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 11도에 경량패딩 출근... 이게 승무원들 선택이라고요?
2026.01.15 12:36
| ▲ 항공사 승무원들은 경량패딩으로 추위를 견디고 있다. |
| ⓒ 권수정 |
"영하 11도의 강추위, 승무원은 왜 얇은 패딩 하나로 떨고 있어야 합니까?"
영하 11도의 강추위 속에서도 얇은 경량 패딩과 유니폼 구두 차림으로 공항을 오가는 승무원들의 모습을 마주하게 된다. 화려한 유니폼 뒤에 가려진 이 풍경에 대해 권수정 아시아나항공 노동조합 위원장은 14일 소셜미디어(SNS)에 "개인의 선택이 아니라 갈아입을 권리를 빼앗긴 결과"라고 비판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절차가 진행되는 가운데, 승무원들이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개인 물품을 보관할 수 있는 공간이 제대로 제공되지 않으면서 현장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이 문제를 공개적으로 제기한 아시아나항공 노조 권수정 위원장을 14일 전화로 연결해, 현장 상황과 문제 본질을 들었다.
권 위원장은 "많은 사람들이 '왜 그렇게 얇게 입고 다니느냐'고 묻지만, 그건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회사에서는 유니폼을 입고 출근하는 게 '자율'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겨울 외투나 방한 부츠는 기내 반입이 어렵습니다. 가방 크기가 제한돼 있기 때문이죠. 결국 가방에 넣을 수 있는 얇은 옷 말고는 선택지가 없습니다. 이건 자율이 아니라 사실상 구조적 강요인 셈이죠."
"일할 수 있는 최소한의 권리가 다시 무너지고 있다"
문제의 핵심은 승무원들이 유니폼을 갈아입을 수 있는 환복 공간과 개인 물품 보관함이 제공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권 위원장은 이를 "노동 현장에서 상상하기 힘든 일"이라고 표현했다.
"간호사가 간호복을 입고 집에서 출근합니까? 소방관이 방화복을 입고 지하철을 타고 출근하나요? 어느 현장이든 작업복으로 갈아입을 공간과 사물함 제공은 사업주의 기본 중의 기본입니다. 그런데 승무원만 예외가 되고 있어요."
실제 현장에서는 공항 화장실에서 유니폼을 갈아입는 상황까지 벌어졌다고 한다. 문제 제기 이후 회사는 다른 직원들과 함께 사용하는 협소한 공간을 마련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 노조의 설명이다.
권 위원장은 이번 상황이 과거 승무원 복장 투쟁을 떠올리게 한다고 말했다. 2014년 아시아나항공에서는 '보기 좋다'는 이유로 치마 유니폼이 강제됐고, 노조의 3년간 투쟁과 국가인권위원회 제소 끝에 바지 유니폼이 허용됐다.
"그때는 일하기에 적합한 복장을 요구했던 싸움이었죠. 지금은 그보다 더 기본적인 문제입니다. 인간답게 일할 수 있는 최소한의 환경, 갈아입을 권리가 2026년에 다시 무너지고 있습니다."
"패션이 아니다... 항공 안전과도 직결된 문제"
권 위원장은 이번 사안을 단순한 복지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항공 안전과 직결된 문제라고 강조했다.
권 위원장은 "갈아입을 공간조차 제공하지 않아 혹한에 노출된 채 업무를 시작하게 만드는 구조가 과연 '안전하고 건강한 작업환경'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추위에 떨며 출근해 이미 체력이 소진된 상태에서 비행에 투입되는 승무원이, 비상 상황에서 승객의 안전을 온전히 책임질 수 있을까요? 승무원의 건강권은 곧 항공 안전 문제입니다."
아시아나항공 노동조합은 ▲승무원 전용 환복 공간과 개인 물품 보관함 즉각적인 마련 ▲공항공사의 공항 내 노동자 기본권·건강권 보호책임 이행 ▲비용 절감을 이유로 한 노동조건 후퇴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권 위원장은 인터뷰를 마치며 이렇게 말했다.
"추운 날 얇은 옷을 입고 출근하는 승무원을 보신다면, 그건 개인의 선택도, 패션도 아닙니다. 노동자가 최소한의 안전과 존엄을 보장받지 못하는 현실의 결과입니다. 항공 안전을 말한다면, 승무원의 안전부터 지켜야 합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양성윤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와 브런치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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