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시간 전
[이슈인터뷰]AI 투자붐, 버블 아니다…"진짜 리스크는 금리 아닌 '일자리'"
2026.05.12 06:00
AI 업종 주당순이익·시설투자·기업 수익 확대
2~3년 안에 관련 수요 꺾일 가능성 낮아
AI發 고용 지표 악화에 따른 정책 변화가 변수
韓부동산 투자 과해…전체 자산 70~80% 유동자산 투자해야"인공지능(AI) 산업에 대한 투자 열풍은 1990년대 후반 닷컴 버블 때와 다르다. 오히려 지금은 기업 실적 개선 속도를 주가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스티브 브라이스 스탠다드차타드(SC) 그룹 최고투자전략가(CIO)는 지난 8일 서울 종로구 공평동 SC제일은행 본점에서 진행한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AI 거품 논란에 대해 "단순한 기대감이 아니라 기업 실적과 주당순이익(EPS)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EPS란 기업의 당기순이익을 총 발행주식수로 나눈 '1주당 이익'을 뜻한다.
블룸버그와 SC제일은행에 따르면 1995년 2월 말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미국 대비 미국 IT 업종의 상대 12개월 선행 EPS를 100으로 봤을 때 닷컴 버블이 절정에 달한 1999년 8월 EPS는 150을 밑돈 반면 주가 상대 성과는 300에 육박했다. 실적과 주가의 괴리가 극심했던 것이다.
반면 올해 3월 기준으로 EPS는 341.2인 반면 주가 상승은 268.8에 그치며 주가가 실적을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 브라이스 CIO는 향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일부 올리더라도 IT 업종의 경기는 긍정적인 상황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AI 버블 논란보다 더 중요한 건 '이익'
브라이스 CIO는 AI 분야로의 자금 이동이 실제 설비투자(CAPEX)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연초에는 올해 AI 관련 자본지출 증가율을 45% 정도로 예상했지만, 현재는 60% 수준까지 상향 조정해 보고 있다"며 "기업들의 실적 역시 견고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이어 "향후 2년 동안 기술주의 이익 성장률은 올해 약 45~47%, 2027년에도 약 20%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 같은 성장세는 매우 강한 AI 투자 사이클이 뒷받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AI 업종의 수익화 우려에 대해선 비교적 낙관적인 시각을 보였다. 그는 "1분기 실적 발표를 보면 일부 기업들은 예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수익화를 달성하고 있다"며 "이제 핵심은 버블 논란 자체보다 AI를 활용해 누가 승자가 되고 누가 뒤처질 것인가의 문제"라고 말했다. 다만 AI 투자 붐이 영원히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브라이스 CIO는 현재 시장 상황이 1999년보다 1996년에 더 가깝다며 "닷컴 붐과 비교하면 아직 여러 해가 남아 있을 가능성이 있고, 이 기간 일부 영역에서 '미니 버블'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짚었다.
반도체는 여전히 긍정적…다만 포지션은 "전술적 중립"
대표적인 사이클 산업인 반도체 분야에 대해 브라이스 CIO는 "경기 순환적 성격과 함께 구조적인 성장도 함께 일어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반도체 산업은 IT 산업의 반도체 교체 및 데이터센터 증설 수요와 맞물리며 보통 2~3년 주기로 호황과 불황을 반복하는데 이번 AI 산업 투자로 인해 반도체 수요가 과거에 비해 폭증했고, 이에 대응한 공급 확대가 지속되고 있어서다. 그는 "지금은 수요가 공급을 계속 끌어당기는 구조"라며 "언젠가는 다시 경기 순환적 산업 성격이 강해질 수 있겠지만, 적어도 향후 2~3년 안에 AI 관련 수요가 꺾일 가능성을 말하기에는 이르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AI 투자 붐을 이끌고 있는 한 축인 반도체 업종에 대한 투자 의견은 '비중 확대'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브라이스 CIO는 "반도체 붐이 끝났다는 의미가 아니라 지난 18개월 동안 주가가 워낙 강하게 상승한 만큼 단기적인 속도 조절 가능성을 반영한 것"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실적이 시장의 기대치에 부합하거나 웃돌더라도 이미 주가가 높다는 인식이 형성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는 미국 네트워크 장비 기업 시스코의 사례를 들며 "지난 25년간 훌륭한 회사였지만, 한때 지나치게 주가가 비싼 가격에 거래되면서 전고점을 회복하는 데 25년이 걸렸다"며 "좋은 회사가 반드시 좋은 투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반도체 쏠림이 강한 현상에 대해서도 "현재 글로벌 주식시장 상승분의 약 50%가 반도체에서 나오고 있고, 아시아 시장에서는 그 비중이 60%에 달한다"며 "한 업종이 지나치게 큰 시장 영향력을 갖게 되면 해당 업종의 리더십 변화만으로도 시장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25bp 금리 인상으론 AI 투자 붐 못 꺾어…AI가 일자리 얼마나 대체하느냐가 변수"
브라이스 CIO는 소폭의 금리 인상만으로는 현재의 AI 투자 사이클이 크게 흔들리기 어렵다고 봤다. 그는 "금리와 경기 사이클, 자본지출 사이에는 분명 상호작용이 존재하지만 현재 시장에서 이야기하는 25bp(1bp=0.01%포인트) 수준의 금리 변화만으로 AI 투자 사이클이 꺾일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며 "만약 현재의 AI 자본지출 붐이 꺾이려면 금리를 25bp가 아니라 1~2%포인트 정도는 올려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하지만 경제 환경과 K자형 양극화 상황을 고려하면 이를 정당화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AI 투자 확대는 생산성과 경제 효율성을 크게 끌어올릴 가능성이 있는데 정책당국이 금리를 올려 굳이 이를 억누르려 할 이유도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가 주목하는 핵심 변수는 AI로 인한 고용지표와 정부 정책 급변이다. AI 고도화가 노동시장에 미칠 충격이 현실화할 경우 AI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중단돼 시장의 동력을 꺼뜨릴 수 있다는 취지다. 브라이스 CIO는 "AI는 장기적으로 많은 사람이 고용될 필요성을 줄일 잠재력이 있다"며 "정부가 어느 시점에 'AI가 실제로 사람들의 삶과 일자리를 파괴하고 있다'고 판단하게 된다면 기술주에는 매우 큰 약세장이 올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AI는 단순한 기술 산업이 아니라 국가 안보와 경제 성장, 주식시장까지 연결되는 문제"라며 "2022년 시장의 핵심 변수는 금리였다면 이제는 AI가 사람들의 일자리를 얼마나 대체할 것인가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韓, 부동산 투자 너무 과해…유동자산 70~80% 돼야"
가계 자산의 60~70%가 부동산에 편중된 한국의 투자 상황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높은 수치"라고 단언했다. 그는 "중국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국가에서 부동산은 예상되는 것만큼 내지는 그보다 더 좋은 이익을 거두는 좋은 수단이긴 했다"며 "다만 현재 인구 고령화 등을 고려했을 때 자산에서 부동산 비율을 20~30%까지 낮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신 부동산을 제외한 유동 자산의 70%가량은 장기 보유할 수 있는 글로벌 우량주, 미국 채권, 금 등 글로벌 파운데이션(Global Foundation)과 반도체 주식, 한국 증시 등 최근 강세를 보이는 특정 분야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오퍼튜니스틱(Opportunistic) 30%를 투자할 것을 권유했다. 그간 강조했던 금 보유에 대해서도 여전히 낙관적인 의견을 제시했다. 1온스당 5400달러까지 치솟았던 금값이 올해 1월 케빈 워시 미국 Fed 의장 지명, 중동 사태로 인해 4800달러 선에서 주춤하고 있지만 전반적인 수요는 줄지 않고 여전하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브라이스 CIO는 "일부 중앙은행에서 보유량을 매도했기 때문에 가격하락이 있었지만, 주요국의 중앙은행들은 여전히 수요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고, 러시아 중앙은행도 달러 대체 수단으로 금에 투자하고 있다"며 "1년 기준으로 5500달러까지 전망해 고객들에게도 유동 자산에서 6%까지 확대하는 것을 자문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과거 불확실성과 높은 가격 변동 폭으로 회의적이었던 가상자산에 대해선 유연한 입장을 전했다. 현재 그는 헤지펀드, 사모신용 등 공격적인 투자를 선호하는 고객들에게 가상자산도 2%가량은 추천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지만 규제의 명확성과 대형 기관의 적극적인 네트워킹,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등 제도권 안착을 고려할 때 투자 수단으로서의 가치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브라이스 CIO는 "완전히 손 놓고 흘려보낼 수는 없다"면서 "올해의 가상자산에 대해서는 조금 더 강세장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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