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금 좀 사지 말아주세요"…인도 모디 총리, 호소한 이유는
2026.05.11 21:19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국민들에게 최소 1년 동안 금 구매를 자제해 달라고 촉구했다. 중동전쟁 장기화에 따른 에너지 위기와 루피화 약세, 외환보유액 감소 압력이 커지자 국민들에게 외화 절약에 동참해 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모디 총리는 전날 인도 남부 하이데라바드에서 열린 사업 준공식에서 “앞으로 1년 동안 어떤 행사든 금 장신구를 사지 말아야 한다”며 “휘발유와 디젤, 가스를 매우 신중하게 사용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어 “외화를 절약하고 전쟁 위기의 악영향을 줄이기 위해 필요한 만큼만 사용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불필요한 해외여행과 휴가, 결혼식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인도 사회에서 금은 저축과 결혼식, 종교 축제 문화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는 만큼 이번 발언은 이례적인 주문으로 받아들여진다. 인도는 중국에 이어 세계 2위 금 시장으로 연간 약 700t의 금을 수입한다. 금은 석유 다음으로 인도의 수입 비중이 큰 품목이다. 많은 인도인은 금을 대표적인 안전자산이자 저축 수단으로 인식하고, 결혼식이나 축제 기간에 금을 구매하는 것을 상서로운 일로 여긴다.
그동안 인도 정부는 이란전쟁 이후 연료 가격 인상, 재택근무 확대 등 조치를 시행한 다른 국가들과 달리 국영 정유사들이 손실을 감내하는 방식으로 대응해왔다. 하지만 전쟁 장기화로 루피화 가치가 약화하고 에너지 위기가 심화하면서 인도 정부가 보다 과감한 주문을 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국제 유가 상승과 금 수입 확대는 달러 유출을 늘려 무역적자와 루피화 약세 압력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인도 중앙은행(RBI)에 따르면 국제 유가가 10% 상승하면 경제성장률은 0.15%포인트 낮아지고 소비자물가는 0.3%포인트 상승한다.
실제 인도 정부는 최근 들어 에너지 위기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모디 총리는 코로나19 사태 당시 시행했던 재택근무와 온라인 회의를 다시 활용하고 식용유 소비를 줄여달라고 요청했다. 농민들에게는 화학 비료 사용량을 절반으로 줄여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1년 동안 작은 변화만 실천해도 상당한 외화를 절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제 유가 상승으로 수입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루피화 가치도 급락하고 있다. 인도 루피화는 이날 달러당 95.17루피까지 하락하며 일주일 만에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최근 루피화는 사상 최저 수준으로 거래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인도의 외환보유액은 지난 1일 기준 6907억달러로 한 달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며 감소세를 보였다.
모디 총리의 발언 이후 니프티50 지수는 이날 1% 하락하며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특히 금 수요 둔화 우려로 보석업체 주가가 급락했다. 인도 최대 보석업체 타이탄은 장중 최대 6.6% 하락했고 센코 골드와 칼리안 주얼러스 인디아는 각각 10.8%, 9.5% 급락했다.
블룸버그는 이번 위기가 인도의 성장 궤도를 흔들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인도 정부는 2027년 3월까지 성장률 전망치를 6.8~7.2%로 유지하고 있지만, 주요 기관들은 전망치를 잇달아 낮추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인도의 2026년 성장률을 5.9%로,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6.2%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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