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간 전
[단독] 성추행 가해자가 학폭 맞신고…80%가 이렇게 징계 뒤집었다
2026.05.12 05:00
교육청은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학폭위)를 열었지만 양측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자 두 사안 모두 학교폭력이 아니라고 결론냈다. 결국 사건은 소송으로 넘어갔고, A양 등은 지난한 소송전 끝에 올해 2월 B군의 행위가 성추행이자 학교폭력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확정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2년 가까운 법정 싸움 과정에서 피해 여학생들은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했다. A양의 부모는 “B군 측이 무고죄로 추가 소송까지 걸면서 변호사 비용만 수천만원을 썼다”며 “사과면 끝났을 일이 소송으로 이어지면서 이겨도 이긴 게 아닌 게 됐다”고 했다.
대입 영향 커지자 맞학폭 대응도 빈번
11일 중앙일보가 확인한 서울시교육청 집계 자료에 따르면, 2023년 3월~2024년 2월 총 91건(피해자·가해자 소송 합계)이었던 학교폭력 행정소송은 지난해 3월~지난 2월 169건으로 2년 만에 약 85.7% 늘었다. 특히 최초에 가해자로 지목된 학생 측이 학교폭력 징계가 부당하다며 제기한 ‘가해자 소송’은 같은 기간 67에서 132건으로 약 97% 급증했다.
소송 가해자 78.7%가 징계 수위 낮아져
이런 소송전에 휘말린 피해자는 대부분 이 과정에서 2차 고통을 호소한다. 경기 김포 한 중학교에 다니는 C군은 2024년 4월부터 두 달간 D군 등 동급생 2명에게 돈을 뺏기거나 복싱 스파링을 가장해 폭행당하며 동영상까지 찍혔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메신저 등을 통해 D군의 어머니나 동생에게 몹쓸 짓을 하겠다는 협박도 서슴지 않았다. D군이 학교폭력으로 이들을 신고했지만 C군은 “D군이 친구들을 이간질한다”며 맞신고했다. 1심 법원에서는 C군의 맞학폭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지만, D군은 학폭위 조사나 소송 과정 내내 추가적인 고통을 감내해야 했다.
이보람 푸른나무재단(청소년폭력예방재단) 학교폭력SOS센터 팀장은 “맞학폭으로 소송이 걸리면 피해자는 자기가 하지 않은 행위에 대해 해명하는 상황에 놓여 정서적인 부담이 커지고, 보호자 역시 대응 과정에서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곤 한다”고 말했다.
맞학폭 신고하면 교실 현장은 속수무책
서울 한 중학교에서는 지난 2024년 5월부터 6개월 넘게 3학년 여학생 3명이 같은 반 친구 1명을 상대로 “(피해 학생이랑 찍은) 졸업 사진을 커터 칼로 찢어버리겠다”고 폭언하며 집단으로 따돌렸다. 가해 학생들은 학교폭력 신고가 접수되자 곧장 맞학폭 신고에 나섰다. 서울강남서초교육지원청 학폭위는 양측 모두 ‘학교폭력이 아니다’라고 결정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지난해 12월 “학폭위가 원고의 신고 내용에 관해 원고나 가해 학생들에게 구체적으로 묻지 않고 명확한 자료가 없다는 이유로 (학교폭력을) 인정하지 않았다”며 피해 학생 손을 들어줬다.
정진 리피스평화교육연구소장(학교폭력 문제 전문가)은 “맞학폭 신고가 늘면서 학폭위 전문성이 매우 중요해졌지만, 사안 조사나 당사자 인터뷰 과정이 충분하지 않은 경우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학교폭력 사안이 워낙 많다 보니 조사 대상 학생에게 ‘1분 안으로 이야기해 보아라’고 강요하는 위원도 있을 정도다. 인력이나 비용, 조사 기간을 충분히 확보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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