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천원→19만원 ‘2400% 급등’…한 때 삼성전자보다 잘 나갔는데 “월급 안 받겠습니다”, 무슨 일?
2026.05.11 19:41
| 조길현 데브시스터즈 대표 [연합] |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한때 삼성전자보다 더 뜨거웠던 ‘쿠키런 신화’가 휘청이고 있다. ‘쿠키런: 킹덤’ 흥행에 힘입어 2021년 증권플러스 집계 주가 상승률 1위에 올랐던 데브시스터즈가, 최근엔 신작 부진 등의 여파로 대표 무보수 경영과 전사 희망퇴직이라는 초강수를 꺼냈다.
출시 두 달 반 만에 글로벌 누적 다운로드 1000만건을 넘겼던 쿠키런: 킹덤의 흥행은 데브시스터즈 주가를 한때 8000원대에서 19만9500원까지 밀어 올렸다. 1년 새 24배 가량 급등한 것으로, 최근 1년간 삼성전자 주가 상승률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그러나 신작 ‘쿠키런: 오븐스매시’의 성과 부진과 실적 둔화, 소액주주 반발이 겹치며 비용 관리와 조직 경량화를 통한 생존 전략에 돌입했다.
데브시스터즈는 11일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대응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과 재무 구조를 마련하기 위해 대대적인 경영 쇄신안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조길현 대표와 이지훈·김종흔 이사회 공동의장은 경영 안정성이 확보될 때까지 임금을 받지 않기로 했다. 주요 임원진 보수도 50% 삭감한다. 대표이사 직속 비용관리 태스크포스도 신설해 전사 비용 집행을 상시 점검한다.
| ‘쿠키런: 사라진 국가유산을 찾아서’에 전시된 미디어아트 [데브시스터즈 제공] |
이번 쇄신안은 실적 부진이 직접적인 배경이다. 데브시스터즈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585억원, 영업손실 174억원, 당기순손실 15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0.8%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지난해 3분기부터 적자 흐름도 이어지고 있다.
핵심 타이틀의 부진도 뼈아팠다. 데브시스터즈는 쿠키런: 킹덤 5주년 업데이트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지난 3월 출시한 신작 쿠키런: 오븐스매시 역시 유의미한 매출을 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1분기 게임 매출은 51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8% 줄었다. 국내 매출은 164억원으로 38.8%, 해외 매출은 347억원으로 41.7% 감소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분위기는 정반대였다. 쿠키런: 킹덤은 2021년 1월 출시 이후 국내외 시장에서 흥행하며 데브시스터즈 실적을 단숨에 끌어올렸다. 데브시스터즈는 2021년 연결 기준 매출 369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424%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도 563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하지만 쿠키런 IP 의존도는 시간이 지나며 약점으로 돌아왔다. 후속작들이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넥스트 쿠키런’ 부재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특히 오븐스매시 부진은 단순한 신작 실패를 넘어 주주 반발로 이어졌다.
| 데브시스터즈 쿠키런. [데브시스터즈 제공] |
한 때 20만원에 육박했던 주가는 이날 기준 1만9880원으로 10분의 1토막이 났다. 이제 실제 소액주주 행동도 거세지고 있다. 소액주주 행동 플랫폼 액트(ACT)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기준 데브시스터즈 소액주주 결집률은 5%를 넘어섰다. 이달 11일 기준 결집률은 5.82%, 결집 주주 수는 584명, 결집액은 146억원 규모로 보도됐다. 상법상 3% 이상 지분을 확보하면 임시주주총회 소집 요구와 이사·감사 해임 요구가 가능하고, 5%를 넘으면 대량보유 공시 의무가 발생한다.
주주 불만은 실적 부진 속 경영진 보수 논란으로도 번졌다. 김종흔 공동의장은 지난해 31억9700만원, 조길현 대표는 10억2000만원, 이지훈 공동의장은 6억4600만원을 각각 수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데브시스터즈가 2022년 이후 배당을 실시하지 못한 상황에서 고액 보수 논란이 맞물리며 책임 경영 요구가 커진 것이다.
데브시스터즈는 게임과 지식재산권 사업 포트폴리오도 전면 재검토한다. 수익성과 성장성을 기준으로 투자 우선순위를 다시 정하고, 핵심 타이틀에 자원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쿠키런 IP 사업 역시 실질적인 성과가 기대되는 게임과 IP 사업 중심으로 재편한다.
| 지난해 호주 시드니 캐리지웍스에서 열린 ‘ 2025 K-콘텐츠 플래닛 인 호주’에서 관람객들이 ‘쿠키런:오븐브레이크’를 체험하고 있는 모습.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
조직도 가볍게 바꾼다. 필수 직무를 제외한 신규 채용을 일시 중단하고 내부 인력 전환배치를 추진한다. 전사 대상 희망퇴직 프로그램도 실시한다. 회사는 AI 등 신기술을 업무 전반에 도입해 핵심 인재 중심의 고효율 조직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데브시스터즈는 “이번 경영 쇄신을 통해 회사의 근간인 게임 개발과 운영 방식을 효율화하고 조직과 구성원의 역량을 극대화하는 구조적 전환을 이루겠다”며 “재무적 안정성을 확보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확립해 나갈 계획”이라고 공언했다. 아울러 하반기 방치형 RPG ‘쿠키런: 크럼블’을 글로벌 시장에 출시하고 트레이딩 카드 게임과 캐릭터 상품 사업도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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