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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국방장관 회담…韓 “한반도 방위 주도 노력”, 美 “동맹 현대화” 강조

2026.05.12 06:54

안규백 국방부 장관(왼쪽)과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전쟁부) 장관이 11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인근 국방부 청사 앞에서 악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안규백 국방부 장관과 피트 헤그세스미국 국방부(전쟁부) 장관은 11일(현지시간) 미 국방부 청사에서 회담을 갖고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과 동맹 현대화 등 주요 안보 현안을 논의했다. 두 장관의 회담은 지난해 11월 한국에서 열린 제57차 한·미안보협의회(SCM) 이후 약 6개월 만이다.

한·미 양측은 이날 회담 후 공동 보도문을 통해 “양국 장관은 긴밀한 소통을 유지하면서 상호 안보 이익의 영역에서 협력을 증진시키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양국 장관은 한반도 안보 정세에 대해 논의하고 이번 주 워싱턴 DC에서 개최될 한·미 통합국방협의체(KIDD) 회의가 동맹 협력과 양국 국익 증진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음을 재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안 장관은 이날 약 1시간 진행된 회담에서 국방비 증액, 핵심 군사역량 확보, 한반도 방위 주도를 위한 최근 한국의 노력을 설명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동맹을 현대화하는 가운데 위협을 억제하고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강화하기 위해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접근을 채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안규백 “한국 주도 한반도 방위 실현에 최선”
안 장관은 이날 모두발언을 통해 “이번 회담은 지난해 양국 정상 간 공동성명서와 제57차 SCM 성과를 평가하고 앞으로 동맹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소통하는 소중한 기회”라며 “한·미 동맹은 어려운 시기에도 변함없이 신뢰할 수 있는 기반 위에서 함께해 온 만큼 앞으로도 한목소리로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안 장관은 특히 “헤그세스 장관은 취임 이후 ‘힘을 통한 평화’라는 기치 아래 세계 최강국인 미국을 더욱 강력한 군대로 발전시킨 점에 대해 높이 평가한다”며 “우리도 이에 발맞춰 국방비 증액 등을 통해 핵심 국가방위 역량을 확보해 우리가 주도하는 한반도 방위를 실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왼쪽)과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전쟁부) 장관(오른쪽 두 번째)이 11일(현지시간) 미 워싱턴 DC 인근 국방부 청사에서 회담하기 위해 이동하며 대화하고 있다. 사진 국방부
헤그세스 “공동의 대비태세” 강조
헤그세스 장관은 모두발언에서 “오늘 만남은 한·미 동맹에 있어 중대한 시점에 이뤄졌다”며 “양국은 공동의 대비태세를 확고히 하고 핵심적인 국가안보 이익을 수호하기 위해 강력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의 글로벌 위협 환경에서 양국 동맹의 강인함은 매우 중요하며, 우리는 파트너들이 우리와 어깨를 나란히 해 주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또 한국의 국방비 증액과 한반도 안보의 주된 책임을 맡으려는 의지를 평가하며 “진정한 부담 분담은 회복력 있는 동맹의 토대이고, 공동의 적들을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했다.

한국의 방위 부담 분담 의지와 관련해 미 국방부는 회담 후 보도자료를 통해 “동맹 및 파트너 국가의 부담 분담 확대는 2026년 미 국방전략(NDS)을 이루는 4대 핵심 추진과제 중 하나이며, 나머지 세 가지는 미 본토 방어, 인도·태평양 지역 내 힘을 통한 중국 억제, 미 방위산업 기반 강화”라고 설명했다.

양국 장관의 모두 발언과 공동 보도문 등을 종합하면, 안 장관은 이날 회담에서 “한국이 주도하는 한반도 방위”에 방점을 찍고, 전작권 전환에 초점을 맞추려 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란 전쟁을 지휘하는 헤그세스 장관은 글로벌 위협 환경 속 “공동의 대비태세”를 강조하며 ‘동맹의 현대화’ 논의에 집중한 것으로 보인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왼쪽 두 번째)과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전쟁부) 장관(오른쪽 두 번째)이 11일(현지시간) 미 워싱턴 DC 인근 국방부 청사에서 회담하고 있다. 사진 국방부
전작권 전환 ‘시기’ 조율 가능성
전작권 전환 이슈는 ‘시기’를 둘러싼 양측 입장을 이날 조율하려는 시도가 있었을 것으로 관측된다. 한·미는 지난해 11월 제57차 SCM에서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 계획’(COTP)에 기반해 올해 내 2단계 완전운용능력(FOC) 검증을 추진하는 데 합의했다. 다만 3단계 완전임무수행능력(FMC) 평가·검증 및 최종 전환의 구체적 시점 등은 후속 논의로 넘겼다.

이재명 정부는 전작권 전환 목표 시점을 2028년으로 설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데, 제이비어브런슨주한미군사령관이 지난달 미 의회 청문회에서 2029년 1분기를 전환 목표 시점으로 언급하면서 양측 간 인식차를 드러낸 바 있다.

미, ‘호르무즈 기여’ 압박 가능성
헤그세스 장관은 이날 회담에서 ‘동맹의 현대화’ 의제에 집중하며 호르무즈해협 항행 안전 확보를 위한 한국의 기여를 압박했을 가능성이 있다. 최근 호르무즈해협에서 발생한 한국 벌크 화물선 HMM 나무호 화재 원인이 ‘미상의 비행체 타격’에 의한 것으로 발표된 만큼 미 국방부 측이 자국 주도 연합체인 ‘해양자유구상’(MFC) 참여 등 한국의 실질적 기여를 요구했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10월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 합의 결과물로 공동 설명자료(조인트 팩트시트)에 담긴 원잠 건조 협력과 관련된 후속 논의도 이뤄졌을 것으로 관측된다. 안 장관은 이날 회담 이후 미 상원 군사위원장 및 야당 간사, 해양력소위원장 등 의회 관련 분야 주요 인사들을 만나 한국의 원잠 도입을 위한 미 입법부의 협조를 요청하고 조선 유지·보수·운영(MRO) 등 방산 협력 방안도 심도 있게 논의할 방침이다.

이날 양국 장관 회담에는 한국 측에서 강경화 주미대사, 윤형진 주미국방무관(준장)과 국방부 김홍철 정책실장, 정빛나 대변인, 이광석 국제정책관이 배석했다. 미국 측에서는 엘브리지 콜비 정책 차관, 존 노 인도·태평양 안보담당 차관보, 리키부리아 장관 비서실장, 크리스토퍼 마호니 합참 부의장 등이 참석했다.

안 장관은 헤그세스 장관과의 회담 외에 미 해군부 장관 대행 등과 만난 뒤 오는 14일 귀국할 예정이다. 12∼13일 워싱턴 DC에서는 한·미 국방당국 차관보급 회의체인 ‘통합국방협의체’(KIDD) 회의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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