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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딩 먼저 사오세요"…STO 제도화가 되레 장벽 높여

2026.05.12 00:46

[STO 제도화 역설]②
조각투자 샌드박스 종료…자산유동화법 기반 전환
자산 선매입 등 부담에 스타트업 발행 사실상 어려워
STO법안서 소외된 비금전신탁수익증권 발행 근거
“시장 개척한 혁신금융사업자들 되레 생존 위기”
이 기사는 2026년05월11일 22시44분에 마켓인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이데일리 마켓in 김연서 기자] 국내 조각투자 시장을 개척해온 혁신금융 스타트업들이 STO(토큰증권발행) 법제화 이후 오히려 더 큰 장벽에 직면하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비금전신탁수익증권 발행을 위한 임시 방편으로 자산유동화법 구조를 제시했지만, 업계에서는 기존 샌드박스보다 규제가 대폭 강화되면서 스타트업들이 사실상 기존 사업모델을 유지하기 어려워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낭떠러니 내몰린 비금전투자신탁 방식 조각투자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조각투자 기업들의 샌드박스 기간 종료에 맞춰 비금전신탁수익증권 플랫폼을 제도권 안으로 편입하기 위해 ‘수익증권 투자중개업’(스몰 라이선스) 인가 체계를 신설했다. 비금전신탁수익증권 발행 근거로는 자산유동화법을 임시 활용하기로 했다.

조각투자는 미술품, 부동산 등 고가의 자산을 지분 형태로 쪼개 소액으로 투자하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조각투자 상품은 투자계약증권과 비금전신탁수익증권 두 구조로 발행되고 있다. 여기에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되면 STO 형태가 된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앞서 국내 조각투자 시장은 지난 2022년 금융당국의 조각투자 가이드라인 발표 이후 제도권 편입 논의가 본격화됐다. 올해 1월 투자계약증권, STO 제도화 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투자계약증권은 투자자가 특정 사업에 투자하고 사업 성과에 따라 수익을 배분받는 구조다. 미술품, 한우, 한돈 등이 대표 사례다. 열매컴퍼니, 서울옥션블루, 투게더아트 등이 미술품 투자계약증권을 발행했고, 스탁키퍼와 데이터젠은 각각 한우, 한돈 기반 투자계약증권을 선보였다.

다만 비금전신탁수익증권 발행을 제도화하는 자본시장법 및 전자증권법 개정안은 여전히 국회에 계류 중이다. 비금전신탁수익증권은 부동산·저작권 등 실물자산을 신탁회사에 맡기고 여기서 발생하는 수익권을 투자자에게 나눠 판매하는 구조다.

카사, 루센트블록, 펀블, 비브릭 등이 대표적인 부동산 조각투자 업체다. 음악 저작권 분야에서는 뮤직카우가 대표 사례로 꼽힌다. 이외에도 에이판다파트너스는 대출채권 신탁수익증권, 갤럭시아머니트리는 항공기 엔진 신탁수익증권 상품을 준비 중이다. STO 샌드박스 기업들은 현재 투자중개업 인가를 신청해놓은 상태다. 투자중개업 인가에서 탈락한 펀블은 최근 서비스를 종료를 선언했다.

“자산 먼저 사오세요”…스타트업엔 사실상 불가능

문제는 비금전신탁수익증권 관련 법 개정이 지연되는 사이 업계가 사실상 자산유동화법 기반 구조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현재 금융당국은 과도기 단계에서 자산유동화법상 수익증권 발행 근거를 활용하도록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 구조가 스타트업에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자산유동화법 특례를 적용받으면 조각투자 사업자가 기초자산을 먼저 직접 매입한 뒤 신탁 구조를 거쳐 상품을 발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기존 샌드박스 체계에서는 자산 선매입 없이 플랫폼 운영이 가능했지만, 현재 구조에서는 수백억원 규모 자산을 먼저 확보해야만 상품 발행이 가능해졌다.

예컨대 100억원 규모 상업용 부동산을 조각투자 상품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스타트업이 해당 부동산을 먼저 직접 매입해야 한다는 의미다. 업계에서는 사실상 자본력이 있는 대형 금융사만 가능한 구조라는 비판이 나온다. 최근 펀블이 서비스 종료를 결정한 가운데 제 2, 제3의 펀블이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여기에 더해 비금전신탁수익증권 발행 시 적용되는 ‘위험보유 의무’ 역시 스타트업들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 현행 자산유동화법 체계에서는 위탁자(발행인)가 투자자 보호를 위해 전체 자산의 5% 내외를 직접 보유해야 한다. 발행사가 일정 수준의 위험을 함께 부담하도록 만든 장치지만, 업계에서는 자산 선매입 부담에 추가 자금까지 묶이게 되면서 자본력이 부족한 스타트업에는 사실상 이중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법조계에서도 현행 자산유동화법 체계가 조각투자 산업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투자계약증권은 자본시장법상 ‘보충성 요건’이 적용돼 다른 법적 구조로 발행이 가능한 경우 활용이 제한된다. 즉, 주식이나 채권 같은 기존 정형적 증권에 해당하지 않는 비정형증권이어야 한다는 뜻이다. 때문에 특정 유형의 자산에만 발행이 가능하다는 한계가 있다.

결국 투자계약증권으로 발행하기 어려운 사업자는 비금전신탁수익증권 구조를 활용해야 하지만, 관련 자본시장법 개정은 이뤄지지 않아 자산유동화법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차상진 법무법인 비컴 대표 변호사는 “자산유동화법에 따라 비금전신탁수익증권을 발행하려면 유동화계획 인가 절차와 SPC(특수목적법인) 설립까지 필요해 비용 부담이 상당하다”며 “기존 자산유동화법은 카드채 같은 대규모·정형화 자산 유동화를 전제로 설계된 법령”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조각투자는 비정형 권리를 소규모로 발행하는 구조인데 현행 체계는 이에 최적화돼 있지 않다”며 “비금전신탁수익증권 관련 자본시장법 개정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스타트업이 현실적으로 상품을 발행하기는 매우 어려운 구조”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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