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수익 5천만원 넘나요?…금투세 재점화에 정부·여당 선 긋기
2026.05.11 19:34
22~27.5% 세율 적용돼
코스피 지수가 8000을 바라보면서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도입 논의가 다시 의제로 떠오르고 있다. 코스피가 2500대에 머물던 2024년 말 자본시장의 위축에 대한 우려가 힘을 얻으며 정부와 여야가 2년간 유예했던 금투세 법안을 폐지하는 데 뜻을 모았지만, 올 들어 코스피가 전세계 증시 가운데 상승률 1위를 기록하는 등 견조한 활황세로 돌아선 만큼 금융소득에 대한 조세 형평성을 위한 정책 복원에 나서자는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금투세 재도입 논의에 불을 지핀 것은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9일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 “언젠가는 거래세와 양도소득세를 같은 수준에서 바꿀 필요가 있다”며 “돈 버는 사람은 내고 안 버는 사람은 안 내야 하는데, 지금은 못 버는 사람도 내서 역진적인 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주식시장에선 대주주가 아닌 이상 배당이익을 제외하면 양도차익 자체에 대해선 과세하지 않고 있다. 대신 매매 때마다 증권거래세만 걷는데, 실제 발생한 소득에 과세를 하는 편이 조세 형평에 맞다는 취지다.
금투세는 금융투자로 발생한 이익과 손실을 합산해 포괄적으로 과세하는 제도다. 2020년 문재인 정부 때 도입이 결정돼 2023년부터 주식·채권 등 금융상품 관련 합산소득이 5천만원을 넘을 경우 22~27.5%의 세율을 적용하기로 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도입이 유예됐고, 2024년 말 여야가 합의하며 폐지 수순을 밟았다.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조세의 기본 원칙이 유독 국내 주식시장에선 지켜지지 않고 있는 셈이다.
김현동 배재대 교수(경영학)는 한겨레에 “금투세가 시행될 경우 투자심리에 일부 악영향을 미친다는 우려도 있지만, 국외 사례에 견줘 결코 과도한 세부담이 아니다”라며 “시장의 활황 여부는 결국 기업 실적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장기 보유 시 세액공제를 해주는 등 제도 설계에 따라선 금투세 도입이 오히려 시장 안정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견해도 많다.
또 투자 종목별 수익과 손실을 통산하고 손실은 이월 공제할 수 있어, 투자심리에 끼치는 악영향 자체도 과장된 측면이 있다는 게 전문가 평가다. 앞서 국회예산정책처는 ‘사회적 포용성 제고를 위한 조세정책 개선과제’ 보고서에서 “금융소득에 대한 상품 간 차별과 상장주식 양도차익 등에 대한 과세 공백 등 자본이득에 대해 적정하게 과세되지 못하고 있다”며 “부작용 완화를 위해 금투세 도입 초기에 비교적 높은 수준의 기본공제를 설정하는 방안 등을 검토할 수 있다”고 제언한 바 있다.
다만 정부·여당은 제도 도입에 선을 긋고 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11일 기자간담회에서 “자본시장의 상황, 시장 여건이 충분히 조성된 시점에 검토할 과제”라며 신중론을 폈다. 이주희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도 “금융투자소득세와 관련해 당장 당에서 공식적으로 논의 중인 내용은 없다”고 밝혔다.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개미 투자자들의 표심을 자극하지 않겠다는 정무적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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