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시간 전
돌반지 안 사고 골드바 쌓는다… 달라진 ‘금’ 소비 공식
2026.05.12 00:05
AI 확산에 전자산업용 금 증가세
“금값 상승 압력 지속 가능성”
한국에서 금을 장신구로 사는 사람은 줄고 투자용으로 쌓아두는 사람은 늘고 있다는 국제기구의 분석이 나왔다. 돌반지·예물로 대표되던 금 소비가 골드바·코인 투자로 옮겨가고 있다는 뜻이다. 중동전쟁이 소강상태를 맞으며 안전자산 선호가 약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지만, 금값이 다시 오름세로 전환하면서 향후 투자 수요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11일 세계금협회(WGC)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한국의 골드바·코인 수요는 12.5t으로 집계됐다. 분기 기준 최고치다. 지난해 1분기 7t과 비교하면 80% 늘었고, 직전 분기보다도 8% 증가했다.
반면 전통적인 금 소비처였던 장신구 수요는 뒷걸음질쳤다. 1분기 한국의 금 장신구 수요는 3.9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 줄었다. 결혼 예물 등 일부 수요는 있었지만 금값 부담이 커지면서 소비자들이 순도가 낮은 제품으로 이동한 영향이 컸다. 협회는 “결혼 관련 수요 회복에도 불구하고 저순도 제품으로 선호가 이동하면서 수요가 낮아졌다”고 분석했다.
세계 금 시장에서도 투자 수요 쏠림은 뚜렷하다. 1분기 전 세계 골드바·코인 수요는 474t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 늘었다.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반면 장신구 수요는 300t으로 23% 줄었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 금 선물이 최근 온스당 4700달러대에서 움직이는 등 금값이 고공행진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산업 분야에서 금의 쓰임이 넓어지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1분기 전 세계 산업용 금 수요는 82t으로 전년보다 1% 늘었다. 이 가운데 전자산업용 금 수요는 69t으로 3% 증가했다. 한국은 메모리 생산량과 반도체 공장 가동률이 높아 전자산업용 금 수요가 7% 증가했다.
금은 전기가 잘 통하고 산화와 부식에 강해 전기 신호를 안정적으로 전달하는 소재로 쓰인다. 반도체, 인쇄회로기판, 커넥터 등에서는 미세한 접점 하나가 제품 성능을 좌우할 수 있어 얇은 도금층이나 미세한 선 형태의 금이 사용된다. 특히 인공지능(AI) 서버와 고성능 반도체, 위성통신, 광통신 장비처럼 안정성이 중요한 분야에서는 비용보다 성능과 신뢰성이 우선되면서 금 수요가 더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금값도 다시 상승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국금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순금 1돈(3.75g) 가격은 97만5000원을 기록했다. 올해 초 국내 금값이 사상 처음 1돈에 100만원 선을 돌파한 이후 등락을 반복하다 최근 100만원 고지에 다시 접근하는 모습이다.
황병진 NH투자증권 FICC리서치부장은 “중동전쟁 이후 금값의 방향성을 가장 크게 좌우하는 변수는 안전자산 선호보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시장의 불확실성”이라며 “미국과 이란의 협상 기대가 커지더라도 호르무즈 해협이 열리지 않는다면 국제유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금값 상승 압력도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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