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6·3 이후가 더 걱정인 이 대통령
2026.05.11 18:06
與 전당대회…'명·청 전쟁' 재연 불가피
'조작기소 특검' 당내 수위조절도 난제
6·3 지방선거는 전국 동시 선거라는 점에서 대한민국 구성원이라면 누구에게나 영향을 미친다.
개별 후보들에겐 자신의 ‘당락’이 생존과 직결된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입장에서도 ‘15 대 1’이냐 ‘13대 3’이냐에 따라 엄청난 후폭풍이 있을 것이다.(여기서 3이 어느 지역인지는 대충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경북을 상수로 놓고 서울·부산·대구 등을 변수로 보면 될 듯하다)
문제는 대한민국 국정 전체를 큰 그림으로 놓고 보는 이재명 대통령이다.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잠시 좋고 나쁠 순 있지만 근본적인 고민이 시작될 것이기 때문이다.
여당이 바라는 최선의 지방선거 결과가 나왔다고 가정해보자. 그렇게 공 들였던 영남, 그것도 TK(대구·경북)까지 차지한다면 일단 이 대통령의 취임 1년 간 국정 운영이 긍정적으로 평가받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그 직후 벌어질 더불어민주당의 8월 전당대회는 선거승리의 공과를 어떻게 나눠먹는가에 대한 치열한 권력투쟁의 장이 될 것이다. 과거 여당의 역사를 되돌아봤을 때 최고권력자인 대통령으로서도 통제가 힘든 각축장이 펼쳐진다.
‘명-청(이재명-정청래) 대전’이라는 말을 처음 들은 것은 이 대통령이 취임한 지 반 년도 지나지 않았을 때였다. 우스개소리로 넘어가려는 필자의 귀를 붙들어둔 것은 한 여당 의원과의 사담이었다. ‘친명’으로 분류되는 수도권 의원이었다.
그는 친문(친문재인) 출신 정청래계 모 의원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최소 3번은 우리를 죽이려 했다’고 분을 감추지 않았다. 2022년 대선후보 경선에서 불거진 대장동 문제, 이 대통령의 대표 시절 국회에서의 체포동의안 가결, ‘비명횡사-친명횡재’ 공천 때의 앙금 등이 그것이었다.
최근에도 양측의 갈등은 표면화됐다. ‘조국혁신당 합당 밀약설’과 ‘공소 취소 거래설’은 명청 대전의 큰 흐름에서 발발한 국지전이었다.
정청래 대표는 8월 전대에서 다시 대표 자리를 노릴 것이다. 지방선거에서 여당이 서울만 패하지 않는다면 웬만해선 정 대표의 공을 깎아내리기는 힘들 것이다.
하정우 전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의 부산 북갑 보궐선거 차출은 의미심장한 부분이다. 이 대통령은 AI 수석의 공백으로 국가 미래전략의 큰 틀을 짜는 데 차질이 불가피하다. 하 전 수석을 대체할 만한 후임 인선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하 전 수석이 당선되면 여당을 위해 인재를 내줬다는 이 대통령의 희생보다는, 정 대표가 하 수석을 ‘삼고초려’한 과정이 더 크게 부각될 것이라는 말들이 벌써부터 나온다.
정 대표가 전대에서 다시 대표가 되면 양측은 지금보다 강하게 부딪힐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이 대통령이 갖고 있던 국정의 구심력을 여당 대표의 강력한 원심력이 나눠 갖는 형국이 될 수밖에 없다. 전대의 영향력은 다음 선거인 2028년 총선으로 이어진다. 친명이든 친청이든 자신의 공천 문제를 생각하면 물러설 수 없는 싸움이 될 것이다.
민주당이 전광석화처럼 밀어붙이던 ‘조작기소 특검’을 이 대통령이 일단 멈춰 세웠다. 선거에 역풍이 만만치 않다고 본 것이다. 여당이 추진했지만 ‘공소 취소’가 가능하다는 조항 때문에 여론의 비판은 이 대통령이 뒤집어쓸 가능성이 높은 이슈였다.
그렇다면 지방선거가 끝나면 여당은 특검법안을 재추진할까. 특검법 처리는 중도층의 민심 이반을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 정 대표가 굳이 무리수를 두면서 총대를 멜지 두고봐야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내에서는 특검의 ‘공소 취소’ 권한 삭제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일부 의원들은 “국정 과제에 집중해 그 성과로 국민들의 평가를 받으면 된다”, “성공한 대통령이 되면 사법 리스크에서 벗어날 수 있다”며 괜한 정치적 부담을 뒤집어쓸 필요가 없다는 주장을 펼친다.
하지만 친명 쪽에서는 ‘순진한 발상’이라고 깎아내린다. 여당이 정권을 재창출하더라도 수많은 전직 대통령들이 자신의 후계자로부터 냉정한 비판(심할 경우엔 사법처리)을 받은 전례가 있다. 야당으로 정권교체라도 되면 말 할 것도 없다.
정 대표는 조작 기소 특검이 과연 자신의 전대 득표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계산기를 두드릴 것이다. 최고권력자인 이 대통령이 지방선거 이후에 있을 여당의 전대와 조작기소 특검을 어떻게 다룰지가 벌써부터 흥미로워진다.
박석호 정치부 선임기자 psh21@busan.com
저작권 보호를 위해 본문의 일부만 표시됩니다.
원문 보기 →댓글 (0)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선거 운동의 다른 소식
모든 소식을 불러왔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