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의 허리’ 4050 성도에 사역 참여의 장 마련해줘야
2026.05.12 03:09
새로고침(F2)-교회 조직(Framework)
<3> 4050 세대가 줄어든다
40~50대 교인을 뜻하는 4050 교인은 교회 안에서 허브(Hub·중심지)와도 같은 역할을 한다. 교회에서 진행되는 모든 사역과 봉사, 선교 활동의 구심점이 돼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교회 현장에서 가장 많아야 할 4050 교인들의 수가 해를 거듭할수록 줄어들고 있다.
교회학교 학생인 다음세대와 60대 이상 어르신 세대를 잇는 이들 세대는 교회의 미래를 위해 가장 중요한 중심축으로 분류되긴 하지만 기대에 비해 활력이 떨어지는 대표적인 세대다. 교회 내 각 부서 실행위원이나 임원을 비롯해 권사나 안수집사는 물론이고 장로로도 봉사해야 하나 일부에서는 직분마저 고사하는 경우가 드러나고 있다.
서울 서초구에서 목회하는 A목사는 11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실제 교인 구성을 보면 4050 세대가 가장 약하고 봉사도 피하면서 헌신도 마저 떨어진다”면서 “교회의 허리가 이처럼 흔들리면 안정적인 교회의 미래를 기약하기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그는 “더욱이 교회의 정 가운데 세대가 휘청이다 보니 교회의 역동성마저 위협받고 있다”면서 “안타까운 건 당장 이들 세대를 교회에 정착시키고 봉사를 권할 방법이 많지 않다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당사자들의 고충도 적지 않다. 교회의 미래를 위한 ‘핵심 엔진’인 4050 세대가 처한 현실도 녹록지 않다. 취재 중 만난 이 세대 교인들은 하나같이 “주중에도, 주일에도 너무 바쁘다”고 했다.
물론 이들의 발걸음을 무겁게 하는 건 시간 부족만이 아니다. 교회의 모든 세대를 돌보고 뒷받침하는 역할을 수행하지만 정작 본인들은 공동체 안에서 영적으로 돌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고립감을 느끼는 것도 문제로 꼽히고 있다.
서울 마포구의 한 교회에 출석하는 B집사는 “주중에는 회사 일 하느라 분주한데 주일에도 교회에서 다시 일하는 것처럼 봉사해야 한다는 부담이 크다”면서 “교회에서도 일하는 게 힘들어 50세가 되면서부터 봉사를 중단하고 예배만 드리며 영적으로 충전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봉사를 그만두니 주일에 여유가 생기면서 쉴 시간도 늘고 좋은 면이 있다”면서 “업무나 자녀 양육 등에서 좀 자유로워진 뒤 봉사를 다시 할까 한다”고 밝혔다.
교회에서 헌신만 하고 결정 과정에서는 소외되는 것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국민일보가 연중기획 ‘새로고침(F5) 환대의 공동체로’를 시작하면서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이런 경향성이 드러났다.
‘교회 주요 결정 과정을 주도하는 세대’를 묻는 항목에 4050 남성이라고 답한 응답은 21%에 머물렀다. 반면 60세 이상 남성이라고 답한 비율은 39%에 달했다. 향후 교회 의사 결정에 우선 반영해야 할 세대(1~2순위 합산)를 묻는 말에서는 사오십대 남성과 여성이 각각 47%와 51%를 기록했다. 바람과 현실의 차이가 작지 않다는 걸 보여주는 수치다. 결국 4050 교인들이 단순한 실무 인력을 넘어 교회의 비전을 함께 설계하는 실질적 동반자로서의 효능감을 갈망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 영등포구 대형교회에 출석하는 C안수집사는 “현재 교회의 하드웨어를 유지하기 위해선 4050 세대의 참여가 필수적”이라면서도 “교회의 의사결정 과정에 책임 있게 참여할 수 있도록 거버넌스 구조를 유연하게 개편하고 이들의 봉사 경험이 정책에 반영되는 실질적인 창구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단순히 시키는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전문성이 교회를 바꾸는 데 기여한다는 확신이 들 때 4050 세대에게는 강력한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실제 4050 교인들에게 교회 사역의 결정권을 주는 사례도 있다.
서울 서초구 영화교회(윤광서 목사)는 30~50대 사이의 젊은 집사들이 참여하는 미래비전사역팀을 조직했다. 최근 새 예배당에 입당한 이 교회는 미래비전사역팀을 통해 교회의 각종 프로그램과 공간 활용 방안 등을 결정하도록 하고 있다.
윤광서 목사는 “새 예배당을 활용할 방안을 고민하던 중 집사들에게 프로그램 등을 결정하도록 해보자는 의견을 모았다”면서 “교회학교 학생들로 구성된 오케스트라의 공연이라든지 예배당 안의 공간을 활용하는 프로그램 등을 제안하면 당회가 검토 후 시행하는 식으로 운영한다”고 설명했다. 교회 허리인 4050 세대를 다시 뛰게 하는 열쇠는 결국 이들을 사역의 주체로 환대하는 데 있다.
삶의 무게 중심을 교회로 조금만 옮겨보라는 조언도 있다.
50대인 한요셉 영락교회 장로는 “사회 생활을 하면서도 봉사 기회가 생기면 가능한 범위 안에서 늘 성실히 감당했다”면서 “대신 절대 무리해서 교회 봉사를 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정해 두고 있다. 봉사하면서도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회 봉사란 설교를 통해 들은 말씀을 실천하는 가장 기본적인 출발점으로 사실 당사자가 가장 보람 있는 일”이라며 4050 세대를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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