, 컴퓨팅 능력 수요가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브루스 플랫 브룩필드 CEO는 향후 투자 규모를 묻는 질문에 “이건 2000억달러 규모가 아니다. 10조달러이며 어쩌면 15조~20조달러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력망과 데이터센터, AI 공장, 광섬유 네트워크 등을 핵심 투자 대상으로 꼽았다. AI 산업 확대를 뒷받침하는 핵심 인프라라는 설명이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최고경영자(CEO)도 지난 5일 뉴욕에서 열린 앤스로픽 행사에서 AI 관련 투자에 대해 “1조달러 규모 투자도 충분히 가치가 있다”며 “칩과 전력망, 하드웨어 등 AI 인프라 투자는 장기적으로 정당화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대표적인 기술주 강세론자인 댄 아이브스 웨드부시증권 글로벌 기술리서치 책임자 역시 이날 CNBC 인터뷰에서 “AI 강세장은 앞으로 2년 더 이어질 수 있다”며 “나스닥이 향후 3만선까지 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번 실적 시즌은 AI 강세론이 틀리지 않았음을 입증했다”며 “회의론자들은 계속 회의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막대한 투자는 실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현재까지 S&P500 기업 440곳이 1분기 실적을 발표했으며, 이 가운데 83%가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시장에서는 1분기 S&P500 기업 전체 이익 증가율이 전년 동기 대비 28.6%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지난 4월 초 전망치의 거의 두 배 수준이다.

특히 AI 인프라 관련 지출이 기업 이익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골드만삭스와 HSBC 등 주요 기관들은 AI 관련 자본지출(Capex)이 올해 S&P500 이익 증가분의 약 40%를 견인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HSBC는 최근 AI 투자 확대와 실적 개선을 이유로 S&P500 연말 목표치를 기존 7500에서 7650으로 상향 조정했다. HSBC는 AI 투자 확대와 ‘매그니피센트7’ 대형 기술주의 실적 호조가 증시 상승을 이끌고 있다고 평가했다. HSBC는 특히 올해 S&P500 기업들의 주당순이익(EPS)이 약 20%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HSBC는 최근 증시 랠리가 일부 대형 기술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AI발(發) 수익 증가가 다른 산업으로 확산하고 경기 여건이 우호적으로 유지될 경우 S&P500 지수가 8000선을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HSBC는 AI 투자 확대와 신규 기술기업 상장(IPO) 증가가 기술주 강세를 더 자극할 수 있다고 봤다.

AI 투자 확대에 따른 생산성 개선 기대도 시장 낙관론을 뒷받침하고 있다. 나틱시스 인베스트먼트 매니저스의 마브루크 셰투안 글로벌 시장전략 책임자는 마켓워치 인터뷰에서 “미국 경제의 회복력과 AI 경쟁을 주도하는 초대형 기술기업들 덕분에 지난 3월 이후 미국 주식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며 “현재 시장 집중 현상을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로스 메이필드 베어드 투자전략가는 로이터통신에 “반도체와 AI 인프라 투자 흐름은 이제 독자적인 시장처럼 움직이고 있다”며 “투자자들의 추격 매수 흐름이 매우 강하다”고 말했다.

“닷컴버블 떠오른다”…일각선 과열 경고

다만 시장 일각에서는 최근 반도체주 등 기술주의 상승 속도가 지나치게 가파르다는 우려도 나온다. 대표적인 비관론자인 마이클 버리는 최근 서브스택 글에서 현재 AI·반도체 랠리를 1999~2000년 닷컴버블 말기와 비교하며 “시장이 선을 넘어섰다(The market has jumped the shark)”고 경고했다.실제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최근 25거래일 기준 닷컴버블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면서 그는 “대부분의 투자자들에게 가장 쉬운 방법은 주식, 특히 기술주 비중을 줄이는 것”이라며 “포물선 형태로 급등하는 종목은 보유 비중을 거의 전부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장에서는 현재 상승장이 소수 AI 관련 종목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도 구조적 리스크로 지적한다. 이른바 ‘쏠림 현상(narrow breadth)’이다. 엔비디아와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등 초대형 기술주들의 밸류에이션이 빠르게 높아지면서 일부 종목의 주가수익비율(PER)은 닷컴버블 이후 최고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날 주가가 최고치를 경신하는 동시에 VIX까지 급등하는 이례적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일반적으로 증시가 안정적으로 상승할 때는 변동성지수가 하락하는데 반대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조던 리주토 감마로드캐피털파트너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마켓워치 인터뷰에서 “증시가 신고가를 경신하는 가운데 VIX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현상은 닷컴버블 말기나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에도 나타났던 특징”이라면서도 “현재 단계에서는 아직 변동성 상승이 장기간 이어지는 흐름은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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