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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경의 열매] 박희용 (2) 계속된 가족의 비극… 포기하려 할 때마다 도움의 손길

2026.05.12 03:08

3명의 형과 큰 형수, 아버지까지
잇단 극한의 불행 속 마음 무너져
죽음의 벼랑 끝 기적적으로 생존
아내도 고단한 이민생활 견뎌내
박희용(맨 뒷줄 왼쪽) 선교사가 1979년 강원도 홍천 자택 앞에서 찍은 가족사진.

내 어린 시절은 살아남기 위해 버티는 벼랑 끝의 삶이었다. 강원도 홍천, 농사로 생계를 이어가던 집안은 늘 자연재해 앞에 무력했다. 작렬하는 태양에 논밭이 갈라지는 극심한 가뭄과 모든 것을 휩쓸어가는 홍수가 교차할 때마다 가족의 삶도 함께 무너졌다. 하지만 진짜 고통은 가난이 아니었다. 가정에 연이어 터진 참혹한 비극이었다.

큰형수는 아이를 낳다 스물아홉에 세상을 떠났다. 그 충격으로 무너진 형은 술과 분노 속에서 매일 아버지와 싸웠다. 고함과 눈물이 뒤섞인 날들이 수년간 계속됐고 결국 큰형은 강제로 끌려간 삼청교육대에서 고문을 받은 후유증으로 마흔둘에 요절했다. 둘째 형은 어린 나이에 병으로 먼저 떠났고 순복음신학을 공부하던 셋째 형은 뇌졸중으로 쓰러져 40년이 넘도록 병원 신세를 지고 있다. 우리 집안에 복음을 들고 온 막내 누나는 척추 질환으로 등이 굽었다. 나 역시 중학교 2학년 때 영양실조로 제대로 걷지 못하는 소아마비에 걸려 거동이 어려운 시간을 보내야 했다. 삶은 온통 상처투성이였다.

모든 고통의 중심에는 아버지가 계셨다. 가족을 책임져야 한다는 무게와 연이은 비극 속에서 아버지는 점점 무너져 갔다. 그러던 어느 날 한여름의 무더위 속에서 아버지는 농약을 드시고 스스로 생을 내려놓으셨다. 그날 나는 하나님을 향해 온몸으로 절규했다. “왜, 왜 우리 집입니까? 왜 하필 우리 아버지입니까?” 그것은 믿음이 아니라 분노였고 기도가 아니라 절망 속의 몸부림이었다. 그날 이후 내 마음은 완전히 메말랐다. 하나님은 저 멀리 계신 것 같았고 세상은 차갑게만 느껴졌다.

그런데 지금 돌아보면 기적 같은 사실 하나가 보인다. 그렇게 무너질 수밖에 없던 인생을 누군가 끝까지 붙들고 계셨다는 점이다. 대학교 3학년 때 사회에 대한 분노로 분신을 결심했을 때도, 밤길을 헤매다 지하철 선로로 몸을 던지려던 찰나에도, 나를 위험에서 끌어올리는 강력한 손길이 있었다. 군 복무 중 폭탄 16발이 터지는 상황과 삼풍백화점 붕괴 참사 현장에서도 나는 기적적으로 살아남았다.

나는 하나님을 떠났지만 하나님은 단 한 순간도 나를 떠나지 않으셨다. ‘희용아, 내가 모든 상황 속에서도 너와 함께했단다.’ 광야는 고통의 장소만이 아니었다. 그곳은 하나님을 독대하게 하는 훈련장이었다. 만약 인생이 평탄했다면 나는 평생 하나님을 찾지 않았을 것이다.

혹독한 ‘광야 학교’는 나뿐만 아니라 아내 유성희 선교사에게도 예외가 아니었다. 아내는 부모의 도움 없이 봉제공장과 세탁소를 거치며 주경야독으로 미국에서 그렇게 이민 생활을 견뎌냈다. 미국 회사의 운영자로 자리 잡기까지 밑바닥부터 겪게 하신 고단한 시간 역시 말라위 사역을 위한 하나님의 준비 과정이었다.

벼랑 끝에 선 이들에게 감히 말하고 싶다. 절망으로 무너진 것 같아도 결코 끝난 것이 아니다. 하나님은 가장 낮은 자리에서 사람을 반드시 다시 세우신다. 상처투성이 메마른 영혼이었기에 나는 영원히 목마르지 않은 생수를 찾게 됐고 이제는 고통받는 형제들과 함께 울 수 있는 ‘상처받은 예배자’가 됐다.

“여호와는 마음이 상한 자를 가까이 하시고 충심으로 통회하는 자를 구원하시는도다.”(시 3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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